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타임즈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 THE)이 최근 세계대학순위를 발표하였는데 본교는 지난해에 처음으로 순위에 이름을 올린 이래 연속 순위에 올랐다. 국내 대학들이 국내외의 각종 대학평가에 신경을 쓰는 것은 학교의 순위가 학교의 위상과 직결된다는 동문들 및 세인의 관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대학평가라는 것이 항목을 어떻게 정하는가에 따라 순위의 변동 폭이 큰 점을 감안하면 절대적인 평가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어떤 면을 더 보완하고 개선해야 하는지를 참고하는 자료 정도로만 여기면 될 뿐이다. 평가항목이라는 것이 공정성과 객관성 시비를 피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정량지수에 상당히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보니 재학생들이 느끼는 교과과정, 학생자치활동, 만족도 등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없다는 태생적 한계점을 갖기 때문이다.

  대학평가들의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부작용도 많다는 것인데, 일례로 추후에 순위개선방안 등에 대한 컨설팅 등에 대학들이 참여하도록 하여 외부기관의 수익창출 기반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 분야에 대한 평가 역시 정량적인 수치로 밖에 평가할 수 없고 ‘논문 피인용지수’ 항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는 있지만 이를 너무 중시하다보면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을 간과하거나 무시할 위험성도 있다. 또한 피인용지수가 활용되는 분야와 그리 중요치 않은 학문분야가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평가기관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학평가에서 순위에 들거나 순위가 오르면 물론 기분은 좋겠지만 그것이 과연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는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다. 대학은 교육과 연구라는 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학생들은 어떤 내용의 강의를 어떤 수준으로 제공해 주는 지에 훨씬 더 민감하다. 훌륭한 연구자 밑에서 강의를 듣는다는 자부심도 무시할 수 없지만 사회에 진출했을 때 자신을 지켜줄 무기가 바로 어떤 교육을 받았는가에 달려있다는 것을 학생들은 잘 알고 있다. 교수의 연구업적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4년 간 학교에 다니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를 체감할 수 있는 것은 교육의 질이다. 교육의 질은 그 대학의 수준이다. 아무리 정량지표가 좋아 대학평가에서 높은 순위를 받는다 해도 학생들에 대한 양질의 교육이 제공되지 못한다면 그 대학은 스스로를 기망하는 것이다. 평가결과에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대학을 지탱하고 유지해주는 학생들을 잘 교육시키는 자료로 활용하면 그로써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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