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술』에리히 프롬 저
사랑의 기술』에리히 프롬 저

  사랑은 삶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하지만, 아무도 사랑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건 아무도 사랑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랑은 너무나 가혹하다. 우리는 언제나 사랑을 갈구하지만, 사랑은 경험한 사람만 어렴풋이 알게 된다. 사랑받은 경험이 없는 사람은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수 없다. 어느 순간 사랑이 찾아와도 그것을 찾으려 할수록 사랑은 더욱 멀어지고 흐려진다. 사랑할 때에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살아있음을 느끼지만, 사랑이 사라질 때는 고통만 남긴다. 그리고 떠나간 사랑을 떠올리며 어렴풋이 남은 사랑의 흔적을 쥔 채 살아간다.

  애인과의 사랑은 가장 알 수 없고 신비롭다. 전혀 연관이 없던 각자가 서로의 이유가 돼 특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가치 있다. 그러나 사랑은 너무나 어렵고 아무도 그 방법조차 알지 못한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할 뿐.

  그런데 어느새 우리는 사랑하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사랑을 갈구하다 점점 그 순수함은 사라지고 성취와 자랑의 대상으로 변한다. 사랑이 애인과 나누는 소중한 감정이 아닌 경쟁력이자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수단이 돼버렸다. 사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사랑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지고, 이런 감정은 타인에게 전염돼 세상에서 순수한 사랑의 경험을 하기 더욱 힘든 악순환이 만들어진다. 각종 대중매체에서는 계속해서 사랑을 말하며 사람들에게 인스턴트 감정을 먹이고, 한편으로는 사랑을 대체할 만한 자극제를 제공하면서 사랑을 경험하는 감각을 멀게 만든다. 더 이상 애인과의 관계만으로는 사랑을 말하기도 더욱 힘들게 되었다.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보고 사랑이라 말하고 있는 걸까.

  세상에는 사랑을 방해하는 요소가 너무 많다. 하지만 그럴수록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사랑은 더욱 소중해지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든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계속해서 사랑을 찾아 헤매게 된다. 모두 가슴 속에 각자의 사랑을 품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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