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 저
『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 저

 

“오늘날 세계 모든 저소득 국가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여성은 얼마나 될까?”

  객관식 문제이다. [①20% ②40% ③60%]의 세 보기에서 선택하면 된다. 이 책은 위와 같은 3지선다 13문항의 질문으로 시작한다. 이 질문들의 평균 정답률은 16%이다. 찍어도 33%가 나올 수 있는 3지선다 문제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심각한 수준이다.

  인간은 주관적이다. 최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려해도 결국 주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나 정도면 객관적인 사람이지’라고 자부하고 있다. 나 역시도 그러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다. 이 책은 나 자신이 얼마나 편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는 지 여실히 깨닫게 해주었다. 참고로 위의 질문의 답은 3번 60%이다. 이 질문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의 정답률은 10% 이고, 이는 스웨덴 11%를 제외하고 미국과 더불어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정답률이다.

  이 책에서는 도표를 통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을 구분하고 있다. X축은 ‘여성 1인당 출생아 수’이고, Y축은 ‘5세 까지 생존하는 아동의 비율’이다. 국가가 발전하면서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1인당 출생아 수는 감소한다. 또한 의료‧복지 인프라가 확보됨에 따라 아동의 사망률 역시 감소하게 된다. 이 기준에 따라 분석 대상이었던 140개 국가 중에 15개 국가만이 선진국에 해당했고, 나머지 125개 국가는 개발도상국에 해당했다. 많은 학생들이 이 도표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을 구분하는 정확한 잣대라고 말이다. 하지만 틀렸다. 이 도표는 1965년도의 도표이다. 현재 기준으로 도표를 재구성하면 127개 국가가 선진국에 들어오고, 13개 국가만이 개발도상국에 남아있다. 우리가 바라보는 기준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책은 세계 국가를 소득수준에 따라 1~4단계로 구분지어 설명한다. 각 단계를 넘어섬에 따라 삶의 양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객관적인 잣대로 설명하고 있다. 보다 객관적인 세계관을 확립하기를 원하는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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