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란 단어가 세인들에게 익숙해진 지 몇 해가 지났지만 여전히 한 사건에 대해 사실이 아닌 여러 다른 이야기들에 현혹되거나 진실인 양 믿는 사람들을 여전히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신이 옳다고 여기거나 자신이 듣고 싶고 믿고 싶은 말만 선택해서 판단해 버리는 태도, 어떤 가설이 있을 때 그것이 맞다는 증거를 찾는데 몰입하는 확증편향에 빠진 이들의 숫자가 줄지 않는 것은 그만큼 이해관계가 강하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이 생각하는 바와 일치하는 정보는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반면에 아무리 객관적인 자료를 동반한 증거를 접하더라도 애써 무시하거나 왜곡하는데 이는 인지적 편향과 맹점이 우리 안에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사실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는 것은 당사자나 주변인들이 각기 다른 입장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불가피하겠지만 그로 인해 발생할 피해에 대해서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더욱이 자신이 가진 잣대로만 해석하거나 자신의 입장에서만 특정 사건을 받아들인다면 자신과 다른 입장을 가진 이들과 소통이 이뤄질 리 만무하다. 결과가 있으면 반드시 원인이 있다는 것은 다 알고 있지만 우리는 흔히 결과에만 신경 쓸 뿐 그 결과가 어떤 경로나 과정을 거쳐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있지도 않은 허구가 진짜인 양 퍼지며 가짜뉴스나 음모론이 난무하기 십상인데 이는 집단의 건강함을 해치고 서로에 대한 불신만 조장해서 흔히 말하는 편 가르기를 하게 되어 구성원들의 단합이나 화합을 해치기에 반드시 타파해야 한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제한된 정보에 의존하여 자신의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경향이 있고 개인적 혹은 집단적 이익 때문에 의도적으로 특정 사안을 왜곡시키거나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다. 어떤 사실이 있다면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 입장만 옳고 상대는 그르다는 태도는 서로에게 적개심만 불러일으킬 뿐이며 안으로부터 무너지기 마련이다. 내 주장이나 신념이라는 눈가리개를 풀고 사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상대의 입장에서 이해할 때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지만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는 그런 상식을 무시하고 점점 더 강퍅해졌다. 지성인들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모인 대학이라는 집단 역시 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모두 자기만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성인들이라면 내 신념과 반대되는 입장을 인정하거나 찾아 나서는 성숙하고 열린 자세로 사실을 대해야 한다. 그럴 때 거짓이 없는 사실인 진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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