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환경 시대, 지구를 지키자
필환경 시대, 지구를 지키자
  • 김정연 기자
  • 승인 2020.11.10 14:25
  • 호수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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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택배, 배달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쓰레기 배출량 증가 또한 문제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필(必)환경’ 개념이 등장했다. 본지에서는 실제로 일상 속에서 △음식 포장 시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친환경 대체품 사용하기 △버리지 말고 기증하기 등을 통해 필환경을 실천해보았다.

 

 늘어나는 쓰레기와 떠오르는 필환경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쓰레기 처리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포장과 배달이 늘면서 포장재나 플라스틱 용기 등의 폐기물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월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온라인쇼핑동향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4조 7,208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약 30.7% 증가했다. 이 중 음·식료품 상품군과 음식서비스 상품군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9,465억 원과 7,740억 원이 증가했다. 이처럼 온라인 쇼핑 거래가 늘어나면서 플라스틱 등의 쓰레기 발생량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늘어나는 쓰레기 문제의 해결책으로 ‘필(必)환경’ 개념이 떠오르고 있다. 필환경은 서울대학교 소비 트렌드 분석 센터에서 <트렌드 코리아 2019>를 통해, 2019년 주목할 만한 트렌드 중 하나로 처음 소개됐다. 이는 환경을 고려해 절약 소비하면 좋은 것이라는 선택적 요건인 ‘친환경’ 개념을 벗어난다. 환경 문제가 직접적으로 인간의 일상과 생명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인류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이제 환경을 고려한 소비는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용기(勇氣) 내서 ‘용기(容器)’ 내기


 일상 속에서 필환경을 수행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식사할 때 플라스틱 용기 사용하지 않기’다. 필자도 코로나19로 인해 외부에서 음식 섭취를 못하게 되면서 배달 음식을 많이 시키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매일 여러 개의 △일회용 음식 용기 △일회용 수저 △일회용 컵 등의 일회용 폐기물이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용기내’ 챌린지에 동참하면서 일회용 쓰레기를 줄여보기로 했다. 


용기내 챌린지는 음식을 포장하거나 장을 볼 때 일회용 용기나 봉투를 사용하는 것 대신, 본인이 가게에 직접 ‘용기’를 들고 가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한 후 용기에 담아오자는 캠페인이다. 이 챌린지를 위해 식사를 포장할 밀폐용기와 텀블러를 준비했다. 

 챌린지 첫날에 본교 앞 식당에서 돈가스를 포장했다. 음식을 주문하면서 가져간 용기에 음식을 담아줄 것을 요청하자 식당 직원은 “우리도 포장 용기 있어요”라고 말하며 의아하게 바라봤다. ‘음식 포장 시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개인 용기에 담아가려 한다’고 취지를 설명하고 나서야 직원이 용기를 가져갔다. 이후 음식이 담긴 용기를 받으려는데, 직원이 용기를 일회용 봉투에 넣어 전달해줬다. 그 즉시 “죄송한데, 비닐봉지 없이 그냥 들고 갈게요”라고 말하고 당당하게 비닐봉지를 반납했다. 하지만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회용 플라스틱 통이 음식과 함께 준비돼 있었다. 돈가스 소스 통이었다. 허를 찔린 듯한 기분으로 소스가 담긴 일회용 플라스틱 통을 들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첫날 식사는 용기는 냈으나 절반만 성공한 셈이다. 

 

돈가스를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대신 개인용기에 담아 포장한 모습이다.
돈가스를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대신 개인용기에 담아 포장한 모습이다.

 

 두 번째 날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번에는 소스가 필요 없는 덮밥을 포장하려 했지만, 일회용 플라스틱 통에 담긴 밑반찬들을 받아 결국 필요 없다고 다시 돌려주는 일이 발생했다. 일회용 수저도 함께 주려고 해 개인 수저가 있어 괜찮다고 거절하기도 했다. 세 번째 날에도 음식을 포장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 통에 담긴 밑반찬이 함께 주어졌다.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가지고 가지 않겠다고 거절해야 했다. 이처럼 음식 포장에 일회용품 쓰레기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반면 식사를 용기에 포장하는 것에 비해 텀블러로 커피를 테이크 아웃(take-out)하는 것은 간단하다. 커피 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음료를 마실 때 일회용 플라스틱 컵 대신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자는 운동이 진행됐었기 때문인지 크게 눈치 보지 않고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달라고 요청할 수 있었다.
 
