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경세상만사 <7>



남녀차별, 학력차별, 우리가 사회에서 겪는 갖가지 차별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서러운 게 형제자매간 차별이다. 사회서 차별받는 것보다 더 적나라하게 와 닿는 달까. 무슨일이 있건 항상 ‘내 편’일 것 같던 부모님이 ‘동생 편’에서 나를 혼내는 건 정말 마음아프다. 재미있는 건 동생 역시 그렇게 느낀다는 거다. 평행선이다. 서로 의견 일치를 보는 적이 드물고, 부모님이 동생 편을 들라치면 “사정도 모르면서 왜 쟤 편만 들어!” 바락 소리지르고 싶을 만치 속상하다.


한마디로 내게 동생이란 건 가끔가다 타인보다도 모를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때는 부모님보다 더 속내를 털어놓고 싶은 존재다. 자매라 그런지 친구한테 말하기도 그렇고 엄마한테 말하기도 뭐한 이야기가 동생 앞에서만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미묘한 감정 때문인지, 동생이나 나나 강력하게 공감했던 만화가 있다. ‘후쿠야당 딸들’은 교토의 유명 과자점에 있는 세 딸들의 이야기다. 장녀라고 꾹꾹 참기만 하는 언니 히나, 그런 언니가 엄마의 기대를 독차지하는 것 같아 속상한 둘째 아라레, 가족 모두 재밌는데 저 혼자만 우울하다고 느끼는 사춘기를 맞은 막내. 세 명의 이야기는 적어도 여자형제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한 번씩은 고개 끄덕일만하다. 결코 악의는 없으나 가족이다보니 서로 상처주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동생과 투닥거릴 때마다 엄마가 하는 말이 있다. 그렇게 너네가 지금은 싸우더라도 나중에 크고 보면 둘이 있다는 게 그렇게 좋을 수 없을 거라고. 어렸을 땐 ‘쟤랑 절대 그럴 일이 없을 거다’라고 큰소리 땅땅 쳤지만 최근에 와서는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살풋 들고 있다. 여전히 서로 이해 못하는 부분도 있고 본의 아니게 상처입히기도 하지만, 어렸을 때보다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서로를 포용하고 그래서 더 아끼게 되는, 그런 ‘가족’의 이야기가 거기에 있다.


<후쿠야당 딸들>은 동생 때문에, 언니 때문에, 서운한 맘 한 번 품어보고 이해 못하겠단 의문 한 번 들었다면 꼭 읽어보라 권하고픈 만화다. 동생번호를 저장할 때 이름을 욕으로 지어놓는 바람에 찾지를 못했던 내가 읽고 나서 바로 제대로 이름을 입력했으니, 간증에 가까운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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