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부터 10회에 걸친 창업 네비게이션 연재에서 스타트업의 성공을 위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1차년도 기고를 마무리하는 본 회에서는 스타트업의 실패를 다루고자 한다. 2021년 8월,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CB Insight는 실패한 스타트업 111개사에 대한 사후분석을 통해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12가지를 발표했다. 본 기고문은 이 내용을 바탕으로 기술하였다.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가장 큰 직접적인 이유는 가진 현금을 모두 소진하고 신규자본을 조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막대한 자금을 가진 경쟁기업들이 기업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동안 증강현실 스타트업 다크리는 일시적인 투자를 지속적인 투자로 착각했다. 다크리는 2억 5천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소진하고, AR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환경이 냉각되자 더 이상 자금을 확보할 수 없었고 결국 문을 닫았다. 두 번째 원인은 시장요구에 부응하기보다는 흥미로운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벤처붐이 일어났을 때 음성인식기술을 연구하던 모 대학교의 연구팀이 수십억 원의 투자를 받았으나 상업화를 등한시하고 기술적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다가 자금소진으로 문을 닫은 사례가 있다. 세 번째 원인은 경쟁에서 밀린 것이다. 한 아이디어가 뜨거워지거나 시장의 검증을 받게 되면 많은 경쟁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경쟁에 집착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무시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아동복 배달 서비스 맥앤미아는 1년 내 시장에 진입한 20개 이상의 다른 아동복 배달 서비스 신생기업들에 밀려 문을 닫았다. 네 번째 원인은 결함이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아리아 인사이트는 센서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개념으로 유명 투자자의 투자를 받았지만, 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실행 가능한 서비스로 바꿀 수가 없었고, 비즈니스 모델을 적절히 수익화할 수 없었다. 한편 각종 음원 스타트업 실패 원인으로도 실행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힘든 것이 지적되었다. 다섯 번째 원인은 규제 및 법이다. 킥스타터의 가장 큰 실패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 쿨러쿨러는 중국과의 무역분쟁으로 관세율이 25%나 오르자 2019년 12월 마침내 가동을 중단했다. 스마트 수하물 제조업체 블루스마트도 법적 분쟁의 희생양이 됐다.  GPS 트랙킹, 자동잠금 및 전자기기 충전 등이 장착된 블루스마트의 스마트 러기지 캐리어는 2014년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을 통해 2백만 달러를 모금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었다. 하지만, 미국의 주요 항공사들이 리튬 배터리를 수하물로 부치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리튬 배터리가 장착된 스마트 캐리어가 주력 제품인 블루스마트는 비즈니스에 어려움을 겪던 중 2018년 결국 폐업하기로 결정했다. 여섯 번째 원인은 가격 및 비용이다. 비용을 충당할 만큼 높으면서도 고객을 끌어들일 만큼 낮은 제품 가격을 매기는 것이 어려워 문 닫은 사례가 15%에 달했다. 일곱 번째 원인은 회사가 주요 직원을 고용하지 못한 것이다. 실패의 이유로 “처음부터 CTO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탄하거나 “비즈니스적인 측면을 사랑하는 창업자”였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밖에도 잘못된 제품 타이밍, 낮은 품질, 팀 또는 투자자와의 불화도 실패 원인으로 선정되었다. 특히 공동 창업자 간의 불화는 치명적이다. 또한 잘못된 피봇(사업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전환)이나 창업가의 탈진과 열정의 소멸도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진행되어 온 창업네비게이션의 성공 가이드를 제대로 실행에 옮기더라도 이번 회에서 언급한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창업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서 조심해야 할 것이다.  2022년 봄학기부터 더욱 알찬 내용으로 창업 네비게이션 코너를 스타트업 지식의 보고로 만들 것을 약속하며 2021년도 연재를 마무리한다. 
 

출처: CB Insights(2021) The Top Reasons Why Startups Fail, Aug. 3.
출처: CB Insights(2021) The Top Reasons Why Startups Fail, Aug.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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