블랙 페이스(Black Face) 졸업사진, 인종차별 갑론을박
블랙 페이스(Black Face) 졸업사진, 인종차별 갑론을박
  • 김도윤 수습기자
  • 승인 2020.09.01 12:04
  • 호수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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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인종차별 교육 부실하다는 지적 일어

  지난달 6일(목)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개인 SNS에 의정부고등학교(이하 의정부고)의 한 졸업사진을 게시하며 사진 속 한 행위를 지적했다. 그가 지적한 부분은 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밈(meme)’으로,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하기 위해 학생들이 얼굴을 검게 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관짝소년단은 관을 들고 장례식에서 춤을 추는 가나의 장례 문화 중 하나로 코핀댄스(coffin dance)를 추는 사람들의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이들에게 붙은 별칭이다.

  샘 오취리는 관짝소년단을 따라하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한 의정부고 학생들의 행위가 ‘블랙 페이스(Black Face)’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블랙 페이스란 흑인이 아닌 사람이 흑인을 흉내 내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하거나 두꺼운 입술을 강조해 표현하는 행위로 1830년대부터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서 유행했다. 그러나 이는 1960년대에 흑인 민권운동이 일어나며 한 인종을 코미디 요소로써 사용했다는 점에서 인종차별적 행위로서 규정됐다. 이러한 배경에 있어 해당 행위는 현재까지도 공연에서 분장을 위해 얼굴을 검게 표현하는 것조차 금기시할 정도로 인종차별 행위로 여겨져 왔다. 블랙 페이스와 유사한 표현으로 아시아인들의 황색 피부를 흉내 내는 △옐로우 페이스 중동인, 남미인 등의 갈색 피부를 나타내는 △브라운 페이스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적색 피부를 나타내는 △레드 페이스가 있다.

  그러나 샘 오취리의 글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과민반응이라며 반발에 나섰다. 그들은 학생들이 인종차별의 의도를 가지지 않았다는 점과 막상 ‘관짝소년단’의 당사자들이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러한 근거들을 토대로 누리꾼들은 의정부고 학생들의 블랙 페이스 행위가 인종차별적 행위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샘 오취리는 게시글을 올린 다음날 7일(금), 해당 게시글을 삭제하고 SNS를 통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다른 한편에서는 우리나라가 이러한 인종차별 행위에 무감각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국내에서 블랙 페이스로 인해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번 의정부고 사례뿐만이 아니다. 2017년 3월에는 걸그룹 ‘마마무’가 브루노 마스를 패러디하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한 영상을 콘서트에서 공개해 해외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또한, 같은 해 4월에는 개그맨 홍현희 씨가 예능 프로그램 ‘웃찾사’에서 흑인 원주민 분장을 해 시청자들로부터 지적을 받고 본인을 비롯한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사과를 했다. 이외에도 개그맨 박나래 씨가 한 게임 광고에서 흑인 분장을 하고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던 것이 블랙 페이스로 비판을 받아 게임사에서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 해외의 경우 블랙페이스 행위는 강하게 규탄받고 있다. 해외 유명 패션브랜드 ‘구찌’에서 출시한 뚫린 입 주위로 입술을 표현한 듯한 스웨터가 블랙 페이스를 연상시킨다며 소비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지난해 2월, 판매를 중단했다. 또한 2017년 12월에는 한 프랑스 출신 축구선수가 흑인 농구선수를 코스프레함에 있어 얼굴을 검게 칠하자 이 또한 거센 비판을 받았고 결국 해당 선수는 SNS를 통해 이에 대해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국내에 블랙 페이스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의 인종차별에 대해 미흡한 공교육 과정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제 지난달 10일(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종차별에 대한 교육을 공교육 과정에서 더 자세히 다뤄주셨으면 합니다’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인종차별 교육의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청원자는 “학생들이 본인들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판단한다”며 “선생님이던 동료 학생이던 미리 저런 행동이 옳지 못한 것이라고 가르쳐주고 이끌어줘야 했다”고 나타냈다. 샘 오취리 또한 삭제된 SNS 글에서 “한국에선 다른 문화를 조롱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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