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월) 진행된 본교 법인 3차 이사회 회의에서 제15대 총장선임 절차에 대해 본교 이사장과 총장에게 권한이 위임됐다. 이에 따라 이사장과 총장이 가까운 시일 내에 최종(안)을 확정 지을테지만, 이후 남은 절차가 잘 진행될 수 있을지, 나아가 앞으로 숭실의 비전을 교내 4주체가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지난 2월, 총장 선임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 지 반년이 흘렀다. 사실상 진전된 것은 없으나 숭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총장은 학교법인 또는 사립학교 경영자에게 임용 권한이 있으나 본교는 학교 구성원의 뜻을 반영해 민주적인 총장선임 절차 마련을 위해 각 주체가 합의해 구성하는 방법을 택해왔다. 그러나 지속적인 논의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결국 교내 4주체 외의 2인이 최종 조율에 나선 점이 매우 아쉽다. 모든 단위가 원만하게 합의되지 않은 채 치뤄지는 결정 또는 선거는 아무리 좋은 (안)이어도 소용이 없다. 결국 다음 단계, 그 다음 절차에서 분명 이견이 발생할 것이다.  

  총장 선임을 위한 논의에 참여한 각 단위 대표자에게 물었다. 총장 선거를 어떤 방식으로 했으면 좋겠느냐고. 모두가 같은 대답이었다. 숭실의 발전을 위해 좋은 총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방법은 쉽다. 원만하게 합의하고 각 단위의 의견이 고르게 반영된 선출안을 만들면 그만이다. 그러나 문제는 각 주체 간의 불신이 더해져 숭실의 비전은 뒷전이 됐다. 총장 선거 절차에서 구성인원 비율, 후보 검증 절차 등 본인이 속한 단위의 결정권이 유리하게 반영되기만을 바란다. 어느 누구랄 것 없이. 애초에 서로를 불신하는데 숭실의 발전을 이룰 수가 있겠는가.  

  제15대 총장 선거가 늦어지고 있다. 각 주체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조금씩 생각이 다르더라도 논의를 통해 좋은 방향으로 총장 선거 방식을 마련하고자 지금껏 노력해왔음을 잘 안다. 그러나 현재는 그 방향마저 잃어가고 있는 듯하다. 지금 시점에서 현 총장 임기 종료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해 볼 때 총장 선출 과정 절차마저도 제대로 이행될 시간이 턱 없이 부족하다. 충분한 절차와 시간을 갖지 못한 채 총장 선거가 진행되면, 결국 여기서 비롯된 여러 문제가 오롯이 숭실대 구성원들에게 돌아간다. 숭실을 위한다면 서로에 대한 불신을 거두고 숭실의 비전만을 생각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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