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잠은 건강과 직결된다는 논문과 기사가 매일같이 쏟아져 나옵니다. 잠을 잔다는 것은 모든 동물에게 필연적인 자가 치료(自家治療) 행위입니다. 잠만큼 오랜 기간에 걸쳐 검증된 민간요법도 없죠. 잠은 하루 일과에서 쌓인 피로를 해소하고, 뇌에 저장된 정보들을 정리하며, 뇌에 쌓인 독소를 제거하고 정화하는 작용을 합니다. 면역력을 증강하고, 세포를 성장시키기도 합니다. 잠의 중요성은 나열하자면 끝도 없지만, 어차피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잠을 등한시합니다. 한국인의 수면시간은 적고, 노동시간은 많다는 사실은 이제 당연한 상식이 되었습니다. 굳이 OECD 통계를 찾아보지 않아도 될 지경입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것은 성실하다고 여기고, 잠이 많은 것은 게으름, 나태함이라 여기며 죄악시합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누구보다 지쳐있는 그대에게 “지금 잠이 오냐?”는 매서운 말을 건넵니다.

  여러분은 하루에 몇 시간을 주무시나요? 전 세계 수면학회에서 발표하는 성인의 권장 수면시간은 대체로 8시간 내외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인별로 타고난 적정 수면시간이 다르다는 것이 정설로 굳혀지고 있습니다. 4시간 이상 자는 것은 사치라고 말했던 에디슨도, 하루를 10시간 넘게 자면서 보냈던 아인슈타인도 각자에게 적합한 수면시간을 지켰던 것이라 볼 수 있겠죠. 그래서 최근에는 개인의 수면시간을 권장 수면시간과 저울질하기보다는, 수면에 대한 만족도를 더 중요한 지표로 여깁니다.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잠을 설치거나, 잠을 잤는데도 온종일 졸리고 피곤했던 경험이 있으실 것입니다. 이처럼 건강한 잠을 자지 못하거나, 충분히 잤음에도 낮 동안 각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를 수면장애라고 합니다. 수면장애는 5명 중 1명꼴로 겪을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그러나 많은 대학생은 원룸이나 기숙사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자신이 수면장애를 겪더라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환자 본인은 수면 중에 일어나는 일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수면장애는 증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함께 생활하는 사람에게서 정보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우리에게는 스마트폰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밤, 자기 전에 핸드폰으로 당신의 수면을 녹음해보시면 잠꼬대, 코골이, 발길질과 같은 다양한 소리를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수면장애가 의심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전문의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시길 바랍니다. 수면의 질이 바뀌면, 삶의 질이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럼 여러분, 오늘만큼은 푹 주무시고 좋은 꿈 꾸세요.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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