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가 전교생의 약 10% 비율로 학생자문단을 모집하여 학생과 관련된 정책을 세우고 시행할 때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키로 했다는 결정은 학생들의 만족도를 제고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학생들과의 소통 창구를 다양화한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총학생회라는 학생들의 공식 자치기구가 있는 상황에서 다른 창구를 만들어야 하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고 자문단의 역할과 기능에 있어 총학생회와 겹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하나의 소통 창구보다는 다수의 언로가 보다 더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특히 학생들을 위해 새 정책이나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기존의 정책이나 프로그램에서 보완하거나 유지시켜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책의 실수요자인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반영하는 것이 가장 기본인 만큼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각양각색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학생과 관련된 각종 정책이나 사안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때 전체 학생들에게 이메일이나 문자 등을 이용했지만 응답률이 저조하여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학생자문단은 이런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준다. 각 단과대학에서 일정 비율로 선발하고 남녀의 성비도 엇비슷하게 맞추면 ‘보통 학생들’에 가깝게 구성될 개연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학생들을 위한 정책에 대해 이들 ‘보통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학교본부가 알게 되어 보다 더 학생 친화적인 여러 정책이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시행할 수 있게 된다. 처음으로 시도하는 제도인 만큼 운영하면서 여러 시행착오가 나오긴 하겠지만 보완하고 개선하면 학교와 학생 모두에게 이로운 제도가 될 것이다. 당장은 본교에서 시행하는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역할에 그치겠지만 이를 잘 활용하여 학생들의 복지와 관련된 사안에서부터 학생들의 교육과 직접 관계되는 교과과정편성이나 기타 학사관련 정책 등에 이르기까지 그 기능과 역할을 확대한다면 진정으로 학생이 만족하는 대학이 될 것이며 학생들의 애교심과 자부심 또한 높아질 것이다.

  관건은 학생들의 참여와 범위를 어떻게 정하는가이다. 이미 각종 학과나 학교 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학생들이 자신과 관련된 학교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의견을 피력할 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을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 또한 본부로서도 학생들의 의견을 어디까지 정책에 반영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 교육기관의 가장 큰 임무이자 기능은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시키는 것이며 모든 정책 방향은 이 목적에 맞춰야 한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책에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고 학생들을 학생답게 교육하고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로 양성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사안에 따라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할 수도 있고 참고만 할 수 있기에 본부가 운영의 묘를 잘 살려야 한다. 또한 자문단에 참여하는 표본 학생들이 다양한 성향으로 구성되어 말 그대로 ‘평균적인 학생’ 집단이 되고 고인 물이 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개선책을 모색하고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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