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 용의 출현」김한민 감독
「한산: 용의 출현」김한민 감독

  영화 <명량>으로 1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 영화 관객수 1위를 수성하고 있는 김한민 감독이 이순신 3부작의 두 번째 시리즈인 영화 <한산: 용의 출현>으로 돌아왔다. 
  1부의 압도적인 성공만큼이나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전기를 스크린에 옮긴다고 하는 것은 막대한 중압감이 따르기 마련이다. 
영화 <한산:용의 출현>의 김한민 감독은 전작 <명량>의 아쉬움을 보완하면서도 이순신 장군의 지략과 거북선의 위대함을 가감없이 선보이고 있다. 이 영화가 전작, 그리고 여타 전쟁 영화와 차별성을 지니는 지점은 그저 관람객의 애국심만을 고취시키기 위해 총칼과 눈물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영화속 박해일이 분한 이순신 장군은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 의(義)와 불의(不義)의 전쟁 속 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어내는 장군의 전략은 바다 위에 세우고자 했던 성을 마음속에도 굳건하게 세우는 것에 있다. 그렇기에 영화는 역사에 남을 대승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두 장군의 지략에 많은 공을 들인다. 영화의 초,중반부는 전투가 난무하기보다 마치 첩보물을 연상시킬만큼 정보 싸움에 한창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영화의 상당 부분이 일본군 시점에서 전개 된다. 일본의 협판안치 와키자카(변요한)가 끊임없이 이순신을 견제하고, 거북선에 맞설 전략을 구상하는 모습은 여타 왜군을 나약하게 그렸던 영화들과는 차이가 있다. 
  이 촘촘한 빌드업은 영화의 후반부, 위기의 순간에 등장한 거북선과 이순신 장군의 지략을 더 위대하게 만들며 역사가 곧 스포일러임에도 긴장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성공 전략이 된다. 나아가 영화는 <명량>과 달리 해전 전체를 CG로 구현해 내며 명량 이후 8년 간의 시간동안 한국 영화의 기술력이 얼마나 큰 발전을 이룩해 냈는 지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압도적인 사운드. 전쟁 영화 특유의 고질병인 대사 문제를 자막으로 극복하며 영화는 3부작의 마지막인 <노량>을 향해 성공적인 활시위를 당기고, 기다림의 가치를 증명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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