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필리핀 해외봉사단이 3기를 맞이한다. 15명의 단원과 IT봉사단 2팀이 내년 1월 4일부터 11박 12일로 필리핀 산마르셀리노 필리마을을 방문할 예정이다. 벌써 봉사단 3기를 이끌어갈 팀장이 뽑혔고 몇 차례 모임도 가졌다. 이제 본격적인 동계 해외봉사 준비가 시작된 것이다. 3기는 1기보다 수월하게, 2기보다 효과적으로 해외봉사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지닐 수 밖에 없다. 지난 해외봉사의 아쉬웠던 점을 돌이켜보고 3기의 내실을 다져보자.                     편집자



필리핀 해외봉사단 1기의 활동은 교실내장시설 건설과 건물 페인트칠 등의 노력봉사 위주였다. 컴퓨터 교육도 진행됐으나, 필리마을은 컴퓨터 자체가 보급되지 않은 곳이라 기초교육과 컴퓨터 설치까지가 한계였다.

또한 현지 주민들이 한국 대학생을 처음 접한 터라 마음을 쉽게 열지 않아 모든 활동이 쉽지 않았다. 함께 할 때 더욱 의미가 있는 문화공연 또한 우리만의 행사라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1기 팀은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마을 학생들과 농구시합도 하고 현지주민들과 되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 했다. 마을청소도 빼놓지 않았다.

그런 1기 팀의 노력 끝에 현지 주민들은진실된 마음으로 우리가 그곳을 찾았다는 것을 알아주었다. 이는 1기 팀이 얻어낸 최고의 성과였다. 이에 필리핀 해외봉사단 1기 성지훈(기계ㆍ3)군은 “마을주민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며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할 때 즈음 한국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회상했다.


필리핀 해외봉사단 2기는 1기들의 노력 덕분에 마을 사람들의 큰 환영을 받으며 도착했다. 이미 현지 주민들이 우리학교 봉사단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어 봉사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수월했다.

밤늦은 시간에는 봉사단의 숙소 주변을 순찰하고, 현지 주민들도 먹기 힘든 음식들을 식사 때마다 내놓는 등 그 모습들은 오히려 우리를 감동시키기도 했다. 현지 주민들의 지원에 힘입어 건물신축, 페인트 칠, 문화공연 등 대부분의 활동들이 순탄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었다. 1기 팀이 방문해 설치하고 간 컴퓨터들이 1년 새 많이 훼손되고 고장난 것이다. 2기의 컴퓨터 교육팀은 컴퓨터 교육에 앞서 기존의 컴퓨터를 수리하는데 더 신경 쓸 수 밖에 없었다. 2기가 다녀간 뒤에도 문제는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교육봉사가 형식적인데 그치고 말았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우리학교 봉사계는 이번 해외봉사활동의 중점을 교육봉사에 두려 한다. 기존에 진행되어온 물질적인 봉사는 일시적이라는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현지 주민들의 사고를 확장시키고 기술을 전수해 자생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해외봉사활동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이와 더불어 해외봉사단의 내부 운영을 원활히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봉사단 2기 팀장 장원영(경영ㆍ4)군은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 구성됐기 때문에 팀 분위기를 일체화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전했다. 봉사단 팀원들은 학과와 학년이 다를 뿐 아니라 군대를 다녀왔는지에 따라서도 다르고 남학생과 여학생간의 차이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봉사단은 군대를 다녀온 학생들이 위주가 돼 마치 군대식으로 팀을 이끄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강압적이고 답답한 팀 분위기를 만들 수 있고, 팀원 간에 위화감을 조성해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 해외로 떠나기 전 봉사단의 여학생들은 강압적인 준비일정에 힘들어하고 때로는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현재 준비중인 필리핀 해외봉사단 3기는 필리마을에 상수도와 저수로를 건설할 계획이고 컴퓨터와 같은 기존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정보문화진흥원에서 지원받아 전문적인 IT봉사단 두 팀을 합류시켰다.

산마르셀리노 필리 마을의 세 번 째 방문. 이번 봉사단이 지난 팀들보다 한층 성장된 모습으로 더 좋은 결과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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