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안팎으로 소란스러웠던 2021년. 1년 동안 정보사회학과의 학생회장을 맡았다. 원래라면 복학한 고학번이기에 조용히 학교를 다녔을 테지만, 학생회를 하게 되면서 20학번, 21학번 친구들과도 어울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물론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나 자신을 의심하며 자책하고, 혼자 우울에 빠졌다. 학생회장을 한다고 14학번 형이 술을 사주면서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크든 작든 목표를 세우지 않으면 언젠가 너 스스로 무너질 거다.”

  최근 본 글이다. ‘노력과 헛고생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일까? 행동만 열심히 하면서 몸을 혹사 시키는 건 노력이 아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애를 쓰는 것이 노력이다. 몸을 쓰는 행동만큼이나 이를 뒷받침하는 마음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노력하고 있는가? 마음을 다 쓰고 있는가? 작년, 학생회장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학과나 학생회에 큰 뜻이 없으면서 그저 비상대책위원회를 막기 위해 선거에 나왔다. 아무 목적이나 목표가 없었기에 눈앞에 닥친 일들만 처리하기에 급급했다. 가끔 몇 시간씩 일하고 이 정도면 충분히 노력했지라는 합리화와 함께 재정비 시간을 갖는 것. 마음도 목적도 없는 저 행동들에는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 힘든 일이 있다고 더 바쁘게 굴러야지 하면서 몸만 고생시키는 건 노력도 아니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주변에 열심히 사는 사람들, 목표를 세우고 자신의 길을 달리는 사람들은 빛이 난다. 보고 있기만 해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기며 동기부여가 되곤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 때문인지, 학번이 바뀌면서 분위기도 달라진 건지 새내기 때부터 진로에 대한 걱정과 함께 대외 활동이나 복수 전공을 준비하는 20, 21학번 친구들을 봐왔다. 솔직히 말하면 부러웠다. 나는 아직도 목적과 목표가 없이 그저 살아가고 있기에.

  자신이 좇는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그 대가로 무언가를 포기하기도 한다. 인간관계나 돈이나 건강이나 여가나. 하루라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같으니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것을 다 챙길 수 있는 사람이 소위 말하는 천재 아닐까. 그러나 사람의 욕심은 무한한데 목적과 목표의 끝이 존재는 할까?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이상, 끝은 없을 거다. 주변의 케이스 대부분은 인간관계부터 포기를 하더라. 완벽한 사람은 없기에 사람은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다. 노력의 끝에 도달했을 때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그래도 행복할 수 있을까.

  오롯이 서기 위해 혼자일 필요는 없다. 좋은 결과만 있지는 않겠지만, 나를 포함한 숭실대학교의 모든 학우분들이 ‘노력’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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