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 다룰 기본 항목은 성격의 장단점이다. 최근의 기출 문항들은 기본 항목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출제되는데, 이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 성격의 장단점이다. 지원한 직무 관련 경험을 묻는 항목, 문제해결 능력을 묻는 항목, 그리고 역경 극복에 관한 항목들은 성격의 장단점 항목의 변형된 기출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몇 해 전, 한 기업에서는 본인을 0~100점 범위에서 평가하고 그렇게 생각한 이유에 대해서 2,500자 이내로 작성하라는 자기소개서 문항을 출제했다.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항목이다. 90점 이상은 건방진 것 같고 80점 대는 어중간한 것 같고 80점밑은 자신감이 부족해 보이고... 여러분은 본인에게 몇 점을 줄 것인가? 이런 항목은 정답이 없는 항목이다. 얼마나 논리적으로 항목을 풀이해내는지가 중요하다. 해당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다섯 개 정도 뽑아보자. 이 중에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이 강점이고, 제일 못하는 것이 단점이다. 다섯 가지 역량에 각각 20점씩 배점하여 나의 점수를 매기고, 역량별로 500자씩 강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하고 있음을 어필하자. 이렇게 작성한다면 본인을 60점이라고 표현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누구도 자신감 부족이라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성격의 장‧단점이 어려운 이유는 단점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장점만 적어서 내라고 하면 다양한 장점들을 적어서 제출하는데, 장‧단점을 같이 적어서 내라고 하면 거의 비슷한 레퍼토리로 작성해온다. 첫 번째 유형은 꼼꼼한 성격이 장점이고, 꼼꼼한 성격 탓에 일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다이어리에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며 업무가 지체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두 번째 유형은 추진력 있는 성격이 장점이지만, 그로 인해 중요한 것을 놓칠 때도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이어리에 체크리스트 작성하여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자신을 어필한다. 자기소개서만 본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망한 업종은 다이어리산업임에 틀림없다.

  장점은 자랑하면 되니까 쓸 수 있겠는데, 단점은 도대체 뭘 써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실제로 내게 상담을 받았던 한 학생은 “가끔 화가 나면 친구와 무아지경이 될 때까지 싸우곤 합니다”라고 단점을 적어서 기업에 제출했다. 심지어 해당 기업의 채용설명회에서 인사담당자에게 단점에 뭘 적으면 되는지 물어봤다고 한다. 본인의 솔직한 이야기를 적어주면 된다는 답변을 철석같이 믿었던 학생은 자신의 단점을 솔직하게 적었고 불합격했다. 이는 치명적인 단점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긍정적인 성격 덕분에 힘든 상황도 웃어넘기려 합니다. 그러다보니 가끔 공감능력부족으로 비춰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와 같은 단점을 적어오는 학생도 있다. 이것은 어떠한가? 역시 치명적인 단점이다.

  단점은 극복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확률로 극복되는 단점일수록 치명적이고, 조직역량에 가까운 단점일수록 치명적이다(숭대시보 1248호 참고). 불같은 성격과 공감능력부족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확률의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치명적이다. 기준을 세워서 극복하거나, 학습을 통해 점점 개선되는 내용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직관적인 관찰을 통한 상황판단과 기회발견에는 능숙하지만, 분석을 통한 엄격한 검증에는 다소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조사분석사 시험 준비를 통해 여러 통계기법을 학습하며 이를 보완하고 있습니다.”와 같이 점차적인 개선을 통해 단점을 극복할 수도 있다.

  성격의 장‧단점은 직무역량을 묻는 항목이다. 본인에게 강점이 될 수 있는 직무역량을 어필하고, 상대적으로 부족한 직무역량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성격과 역량을 연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역량은 성격으로부터 기인한다. 꼼꼼한 성격에 기초한 분석력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호기심 많은 성격에 기초한 관찰력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 이렇게 성격과 직무역량을 연결시켜서 자신의 강점을 표현하는 것이다. 단점은 당연히 부족한 직무역량을 보완하는 과정에 대해 작성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렇게 작성해야 직무 담당자로서 수행할 업무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이 높음을 평가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

  이것은 단지 자기소개서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커리어 설계의 영역이다. 강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과정이 당신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과정이 될 테니 말이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