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이엘블레이크' 켄 로치 감독
'나,다이엘블레이크' 켄 로치 감독

  칸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받은 켄 로치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영국 복지 제도의 모순을 비판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주인공 다니엘 블레이크(데이브 존스)를 통해 약자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복지 정책이 소외계층의 고통을 심화시키는 부조리를 현실적인 메시지로 전달하고 있다. 목수였던 다니엘은 심장병을 진단받게 되어 의사로부터 휴직을 권유 받는다. 실업 급여를 받아야만 하는 다니엘은 방문한 관공서에서 복지 제도가 주는 부조리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그 예로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다니엘에게 인터넷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요청한다. 우여곡절 끝에 다니엘은 작업장에 가서 구직활동을 해보지만 휴식이 필요한 상태였기에 구직이 되어도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목수의 일을 하다가 노동능력을 상실한 그는 모순 덩어리인 서류상의 양식 때문에 질병수당과 실업수당 그 어떤 복지혜택도 누릴 수 없게 된다. 다시 방문한 관공서에서 다니엘이 만난 싱글맘 케이티(헤일리 스콰이어) 역시 공무원과 말다툼을 하며 등장하는데, 사회적 약자이지만 시스템에서 철저히 소외되는 인물 중 하나다. 의지할 곳 없는 두 인물은 부조리한 시스템으로 가득한 법 앞에서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이웃이 된다. 켄로치 감독은 다소 무겁게 전개될 수 있는 영화를 드라마와 유머를 통해 사실적이지만 불편하지 않게 풀어내고 있다. 다니엘 블레이크의 외침은 아주 작아 사회를 뒤흔들만한 힘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감독은 그럼에도 끊임없이 희망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보여 주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문명화가 되며 기계와 시스템이 사회를 지배할 수 있지만 여전히 현대 사회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동시에 시스템으로는 발견해내기 힘든, 인간의 영역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평범한 소시민들이 목소리가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 결국 사회다. 시스템으로 풀어낼 수 없는 숙제를 풀어낼 수 있는 해답이 바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현실적인 메시지로 전달해 내기에 의미 있는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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