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드니 빌뇌브 감독
'듄' 드니 빌뇌브 감독

 

  우주를 무대로 한 모험담을 담은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 <스타워즈>, <스타트랙> 등의 범우주적 세계관은 끝을 알 수 없는 우주와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미래 세계의 전투를 스크린으로 옮기며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영화 <듄>은 사실상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시초이자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에 수상한 최초의 작품이기도 하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20세기 영미권의 대표 소설로 손꼽히는 만큼 영화화가 확정되고부터 수많은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영화 <듄>이 여타 영화와 차별성을 드러내는 부분은 우주를 배경으로 하지만 봉건적인 귀족 가문의 전쟁이 주가 된다는 것이다. 분명 미래가 배경 임에도 핵이나 로봇 전쟁이 아닌 칼을 휘두르고 육탄전을 치르는 모습이 스크린에 담기며 마치 중세 전쟁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듄>을 특별하게 만드는 장치에 가깝다. 여타 우주 영화에서 보기 힘든 엄청난 스케일의 사막은 영화를 보는 내내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사막 행성 ‘아라키스’는 긴 시간 원작의 영화를 꿈꿔왔던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 손색이 없다. 방대한 서사시가 스크린에 옮겨지는 과정에서 반복되었던 시행착오 역시 영화 <콘택트>, <블레이드러너 2049>로 천재성을 입증한 드니 빌뇌브 감독의 손에서 철학적 메시지와 영상미를 모두 갖춘 작품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또한 전 우주의 왕좌에 오를 운명을 타고난 폴을 할리우드의 기대주로 자리매김한 티모시 샬라메가 연기하며 수많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었다. 영화 <듄>은 꿈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환영을 그려낸다. 완전히 각성하지 않은 폴의 꿈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미래는 그에게 두려움과 고뇌이자 동시에 수많은 가능성을 나타낸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은 대서사시의 시작으로서 폴이 운명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느리지만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빠르게 확정된 속편에서는 각성한 폴의 여정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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