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HSBC 업무지원부 김 경우씨(벤처중소기업학부 08졸업) 인터뷰



웬만한 이력 가지고는 명함도 내밀기 어렵다는 외국계 기업에 입사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의아해지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금융계와 관련된 자격증도 없었고, 단지 외국계 기업의 이미지가 나에게 맞았던 것” 이라고 말하는 그. 비단 금융계 취업을 목표로 한 학생들이 아니더라도 다소 생소하지만, 다양했던 그의 체험 안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3학년, 밀려드는 회의감을 기회의 순간으로


그는 대학초기에 학생회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무척이나 바쁘게 지냈다. 창업동아리 시너지(Synergy)에서 부회장을 맡으며 또래보다 다양한 활동을 했다. 물론 여느 대학생들처럼 그 시기에는 취업을 크게 염두 하지 않았다. 하지만 3학년이 될 무렵 미국 어학연수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이 무렵 저는 미친 듯이 매달려서 했던 일과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부재로 회의감이 들었어요.” 결국 그는 영어만큼이라도 남들 부끄럽지 않게 미쳐 보자일념 하에 한국을 떠났다. 그는 매일 영어 일기를 쓰며 영어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함은 물론, 현지 사람들과 더 많이 어울리기 위해 연극부 활동도 했다. “1년여 간의 어학연수를 통해 스스로를 극한 상황으로 내몰았었던 좋은 경험이었어요. 제가 정말 원한다면 변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고요.” 그에게 있어 이 시기는 자신에 대한 회의감과 자신감을 동시에 맛본 순간이었다.

다양한 경험 속에서 새로운 나를 만나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취업전문사이트에 이력서를 넣어가며 자신의 위치를 파악했지만 연락 온 곳의 대다수는 중소기업이었다. “나름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한국에서 저의 이력은 평범한 수준이었어요.”
고민 끝에 그는 교내 진로취업센터를 통해 캐나다 인턴쉽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세일즈 영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었다. 인턴쉽을 하기 전에 미리 상품에 대한 가이드북과 샘플을 받아 볼 정도로 그는 적극적이었다. “이왕 온 거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경험을 하자고 생각해서 주말에도 일을 했고, 현지 사람들은 절보고 놀라워했어요. 힘든 일을 통해 저의 새로운 모습을 느낄 수 있었죠.” 그는 우연히 접하게 된 캐나다 KOTRA 인턴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비록 무보수였지만 면접 당시 그의 열정은 현지 KOTRA 인사 담당자도 높이 살만 했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고, 고국을 떠나 외로운 곳에서도 열심히 생활했다. 그는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던 사소한 것 하나에도 관심을 가졌고, 그 모습은 주변 사람들에게 일에 대한 열정으로 비춰졌다. 팀 내 분위기 메이커를 도맡아 하던 그가 고국으로 돌아간다고 했을 때, 모두 아쉬워 할 만큼 그곳에서의 생활은 성공적이었다.



나만의 가치를 중점으로


캐나다에서 2차례의 인턴쉽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취업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또 한 번의 고비를 맞았다. 많은 경험과 이력을 지녔지만 국내 대기업의 실정은 그에게 맞지 않았던 것이다. “순전히 저의 가치만을 판단했던 외국계 기업과는 달리 대기업은 제 배경을 중요시했어요. 가족, 학벌 심지어 재산 같은 정보들을 요구했죠.” 줄곧 그녀가 외국계 기업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이런 곳이라면 자신의 능력을 보다 더 잘 발휘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외국계 기업을 중점으로 취업준비를 했다.


사회초년생, 또 다른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그는 취업에 성공함과 동시에 사회에 첫 발을 디딘 초년생이다. 외국계 기업이라는 좋은 울타리 안에서도 그는 매번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며 그 중심에 서 있다. “글로벌 기업문화, 즉 오픈마인드를 배우고 싶었어요. 그런 글로벌 기업의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앞으로도 외국계 회사에서 저의 관심 분야인 고객 관리(PB), 기획, 마케팅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 보고 싶어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전문 능력의 필요성 깨달아 해외로의 MBA과정도 서슴지 않을 예정이다. 이미 그는 앞으로의 변화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 변화의 과정 속에 늘 함께 했던 그 열정은 앞으로도 그의 행로에 큰 버팀목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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