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제15대 장범식 총장 취임 인터뷰

 

  다사다난했던 총장 선임과정을 거쳐, 마침내 지난 1일(월) 본교 제15대 장범식 총장이 취임했다. 장 총장은 팬데믹과 디지털 대전환기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본교 설립이념과 구성원의 역량을 강조하며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학내 언론국 숭실타임즈와 함께 장 총장의 취임 소감과 학교 운영계획 등을 물었다.

 

  지난 1일(월) 본교 제15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총장으로 부임한 소감이 어떤가.
  막중한 책임감과 동시에 가슴 뛰는 설렘을 느낀다. 하지만 지금은 위기의 시대다. 지난해 팬데믹(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으로 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상태)으로 인해 대학 교육은 비대면으로 바뀌었고, 세상의 정세는 디지털 대전환기를 맞아 변화하고 있다.
  동시에, 지금은 기회의 시대이기도 하다. 급변하는 환경 앞에서 우리는 큰 위험요인을 넘어서는 도전을 해야 한다. 이에 총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이 든다. 임기 동안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도전정신을 가지고 담대하게 어려움을 헤쳐나가겠다.
  숭실의 역사는 124년 전에 4명의 선교사로부터 시작됐는데, 민족 대학으로서 지조와 자주정신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숭실대의 구성원과 함께할 생각에 설렘을 느낀다. 우리 대학에는 뛰어난 학생과 교수님, 직원 선생님이 계신다. 10만 동문과 법인 역시 굳건히 버티고 있다. 학내 구성원들과 함께라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우리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고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총장이 될 것이다.

 

  총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기독교 정체성을 확립해 학내 구성원들의 역량을 모으는 일이다. 우리 대학의 건학이념은 ‘진리와 봉사’다. 이 개념은 기독교 정체성을 포함하고 있으며, 124년 전 평양에서 설립됐을 때부터 이어져 오던 것이다. 그렇기에 진리와 봉사는 대학 정체성과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개교 이래로 우리 대학은 ‘최초’라는 수식어를 여러 번 경험했다. 숭실대는 최초의 근대대학이자, 최초의 IT대학을 설립했다는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최초라는 수식어를 얻었더라도 이러한 명예가 현재와 미래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과거 우리 대학이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학교였던 이유는 그 명성이 현재와 미래까지 구체적으로 연결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학내 구성원들이 강한 비전과 희망을 가지고 있어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비전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 앞서 말했듯 우리 대학의 구성원들은 현재도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학내 구성원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다. 총장으로서 이 책무를 다하겠다. 가슴 설렘과 기쁨,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숭실’이라는 배를 잘 운항하고 싶다.

 

  지난해 총장 선출 과정에서 교내 주체별로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 교내 주체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예정인가.
  교내 각 주체를 연결해줄 수 있는 것은 의사소통이다. 제15대 총장 선출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냈는데, 결국 원활한 소통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기구를 설치해 주체 간 소통 경로를 마련할 것이다.
  우선 우리 대학의 교수협의회, 총학생회, 그리고 실·처장님들로 구성된 공식기구를 설립해 소통의 장을 마련해보려 한다. 기구가 출범한 이후에는 각 주체가 서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도록 회의도 정례화 할 계획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교무회의의 운영방식도 바꿀 예정이다. 학칙 개정, 주요 의결 사항 외에도 우리 대학의 8개 단과대학 발전 방향을 교무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다. 또한 교무회의에서 진행된 논의를 각 학과(부) 교수님들에게 잘 연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 재임 기간 동안 현재보다 다양한 소통 창구를 만들어 보려 한다.

 

