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언론은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호기롭게 ‘정의’를 외치며 대답했던 수습기자 때와는 달리, 최근 한 인터뷰에서 똑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 말문이 턱 막혀왔다. 수습기자 시절이었던 그 때 그 대답이 부끄럽기 때문도, 편집국장이 된 지금의 대답과 영 달라서도 아니다. 그저 지난 3년간 숭대시보 기자로 활동하면서 느낀 ‘대학 언론이 지닌 가치’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무언가로 남아 뼛속 깊이 응어리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적이고 평범했던 모든 것에 물음표를 달아야 했다. 모두가 그랬을 것이다. 본인의 의지만으로 상황을 변화시킨다거나, 해낼 수 없다는 무력감이 맴도는 코로나19 속에서 모두에게 향하는 질문이었다. 이때 대답을 찾을 수 있는 곳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대학 언론인이라는 위치에서는 학내 사안을 알리고,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변동되는 학사 일정을 보도하고, 학생사회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학교 본부와 학생을 연결짓는 소통 창구 또는 소통의 장 역할을 하는 것이다. 즉 상황이 변한다고 해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들과 그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숭대시보에 입국할 당시 면접에서 ‘대학에서 대학 언론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나 역시 수습기자를 선발할 때 지원자에게 공통으로 묻는 말이다. 정답이 없는 이 물음에 대해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고민하고 있고, 앞으로도 대학 언론인은 치열하게 고뇌하고 부딪힐 것이다. 이때 그 기저에는 늘 ‘기본’이 바로 서 있길 바란다.

  대학 언론, 특히나 대학 신문은 독자의 관심을 받고 자란다. 그렇기 때문에 배포대에 소비되지 않고 남아 가득 쌓여 있는 신문을 보는 것만큼 힘 빠지는 일은 없 다. 매체가 변화함에 따라 독자들이 다채로운 시각 자료를 찾아 나서면서 신문은 많은 독자의 관심과 주목을 받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을 만드는 일이 불필요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꼭 말하고 싶다. 그리고 부랴부랴 종이에서 미디어로 매체를 옮겨가기 위해 조급해질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대학 언론 본연의 역할과 기본을 지키는 일이다. 그 기본이 무엇인지는 올 한 해를 지나오면서 더욱 명확해졌다.

  지난 3년간 대학 언론인으로서 겪을 수 있었던, 그리고 마주할 수 있었던 모든 상황에 감사하다. 여기서 내가 경험하고 배운 대학 언론의 기본은 ‘사실을 전하는 것’이다. 대학언론으로써 한발짝 더 나아가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를 하되, 어떠한 상황에서건 기본을 잃지 않는 숭대시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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