 실제로 지난 2018년부터 환경부는 커피 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등의 식품접객업소와 협약을 체결해왔다. 이 협약을 통해 환경부는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면 일정 금액을 할인받을 수 있게 하면서 소비자들의 개인 컵과 텀블러 사용을 유도해왔다. 또한 같은 해 환경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식품접객업소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폐기물 최소화가 필요해지면서 매장 내에서는 다회용 컵만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어길 시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가 업주에게 부과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본지 1227호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규제, 본교 카페 현황은?’ 기사 참조).

 용기내 챌린지를 포함한 이러한 현상들은 필환경을 위한 소비활동 중 하나인 ‘프리사이클링(pre-cycling)’에 해당한다. 프리사이클링은 미리라는 뜻의 ‘프리(Pre)’와 폐기물을 재활용 한다는 ‘Recycling(리사이클)’이 합쳐져 ‘사전 재활용’이라는 뜻을 가진다. 물품을 구매할 때부터 물품의 재활용 가능성을 생각하자는 목적인데, 어떤 상품을 구매할 때부터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일회용품의 사용이나 포장을 거부하자는 것이다. 환경부의 통계에 따르면 물건을 사고 버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포장 쓰레기가 우리나라 생활폐기물 배출량의 32%에 이른다. 하지만 프리사이클링을 통해 물건 구매 전 비닐봉지와 같은 쓰레기가 생기는 것을 애초에 차단할 수 있게 된다. 필자가 체험한 카페에서 일회용 컵 쓰지 않기를 비롯해 비닐이나 종이봉투가 아닌 장바구니 사용하기, 상품 생산 시 포장 최소화하기 등이 프리사이클링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난 2월, 환경부는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관할 지자체장이 시급하다고 판단할 경우 일회용품을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허용지침을 발표했다. 다회용 컵 사용을 통한 코로나19 비말 감염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특별시는 커피전문점을 포함한 식품접객업소에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이러한 규제 완화로 인해 일회용 컵과 빨대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외부 식당에서의 식사가 제한되면서, 음식 배달로 인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일수록 텀블러, 개인 포장 용기 등 개인 용기의 사용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친환경 제품 사용으로 생활 속 쓰레기 줄이기


 필환경을 실천하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은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우선 스테인리스 빨대와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칫솔을 구매했다. 

보통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는 10가지가 넘는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사용되고 버려지는 많은 양의 플라스틱 빨대들은 재활용 처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재활용하기가 어렵다. 결국 플라스틱 빨대들은 소각되거나 매립돼 오랜 시간 분해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스테인리스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이다. 스테인리스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품인 쌀 빨대나 종이 빨대보다 튼튼해서 더욱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세척만 잘하면 빨대를 깨끗하게 영구적으로 사용 할 수 있기도 해 위생적인 지속 가능 제품이다. 게다가 스테인리스 빨대는 전용 세척 솔과 함께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접근하기 쉬운 친환경 제품이다. 용기내 챌린지를 통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며 함께 사용할 수 있어 유용한 제품이었다.

 하지만 친환경 칫솔은 제품을 구하는 단계부터 난관이 있었다. 보통 하루에 3번 이상 사용하는 칫솔은 내구성도 좋고 합리적이라는 이유로 주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문제는 위생상 칫솔을 3개월 주기로 교체해야 하는데, 이렇게 버려지는 칫솔은 한국에서만 연간 4,300톤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칫솔은 약 40억 개에 달한다. 그러나 보통 친환경 칫솔로 많이 추천하는 대나무 칫솔은 주변의 마트, 편의점 어디에서도 쉽게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인터넷이나 친환경 물품을 파는 매점을 찾아가지 않는 이상 대나무 칫솔을 비롯한 친환경 칫솔을 구매하기는 어려웠다. 필환경을 실천하기 위한 제품들을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다. 결국 대나무 칫솔 구매를 실패한 후, 그나마 친환경적인 칫솔을 구매했다.
 
 필자가 구매한 칫솔은 특별히 환경을 위해 제작됐다. 해당 칫솔의 가장 큰 특징은 100% 재생 핸들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는 칫솔 손잡이가 요구르트 등의 식품 용기로 쓰였던 비교적 깨끗한 플라스틱을 재생해 만들었기 때문에, 새 플라스틱의 생산을 최소화했다는 것을 뜻한다. 칫솔의 포장재도 전부 재활용지로 만들어져 있으며, 칫솔모를 석유가 아닌 식물 원료 피마자에서 추출한 식물성 오일을 사용해 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친환경 제품인 칫솔을 사용하기 전에는 투박하고 사용하기 힘들 것을 예측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칫솔모가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아 사용하기 편했다. 친환경 제품이라 해서 사용 전 우려가 있었지만, 스테인리스 빨대와 친환경 칫솔 모두 일반 제품보다 사용하기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용감은 일반 제품과 비슷해 필환경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지 않았다. 