  올해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을 앞두고 있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로 나뉘는데, 본교는 정량평가에서 수도권대학 40위 수준으로 예측됐다. 따라서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되기 위해 정성평가가 매우 중요한데, 이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현재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이는 우리 대학의 자존심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량평가를 변동시킬 수 있는 여지는 적다. 우리 대학의 재정 여건상 △교사시설 확보율 △교지 면적 확보율 △전임교원 확보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전임교원 확보율 지표는 황준성 전 총장님의 노력으로 일부 개선됐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숫자는 아니다. 그렇기에 정성평가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정량평가 준비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성평가만큼은 단 0.01점이라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
  실질적인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정식 총장으로 임명되기 이전인 지난달 5일(화)부터 ‘대학기본역량진단 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기초작업 △데이터 수집 및 분류 △피드백을 위해 회의를 매주 진행하고 있으며, 초안은 이미 완성됐다. 최종적으로 2021년 8월까지 우리 대학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 준비에 쏟아부을 것이다. 현재 평가를 대비하는 데 있어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직원 선생님들의 인사이동도 오는 7월로 유보했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은 매우 중요한 평가이므로,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복수전공을 의무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학생들에게 학사적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복수전공 의무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이유는 무엇인가.
  복수전공 의무화는 급격한 기술변화와 재학생 취업을 모두 고려한 정책이다. AI를 포함한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온 교육계의 충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또한 기술 변화는 △비판적 사고 △창의력 △협력 △소통 역량을 교육내용에 의무적으로 포함하도록 통합적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전반적인 교육 여건 변화를 감안해 두 가지 방향에서 현실적인 접근을 하고자 한다. 첫째로 교양 교육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겠다. 학생들이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스스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는 융합 교육방식을 교양과정부터 실시할 것이다. 둘째로 융합전공의 한계점을 보완하겠다. 이전에는 우리 대학의 여건을 고려해 복수전공과 다전공을 늘리는 방향을 고민했다. 학생들이 선택한 기본 전공을 존중하면서도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현재 융합특성화자유전공학부는 타 전공 학생에 비해 재학생의 소속감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복수전공제는 융합전공제가 가지는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현 가능성도 높다. 이미 우리 대학에서 복수전공 제도를 원활히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복수전공 의무화 시행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본다. 선진국 유명 대학에서는 두 개 이상의 전공학위를 가지고 졸업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 우리 대학에서 융합적인 교육제도를 강조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더불어 우리나라 산업계의 동향도 주목해야 한다. 예컨대 금융회사의 경우, 가장 선호하는 전공학위가 기술 및 자연계 전공과 경영학 복수학위자들이다. 즉, 회사에서 단일 전공만으로는 분석능력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앞으로도 복수전공자에 대한 기업의 선호도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듯 복수전공 졸업자에 대한 산업계의 선호도가 높은 상황에서, 복수전공 의무화는 학생 취업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다. 실제로 우리 대학 교육과정혁신센터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복수전공에 참여한 △법대 △사회대 △인문대 △자연대 학생들의 취업률이 상승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복수전공제 이수에 따라 학생들은 일부 학사적 부담이 생기겠지만, 결과적으로 미래를 위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대외적으로 본교는 여러 대학평가에서 매번 ‘교수 연구역량’ 분야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아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청회에서 ‘총체적인 보완책’과 ‘연구환경 개선’을 제시했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우리 학교에 훌륭하신 교수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이들의 연구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보완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오는 1학기에는 연구제도 개선을 위해 구성한 TF팀이 발족한다. 아울러 교수님들의 선호도를 반영해 ‘연구 집중’과 ‘강의 집중’이라는 두 가지 선택권을 드릴 예정이다. 열악한 연구환경 개선을 위한 연구 기자재 보완도 계획하고 있다.
  더불어 연구업적 기준 평가에 대한 보완을 비롯해, 연구역량이 뛰어난 교수님들이 연구에 더 집중하실 수 있도록 책임시수 감면도 계획하고 있다. 많은 시간과 재원이 필요하겠지만, 연구시설 확충도 고려 중이다.
  재임 동안 연구 관련 지표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대학평가는 장단점이 명확하다. 대학평가를 통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기회도 되지만, 전국 대학이 고유의 특색 없이 ‘특정 기관’에서 제시하는 평가 지표에 비중을 두어야 하는 단점도 있다. 이를 충분해 고려해줬으면 한다.


  기존의 ‘집합식 채플교육’을 ‘소집단 단위의 전도형 채플 교육’으로 바꾸겠다는 공약의 실시 배경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집합식 채플이 가지는 장점도 분명히 있지만, 운영 방식을 보다 친밀하게 전환하고자 한다. 그동안 집합식 채플은 한경직기념관에서 많은 학생들이 동시에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학생 주도적으로 개선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7~8명 인원으로 그룹을 구성한 뒤 한 학생이 리더가 돼 다양한 방식으로 예배를 이끌어나가는 방식이다. 이런 소집단 단위 채플은 우선 신입생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 외 학생들은 기존의 집합식 채플을 유지할 것이다.
  우리 대학은 124년 전 선교사님들이 하나님께 헌신하며 세운 기독교 대학이다. 기독교 정체성은 우리 대학에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진리와 봉사라는 건학 이념의 시작점이다. 다시 말해, 학생의 채플 참여는 학교 설립 정신과 관련돼 있다. 따라서 채플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대학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지속돼야 한다.

 

  ‘북한 및 통일 관련 정보 집합대학 지식생산 플랫폼 구축’은 무엇이며, 학생이 이에 참여 기회가 있는 것인가.
  언젠가 통일이 되면 평양에 우리 대학을 복원해야 한다. 물론 언제 통일이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통일에 대한 희망을 놓으면 안 된다. 따라서 우리의 뿌리를 찾기 위해 통일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대학이 돼야 한다.
통일 관련 정보 집합대학이라는 것은 국내에서 통일에 가장 전문적인 대학을 의미한다. 우리 대학은 이미 8년 전부터 기초 작업을 해왔으며, 이는 타 대학과 다른 우리 학교만의 특색이다.
  앞으로는 다양한 전공을 통일과 접목해 더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정치외교 혹은 행정 등 통일과 관련된 작업이 일부 전공에 한정돼 있었으나, 이를 확장하려 한다. 총장 선출과정에서부터 교수님들께 북한과 관련된 연구를 전공에 접목시켜 주실 것을 요청했다. 약 600명의 교수님들이 한 주제씩만 연구한다면 통일과 관련해 다방면의 정보를 모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학부생 및 대학원생의 참여도 가능하다. 이러한 선순환의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통일 관련 연구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일 관련 정보 집합대학 플랫폼 구축을 통해 우리 학교가 효율적인 통일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또한 남북한의 상처를 치유하고, 적은 비용으로 북한과 경제적인 동반성장을 이끄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연구기금 위탁 △연구·행정지원 △통일정책 자문 등을 통해 통일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겠다.

 

  마지막으로 학교 구성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린다.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지난 13년 동안 대학 등록금이 동결됐고, 외부의 도움도 굉장히 제한돼 있었다. 전체 예산을 편성할 때도 항상 아끼고, 줄여야만 했다. 이러한 제약 속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구성원들에게 감사드린다.
  더불어 재임 동안 학생들에게 최고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고 싶다. 우리 대학의 존재 이유는 학생들이다. 강하고 경쟁력 있으며, 진리와 봉사 이념을 실천하는 자랑스러운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르는 동안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것이다. 더불어 학부모가 감동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하겠다.
  이제 그 무엇도 주저하지 않고 신임 총장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것이다. 우리 대학의 영광이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먼 미래까지 지속될 수 있도록 주춧돌을 놓는 심정으로 총장직에 성실히 임하겠다. 모든 학내 구성원의 열정을 하나로 모아 더 강한 학교로 발전시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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