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일), 샤오미폰 테마 스토어에 추석을 배경으로 남녀 캐릭터가 한복을 입은 사진이 ‘China Culture’라는 제목으로 게시됐다. 자료 : 샤오미
지난달 14일(일), 샤오미폰 테마 스토어에 추석을 배경으로 남녀 캐릭터가 한복을 입은 사진이 ‘China Culture’라는 제목으로 게시됐다. 자료 : 샤오미

  지난달 14일(일) 샤오미 테마 스토어에 추석을 배경으로 한 사진이 ‘China Culture’라고 표기된 채 게시돼 논란이 됐다. 이후 이를 지적받은 샤오미 측이 해당 게시물을 ‘Korea Culture’가 아닌 ‘Culture’로 변경해 지속적인 비판을 받았다. 이처럼 한국의 문화를 중국의 문화로 편입시키려는, 이른바 ‘동북공정’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북공정의 정식명칭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으로 ‘동북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 과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중국 영토 내에서 진행된 모든 역사를 중국 고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2002년부터 추진했던 국가 연구 사업이다. 해당 사업에 대해 중국은 지난 2007년 종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최근 인터넷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동북공정은 한반도의 역사를 왜곡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동북공정에 따르면, 현재 중국 영토에 속해있는 고구려 및 발해 등의 역사를 중국의 것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한국의 문화 또한 중국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지난달 11일(목)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중국 갓 왜곡 글로벌 청원’을 통해 “중국 동북공정이 이제 문화강국 한국의 연예인, 갓 등 문화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 이러한 동북공정 행위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김치와 한복이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김치와 비슷하게 채소를 절여 만든 중국 염장 음식 ‘파오차이’를 국제표준화기구에 등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는 중국의 김치 산업이 국제 김치 시장에서 기준이 됐다고 기재했다. 한복의 경우, 지난해 11월 4일(수) 중국 게임 ‘샤이닝리키’가 ‘특별 아이템’으로 공개한 한복에서 동북공정 논란이 일었다. 일부 중국인들이 한복을 한국 전통 의상으로 표기한 것을 지적하며 해당 의상이 중국 명나라의 전통 의상 ‘한푸’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후 해당 게임 제작사 ‘페이퍼게임즈는 해당 의상을 삭제 조치했으나, 논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중국 기업으로서 우리의 입장은 항상 조국과 일치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며 국내에서 게임 서비스를 종료했다.

  반면 동북공정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끊임없이 한국을 향해 발생하는 동북공정 행위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의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과거와 같이 국가가 직접적으로 나서 동북공정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2006년 한국 정부는 중국의 동북공정 정책에 대비해 ‘동북아역사재단’을 출범한 바 있다. 또한 지난 2007년에는 한국 정부가 중국 정부의 동북공정에 대해 항의하는 입장과 함께 시정요구를 하자, 중국은 ‘동북공정 연구 기간이 만료됐다’고 발표해 공식적으로 동북공정 종료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반크 박기태 대표는 “동북공정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한일 문제와 달리 정부가 사태를 안일하게 보는 것 같다”며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경각심이 가지고 국가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북공정을 비판하는 한국인들의 행보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목) 반크는 “빨갛다고 다 중국의 것이 아닙니다. 김치는 한국 고유의 전통음식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만들어 이를 SNS에 배포했다. 또한 성신여자대학교 교양학부 서경덕 교수는 샤오미와 페이퍼게임즈 측에 한복 동북공정에 대한 항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이어 서 교수는 “동북공정에 단순히 분노하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전방위적인 홍보를 통해 우리 문화를 스스로 지키고 알려 나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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