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세대』 이철승 저
『불평등의 세대』 이철승 저

 

  2010년 이후 급등한 부동산 가격, 취업난과 비정규직의 증대를 비롯한 고용의 불안정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임금 및 자산의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증대시켰다. 불평등 상황에 대한 이러한 우려는 특히 한 세대의 자원이 다음 세대로 옮겨가는 계급 재생산의 문제와 맞물려 수저계급론에 대한 대중적 공감이 커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의 불평등 문제는 실제로 심각한 수준인가? 또 그것은 과거에 비해 오늘날 더욱 심화되었는가?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이러한 불평등은 어디에서 기원한 것일까? 사회학자 이철승의 노작 <불평등의 세대>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답하고자 하는 야심찬 시도이다. 특히 이 책은 오늘날 불평등의 문제를 ‘세대’의 틀 안에서 설명하려고 시도한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저자는 가용한 통계자료들을 이용해 586세대(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대학에 다닌 현재 50대 인구집단)가 오늘날 사회경제적으로 과도하게 대표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이들이 결과적으로 임금과 직업의 안정성 등 2~30대의 기회 구조를 어떻게 뺏고 있는지 보여준다. 586세대의 이러한 점유 규모는 586세대가 젊었던 시절의 기성세대와 비교했을 때 더욱 돋보인다. 이러한 세대론적 접근을 취한다고 해서 저자가 세대 내 불평등 문제를 간과하는 것은 아니다. 책의 한 챕터는 586세대의 자산이 2~30대 자녀들에게 옮겨지는 현황을 보여줌으로써 불평등의 미래를 암시한다. 저자가 그려낸 한국 사회 불평등의 구조는 지난 수년 사이 한국에서 중요한 정치사회적 갈등의 축으로 여겨져 오고 있는 세대 간 불평등 담론과 어느 정도 일치한다는 점에서 묘한 설득력을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이러한 설명은 무척 논쟁적이다. 저자의 강한 주장은 그것을 온전히 뒷받침해줄 만한 자료로 입증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측면에서 사회학계에서 이 책이 나온 이후 반박하는 논의들이 뒤를 잇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한국사회의 불평등 문제에 대한 진지한 화두를 제시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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