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사의 위기’라는 외침은 이제 지겨울 때도 됐다. 종이 신문의 쇠락으로 인해 학보사가 위기에 처했다는 부르짖음은 인터넷이 처음 등장한 20년 전에도, 인터넷 신문사가 우후죽순 생겨나던 10년 전에도 있었다. 종이 신문을 발행하는 학보사는 ‘절체절명의 위기’라며 끊임없이 소리쳤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은 채 유유히 시간만 흘렀다.

  학보사는 그렇게 아스라이 잊히는 듯했다. 결국 학보사는 궁여지책으로 온라인이라는 대안을 찾았다. 종이신문의 전통을 유지하면서 온라인 홈페이지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보사는 발행된 종이 신문 기사를 홈페이지에도 똑같이 게재하고 있다. 심지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이하 서언회) 소속 23개 학보사 중 5곳은 온라인으로만 신문을 발행하는 이른바 ‘온라인 올인’ 전략을 선택하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학보사 는 뉴미디어부를 신설해 영상까지 제작하고 있다.

  그러나 학보사에 대한 무관심은 도무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총체적인 어려움이 들이닥쳤다. 특히 학보사에 대한 관심 하락으로 인한 ‘인력 미충원’의 문제가 가장 심각했다. 실제로 서언회 소속 학보사의 절반은 제일 심각한 문제로 인력난을 꼽았다. 게다가 어렵사리 모집된 학보사 기자들은 온갖 고초를 겪는다. 대학은 갑, 학보사는 을의 관계인 채로 학보사 기자들이 취재를 요청하기 때문이다. 취재하는 사안에 대해 알 필요 없다고 학생 기자를 홀대하거나, 온갖 변명을 대며 인터뷰를 회피하고, 민감한 사항을 학생들에게 공개할 수 없다며 거절하는 사례가 서언회 설문조사를 통해 수 없이 제기됐다. 본지 기자 또한 단 한 번의 인터뷰 기회를 놓칠세라 4시간이 넘도록 주야장천 문 앞에서 기다렸지만 말 한마디 듣지 못했던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학보사가 사안에 대해 깊게 취재할수록 대학 본부는 더 강하게 외면했다.

  역설적으로 그에 따른 학보사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대다수의 서언회 편집국장은 학보사 일을 책임감 하나로 감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책임감은 거창하고 거대한 사회적 담론이 아니다. 실질적이고 비근한 우리의 이야기이다. 본교 방역 체계에 허점이 있고, 직원들을 건물 출입 통제에 동원시킨 일방적 결정을 지적하며, 비대면 수업을 선택해 불이익이 발생한 학생들의 사례가 있음을 입증하는 보도들은 취재 기자들의 발끝에서 나왔다. 이러한 불편한 진실들을 밝혀내기 위한 취재는 학보사의 책무이자 권리이다.

  따라서 본지를 포함한 학보사는 반드시 존립해야 한다. 언론이 권력의 감시견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더 이상 교과서에나 적혀있는 고리타분한 이론이 아니다. 이는 학보사의 현실적인 존립 근거이다. 그렇기에 학보사는 살아남아야 하며, 살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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