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백상예술대상에서 축하 공연으로 아역배우들이 나와서 이적의 ‘당연한 것들’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았다. 보면서 가사의 첫 소절을 듣자마자 공감이 너무 갔고 나중에는 순수한 아이들의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서인지 눈물까지 날 뻔했다. 내가 첫 소절부터 공감 갔던 가사는 다음과 같다.

그때는 알지 못했죠
우리가 무얼 누리는지
거릴 걷고
친굴 만나고
손을 잡고
껴안아 주던 것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것들

 사실 이 노래를 듣기 전에는 코로나로 인해서 집에만 있는 생활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다. 아니, 자각하지 못했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코로나 이전의 나의 삶은 친구들과 거의 매일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한 달에 한 번씩은 영화나 공연을 보고, 가족과 여가 생활을 즐기는 등 주변 사람들과 시간을 보냈다. 이러한 일들이 나에게는 당연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친구들과의 모임을 자제하고 여가 생활은 아예 할 수 없고, 어쩔 수 없는 모임을 가져도 마스크가 당연시되는 일상이 되었다. 이제는 당연하지 않았던 일상이 당연한 일상으로 뒤바뀌었다. 나는 이런 일상이 뒤바뀐 지 모른 채로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았다.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코로나 이전의 나의 삶들이 떠오르면서 이 뒤바뀐 일상을 알아챘다. 나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그냥 흘러가는 대로 지난 몇 개월을 살아갔을지도 모른다.

 이 뒤바뀐 일상을 알아차린 이후부터 당연했던 삶이 더욱 그리웠다. 그리고 언제쯤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당연하게 할까라는 생각이 매일매일 들었다. 또, 코로나가 터지지 않았다면, 이렇게 심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는 질문도 머릿속에 끊임없이 떠올랐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이 답답한 상황에서 나는 코로나 그 이전의 삶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많은 생각 끝에 깨달은 결론은 당연한 것들의 소중함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코로나 그 이전의 삶을 많이 생각해 왔을 것이고 그들도 깨달았을 것이다. 그 이전에 내가 누렸던 모든 것들이 소중했다고, 매일같이 있는 나의 일상이지만 어느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것은 없었다고 말이다.

 나에게는 친구들과 함께한 일상, 가족들과 함께 여가생활을 즐긴 것이 당연했던 것들이었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이 당연했던 일상과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그래서 그 이전의 일상들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했던 것들인지 깨닫기를 희망한다.

 우리가 모두 우리에게 당연했던 것들을 누릴 수 있는 그 날까지 이 노래의 가사처럼 힘껏 웃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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