 이와 유사하게 친환경 제품들을 사용하면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없애자는 운동이 바로 ‘제로웨이스트(Zero-Waste)’ 운동이다. 프리사이클링이 소비자가 처음부터 사용 후 발생할 쓰레기를 차단하자는 운동이라면, 제로웨이스트는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즉 사소한 소비 습관을 바꿔 일상의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물건은 재활용하자는 의미다. 일회용 티슈 대신 손수건을 챙겨 다니고, 페트병에 담긴 물을 사 먹는 대신 수돗물을 끓여 마시는 것이 제로웨이스트 운동의 그 예다. 

 

  버리지 말고 기증하기


 필환경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방법으로는 물품을 버려 쓰레기를 만드는 대신 기증하는 것이다. 필자는 그 통로로 ‘아름다운가게’를 선택했다. 아름다운가게는 물건의 재사용과 순환을 통해 친환경적 변화에 기여하고, 국내·외 소외되는 이웃과 공익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물건을 버리는 것이 아닌 기증하고 다시 쓰면서 쓰레기를 줄이고, 이어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입지 않아 버릴까 고민하던 옷 3벌과 모자 1개를 기증하기로 하고 아름다운 가게를 찾았다. 기증하는 절차는 복잡하지 않았다. 기증할 물건을 건네고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의 개인 정보를 기부증서에 작성하면 된다. 놀랐던 점은 기증자에게 기부금 영수증이 주어지는데, 이 기부금 영수증은 연말정산과 종합소득세 및 법인결산 신고 시에 세액 공제를 해준다. 아름다운가게가 나라에서 지정한 지정기부금단체이므로, 이곳에서 받은 기부영수증은 법인세법에 따라 비용 인정과 세액 공제 혜택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기증하는 사람에게는 기증하면서 생긴 세액 공제 혜택이, 소외된 이웃에게는 이곳에서 생기는 수익이 돌아간다. 

 그런데 옷을 기증하던 도중, 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한 소비자가 구매한 물품을 보자기로 포장하던 모습이었다. 보통 일반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종이봉투나 비닐을 이용해 포장해주는데, 이와 다르게 보자기를 포장재로 사용하는 모습에 그 이유를 물었다. 필자가 방문한 아름다운가게에서는 원래 봉투를 기증받아 포장에 사용했으나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져 종이봉투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종이봉투 지급을 중단했더니 소비자들이 다시 장바구니를 가져왔다고 한다. 불편하지만 그래야 아름답다는 설명이었다.  

 이렇게 물건을 버리는 대신 기증하고, 또 무작정 새로운 상품을 구매하는 대신 기증된 상품을 사는 것은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다. 더불어 아름다운가게는 제로웨이스트 뿐만 아니라 ‘업사이클링(Up-cycling)’을 실천할 수 있는 곳이다. 업사이클링은 리사이클을 넘어 재활용 품목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제품을 탄생시킨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쓰던 것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과는 다른 개념이다. 재활용 의류를 이용해 옷, 가방 등 새로운 잡화를 만드는 작업이 이에 해당한다. 아름다운가게의 경우에는 리사이클 디자인 제품 브랜드 ‘에코파티메아리’를 운영함으로써 업사이클링을 실천하고 있다. 
 

아름다운가게 남성역점에 기증된 잡화들이다. 이 가게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기증받아 적정 가격을 책정한 후, 매장에서 판매한다. 판매 수익금은 국내·외 소외 이웃을 돕는 데 사용된다.
아름다운가게 남성역점에 기증된 잡화들이다. 이 가게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기증받아 적정 가격을 책정한 후, 매장에서 판매한다. 판매 수익금은 국내·외 소외 이웃을 돕는 데 사용된다.

 불편하지만 아름다운 필환경 실천


  짧은 기간이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필환경을 실천해봤다. 다른 사람들의 필환경 체험기를 볼 때는 일상생활 속에서 필환경을 지키는 것이 굉장히 쉬워 보였다. 하지만 직접 필환경을 실천해보니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해 불편한 점도 많았다. 매일 부피도 크고 무거운 개인용기와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 ‘매일 이것들을 설거지하느라 세제를 많이 쓰니 오히려 환경을 더 해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생겼다. 당장 눈에 보이는 환경적 변화가 없으니 더욱 어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현재 지속해서 파괴되고 있는 환경을 떠올리며 환경 보존에 조금이라도 보탬을 더하고자 필환경을 실천해나갔다. 필자는 혼자 필환경을 실천하느라 어려움을 겪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필환경 실천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하면 할수록 필환경 실천은 보편화되고 쉬워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아직 불편할 수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필환경에 관심을 가져 추후에는 사회적으로 당연한 운동으로서 자리매김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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