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총장 선임을 위한 절차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교내외 후보자들에 대해 기초적인 평가를 하는 ‘총장선임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를 거쳐 준비위에서 이첩된 후보자에 대해 자격 및 자질을 검증하는 ‘총장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가 지난 16일(월)에 구성됐다. 이후 검증위가 검증 절차를 거쳐 최종 총장 후보자 최대 4인을 선정해 이사회에 추천하면, 본교 박광준 이사장이 최종 1인을 임명하게 된다. 이렇게 향후 4년간 숭실대를 이끌어갈 제15대 총장이 선임될 전망이다.

  규정으로 명시되지 않은 본교의 총장 선임 방식은 ‘민주적인 논의를 통한 선임 절차 마련’이라는 허울 안에서 총장선거 때마다 각 주체의 이익에 따라 좌지우지된다. 이번 선거 역시 겉으로 보기엔 잘 마무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교내구성단체에서 논의해 교내 후보자를 결정해야 하는 준비위에서는 ‘교수’만 참여한 독단 선거로 진행됐다. 추가로 총학생회와 직원노조가 진행하는 공동선거와 그 선거 결과는 검증위에서 ‘참고’하는 정도에 그치며,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쩌면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 숭실에는 학내 구성원들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가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상황에서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이 있고, 장애 학생들의 온라인 학습권도 개선을 위해 논의가 필요하다. 또한 연구 실적 저하로 인해 ‘BK21 사업’과 같은 장기 국고사업에 연달아 탈락하며, 초라한 성적표를 바탕으로 후속 조치를 모색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도 있다. 용역업체 미환과 본교의 수의계약 연장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당장 오는 3월, 미환 청소 노동자들의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도 이어져야 한다. 비정년직 전임교원은 처우개선을 당당히 요구하고 본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이에 본부는 노조와의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소통을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다. 

  이는 숭실을 위해 어느 것 하나 미뤄두거나 배제할 수 없고, 숭실을 구성하는 모든 주체가 나서서 함께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이번 제15대 총장 선임 절차를 지켜본 결과 매우 실망스럽다. 학내 구성원들이 배제된 채 교수만의 투표로 선임된 총장이 과연 대표성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며, 교내 곳곳에서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에 공감하며 더 나은 숭실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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