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중소기업학과의 교수로서 20년 동안 외부에서 사람을 만나면 항상 물어오는 말이 있다. “이 학과 학생들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건가요?” 나는 수없이 반복되는 똑같은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해 왔다. “창의적인 실무형 경영인재를 양성하여 미래의 벤처기업 및 유망 중소기업 경영자를 육성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과 벤처투자에 관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라고 하면 대충 창업이나 스타트업 관련 교육을 하나보다 짐작을 하는지 잘 묻지 않는다. 

  지난 15년간 창업아이템개발 과목을 가르쳐 오면서 한 번쯤 창업을 해 보라고 학생들에게 권유를 하기는 했으나,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실업자로 만들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있었기에, 섣불리 권유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한다. 창업을 하고 싶은데 실패할까 두렵다면 겁먹지 말고 창업을 하라고 한다. 다만 열정을 가지고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으라고. 이제는 창업 생태계가 어느 정도 갖추어서 창업해 나간 학생들이 액셀러레이터, 벤처기업 임원 등으로 버젓이 자리 잡고 활동하고 있다. 창업을 했다가 실패해도 그 과정에서 얻은 지식과 네트워크로 활발히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창업아이템개발 과목에서 지도를 받은 웨어하우스팀(대표 최윤석 학생)이 KDB 창업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한 전국 16개 대학, 33개 팀(총 1,088명) 중 가장 큰 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이 팀은 지난 1월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주최한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는 등 대학생 창업팀으로는 최고 수준임을 입증했다. 나는 이 팀에게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창업을 적극 권유했다.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이 미래 먹거리를 항상 고민하고 찾는 기업들에게 우수한 인재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더 나아가서 창업을 실제로 해 본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에 비해 실제 업무 기획이나 수행처리 능력이 월등할 것으로 자신한다. 남의 주머니에 든 돈을 꺼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체험을 해봤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일부 대기업에서는 신입사원 면접심사에 벤처투자자들을 심사위원으로 초빙해서 창의성과 기회포착 능력 등을 집중적으로 검증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매우 빨리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채용전략은 상시 채용으로 크게 변하고 있다. 창업교육을 받고, 창업 경험을 해 본 학생들이 더 유리해지는 채용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제 대학생에게 창업은 취업을 위해서도 해 볼 만 한 세상이 된 것이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 한다는 속담도 있다. 창업에 실패해도 젊어서는 다른 길이 얼마든지 열려 있으며, 이제는 창업 생태계도 커지고 있어서 여기서 취업이나 재창업의 기회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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