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멜로디' 스리람 라그하반 감독
                                 '블라인드 멜로디' 스리람 라그하반 감독

  아카쉬(아유쉬만 커라나)는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이다. 그는 사실 볼 수 있지만 볼 수 없는 척 살아가고 있다. 모든 소리가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시각장애인 행세를 시작한 일에도 명분을 둔다. 그 시작은 매 순간 음악에 집중하겠다는 마음가짐이었지만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로서 누릴 수 있는 것이 많아지자 그는 거짓말을 멈추지 못한다. 그러던 중 아카쉬는 스쿠터 접촉사고로 인해 소피(라디카 압테 분)를 만나게 된다. 이 우연한 만남을 시작으로 그는 라이브 레스토랑에서 피아니스트로 고용된다. 피아니스트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점차 소피에 대한 마음이 커지기 시작한다. 시각장애인 행세를 할 수 있게 해주는 특수렌즈를 낀 채 소피와 마주하던 그는 결국 소피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자신이 가진 비밀을 여전히 소피에게 숨긴 채다. 영화의 초반은 아카쉬의 평범한 일상과 러브스토리로 비칠 수 있지만 아카쉬가 시력을 잃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영화의 진가가 발휘된다. 아카쉬는 가짜 시각 장애인으 로 살아가다가 우연한 계기로 살해 현장을 목격한다. 이 과정에서 아카쉬가 가짜 시각장애인 행세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는 시력을 잃는 부상과 함께 쫓기는 신세가 된다. 이 영화의 특징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내용 전개에 있다. 단, 범인을 추적하는 형태가 아닌 앞으로의 전개에 집중하며 스릴러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또한 영화는 철저히 우연적 요소에 의해 진행된다. 위기의 상황에서도 임기응변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아카쉬의 모습은 예측할 수 없기에 긴장감을 유발한다. 살인부터 장기밀매까지 다소 무거운 소재가 영화의 전반에 있지만 발리우드 특유의 감성 역시 잘 살리고 있다. 스리람 라그하반 감독은 스릴러의 틀 안에 블랙 코미디와 로맨스 요소를 촘촘히 설정하여 긴장감 있지만 웃음을 유발하는 순간을 한 편의 멜로디처럼 완성해 낸다. 스릴러 영화에서 잘 만나보기 힘든 재즈와 클래식 연주곡, 주인공 아유쉬만 커라나가 연주하는 피아노 선율도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이기에, 주의 깊게 살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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