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학생회 정기 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단위별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가 준비한 공약을 담은 비교공약자료집이 게시됐으며, 이를 기반으로 후보자들이 출마 포부와 공약 등을 설명하는 합동 연설회도 실시됐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파생된 많은 과제를 짊어진 만큼, 2021학년도 숭실대학교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중추 역할을 하는 학생회 후보자의 공약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타 대학의 경우 학생회 정기 선거가 시작됐으나 입후보하지 않은 단위도 많은 추세고, 이로 인해 학생 대표자의 부재가 장기화되는 곳도 부지기수다. 이처럼 학생사회에 대한 관심도 저하는 대학가 전반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문제다. 학생 대표자를 선출하는 학생회 선거 투표율 역시 매년 떨어지고 있는데다가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선거가 온라인 선거로 대체되면서 투표율 미달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질 전망이다.

  본교의 경우, 이번 학생회 정기선거에 경통대를 제외한 모든 단위가 입후보했다. 또한 지난 4월 보궐선거를 온라인으로 치룬 경험이 있긴 하지만, 정기 선거의 경우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단위의 선거가 실시되기 때문에 투표율 저하에 대한 우려를 빗겨갈 수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학생회의 필요성을 외치며 학생사회 유지와 발전을 위해 입후보한 후보자들이 있다. 공약과 정책도 이를 추진할 학생 대표자가 있어야 설정할 수 있으니, 공석이 아닌 것 자체가 학생 사회의 발전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공약과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러나 비교공약자료집을 살펴보면 깊은 고민의 흔적이 보이진 않아 아쉽다. 올해를 이끈 학생회가 출마 당시 내걸었던 공약은 대부분 ‘대면’을 전제로 하는 행사 위주의 사업들이었으며. 이는 학생들이 캠퍼스에 있을 때 행해질 수 있는 것들이었다. 비대면으로 전환되자 간식 행사나 체육대회처럼 학생회가 도맡아오던 관례적인 행사들은 전부 무용지물이 됐다. 준비한 공약의 이행이 어려워지자 사업에 책정돼있던 학생회비와 학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각종 대체 행사를 기획하고 상품을 증정하는 식으로 전환했다. 준비되지 않은 채 상황을 맞이한 학생회는 나름대로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 것일 테고 또한 준비한 공약과 행사를 이행할 수 없게 됐다는 무력감도 있었을 테다.

  이제 학생사회를 이어나가고자 하는 포부를 갖고 출마한 학생회 후보자들은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다시 한 번 학생회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2021년을 준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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