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기를 작성하고, 평가 기준을 예측했다. 그다음 단계는 연대기에 작성한 나의 경험과 평가 기준(역량)을 매칭하고, 매칭한 경험에 맞게 역량을 재정의하고, 항목별로 경험과 역량을 배치하여 자기소개서 전체 레이아웃을 잡아야 한다.

  역량 매칭과 역량 재정의
  역량 매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의 경험을 다양한 역량과 매칭 시켜야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레이아웃에서 설명하겠다. 예를 들어, A라는 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했고,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자기소개서에 쓸 만한 구체적인 경험을 세 가지 정도 했다고 치자. 첫 번째는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현장 상황에서 발생한 돌발 상황을 극복해냈던 경험이다. 이 경험을 팀워크로 매칭시킬 수도 있고, 위기극복 능력이나 문제해결 능력으로 매칭 시킬 수도 있다. 만약에 그 돌발 상황에서 고객의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해 고객과 적절하게 소통했던 내용을 서술한다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여기서 내 경험을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해석했다면, 이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역량에 대해 재정의해야 한다. 학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주로 어떻게 서술하느냐면, 본인의 경험을 구구절절 서술한 다음에 “이러한 경험은 제가 가진 특유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덕분입니다”라는 식으로 작성한다. 단언컨대 자기소개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마법 같은 단어이다. 특유의 소통능력, 특유의 리더십, 특유의 추진능력... 뭔가 저 단어 하나로 글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문맥에 따 라 사용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되도록 이 같은 표현은 지양하는 것이 더 좋다. 누군가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을, 다른 누군가는 공감하는 능력을, 또 다른 누군가는 명확한 업무지시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재정의가 필요하다. 재정의를 위해서 해당 역량이 실제 업무에서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 그리고 재정의한 내용을 나의 경험을 통해 뒷받침할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서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있음을 적었다. 왜 적었는가? 내가 생각하기에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쓴 것이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실제 업무에서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 재정의해야 한다. 만약에 고객과 직접 대면해야 하는 영업부서나 CS부서에 지원한다면, “정확한 의사전달을 통해 고객 불만족의 최소화와 재구매를 이끌어내겠습니다” 와 같은 내용으로 재정의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내용으로 쓰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제 경험이 필요하다. 이렇게 경험과 역량을 매칭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레이아웃
  레이아웃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하나의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우리의 집중력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집중력과 정신력이 소진되기 전에 해야 하는 작업이 바로 레이아웃 작업이다. 레이아웃 작업은 매칭한 경험과 역량을 어떤 항목에서 쓸 것인지 미리 배치하는 것이다. 이는 세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경험과 역량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구조적 역량 평가에 유리하게 글을 설계할 수 있다. 둘째, 전체 체계를 잡고 글을 작성하다 보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글의 품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이와 달리 남들처럼 체계 없이 1번 항목부터 쭉 써내려 가다 보면 집중력의 한계로 용두사미 같은 글이 되기 십상이다. 마지막으로 경험의 효율적 활용이다. 이것이 역량매칭과 레이아웃의 가장 큰 목적이다. 예를 들어, A와 B라는 경험이 있다고 했을 때, A경험은 리더십과 문제해결 능력에 매칭되고 B경험은 리더십과 팀워크에 연결된다고 치자. 1번 항목에서 리더십 역량을 표현하기 위해서 A경험을 활용했다. 그런데 4번 항목에서 문제해결 능력에 대해 묻고 있다. 리더십은 B경험으로도 쓸 수 있지만, 문제해결 능력은 A경험 밖에 없다. 1번 항목을 그대로 4번으로 옮길 것인가? 당연히 표현하고자 하는 역량이 다르니 처음부터 다시 작성해야 한다. 가능할까? 컴퓨터가 다운돼서 과제를 처음부터 다시 작성해봤던 학생이라면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것이다. 여기까지가 자기소개서 작성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글솜씨가 아닌, 분석과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니 꾸준히 정리해나가길 부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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