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는 목적이 분명한 글이다. 나라는 사람이 우리 회사와 그 지원한 직무에 적합한 사람인지 평가받기 위해 작성하는 글이다. 그래서 평가에 용이하도록 글을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문예실력이 뛰어난 것과 크게 연관되지 않는다. 일정 수준 이상의 교양을 갖추고 있다면 누구나 작성할 수 있는 글이다. 없는 역량을 소설처럼 지어내서 작성해서는 안 되겠지만, 최소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표현하지 못해서 고배를 마시는 안타까운 일은 후배님들께 없길 바란다. 지난주까지 자기소개서 작성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준비와 평가 기준을 중심으로 알아봤다면, 오늘부터는 구체적인 항목들에 대한 작성법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자기소개서 기본 항목

  ‘성장배경-성격의 장‧단점-지원동기-입사 후 포부’의 네 항목이 자기소개서의 가장 전통적인 기본 항목이다. 최근에 다양해진 항목들은 이 네 항목의 변형된 형태라고 이해하면 편하다. 성장배경은 가치관이나 감명 깊게 읽은 책을 묻는 항목들로 변형되었고, 성격의 장‧단점은 직무역량이나 문제해결능력을 묻는 항목으로 변형되었다. 지원동기와 입사 후 포부를 묻는 항목은 회사나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 질문들로 변형되기도 한다. 따라서 위의 네 가지 기본 항목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좋은 평가를 받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수 있다.

  우선 항목 간의 논리적 인과관계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나는 이러한 가치관을 가지며 성장했다(성장배경). 이렇게 성장하다 보니 성격상의 강점과 역량들이 있다(성격의 장‧단점). 이를 바탕으로 어떤 직무에서 일하고자 하는데(직무 지원동기), 지금 지원한 이 회사가 이러한 이유에서 가장 적합한 회사이다(회사 지원동기). 나를 선발한다면, 입사 후에 이렇게 성장할 것이다(입사 후 포부).”라고 쓰는 것이 항목 간의 논리적 연결이다. 보통은 자연스럽게 연결성을 갖춘 글을 쓰게 되지만, 자기소개서 작성 경험이 많아지고 기존에 썼던 내용을 짜깁기하기 시작하면서 항목 간의 논리적 연결성이 사라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글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워진다.

  성장배경

  성장배경은 일반적으로는 시간순으로 과거 경험 중에 기억할만한 경험을 작성하거나,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부터는 생각을 바꿔보자. 성장배경은 가치관을 묻는 항목이다. ①나는 어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인지 고민하고, ②내가 가진 가치관이 지원하는 기업의 비전 또는 인재상과 얼마나 적합한지에 대해 판단하고, ③이러한 가치관을 갖게 된 경험을 근거로 제시하거나, 또는 이러한 가치관을 실현했었던 과거 경험을 근거로 제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아직까지도 ‘몇 남매의 몇째로 태어나, 엄하시지만 때로는 자상한 부모님과 함께 정직하라는 가훈을 바탕으로...’와 같은 틀에 박힌 성장배경을 적어오는 학생들이 있다. 절대 금물이다. 과거에는 형제자매가 많았고, 집에서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부모님의 직업이나 가족관계가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문제였다. 예를 들어, 가족관계에서 나의 역할이 7남매의 맏이라면 얼마나 리더십이 있겠는가? 하지만 이제는 매우 다양한 활동들로 나의 사회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옛날처럼 틀에 박힌 글로는 나를 표현하기 어렵다. 물론 나라는 사람의 가치관을 표현하는데 부모님과 가족의 이야기가 매우 중요하다면 작성해도 좋다. 예전에 만났던 중학생 때부터 부모님을 도와 가구 제작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던 학생이나 요즘 보기 드문 5남매의 맏이였던 학생 같은 경우는 가족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성장배경을 쓰다 보면 얼마나 과거의 이야기를 써야 하느냐를 놓고 많이 고민하게 된다. 그럴 필요 없다. 최근의 이야기라도 상관없다. 나의 가치관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경험을 쓰면 된다. 다만 조심할 부분은 최근의 경험으로 작성할 경우에는 가치관을 갖게 된 계기가 아니라, 가치관을 실현했던 경험을 적어줘야 한다. 그래야 다른 항목과의 시간적‧논리적 인과관계를 훼손하지 않을 수 있다.

  최근에는 자기소개서에서 존경하는 위인이나 감명 깊게 읽은 책을 묻기도 한다. 이런 항목들은 기본적으로 가치관을 묻는 성장배경의 변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런 항목을 마주했다면, 어떤 위인과 어떤 책을 쓰는 것이 눈에 띌까를 고민하기에 앞서서 나의 가치관을 잘 반영하고 있는 위인이나 책을 고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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