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인 2012년 11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차트 2위를 달성했다는 뉴스가 대서특필됐다. 동시에 강남스타일은 유튜브 최고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한국 가요계의 역사를 바꿔 놓았다. 하지만, 당시 대중은 이것이 ‘한국 음악’의 힘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가사가 사람들을 일회성으로 끌어 모았다는 의견에 입을 모았다.

  하지만 2023년인 지금 ‘방탄소년단’은 일곱 차례 빌보드 정상을 차지했고, 한국의 무명 걸그룹인 ‘피프티피프티’는 한국 음원 차트보다 빌보드 차트에 먼저 입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2022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 top10에 8팀의 K-POP 가수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이는 K-POP이 세계의 앨범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2022년, 한국 가수의 앨범 판매량은 8천만장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 30% 상승한 수치며, 미국 내 앨범 판매량이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30% 이상 감소한 것과 완전히 대비된다.

  세계의 흐름과 상반되는 K-POP의 앨범 판매량은 어떤 전략으로부터 나온 걸까? 이는 앨범이 앨범의 가치를 잃으면서 시작되었다. 현재 K-POP 가수의 앨범은 CD, 포토북, 포토카드로 구성돼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폭발적인 앨범 판매량의 원인은 이 포토카드로부터 시작됐다. 포토카드는 앨범 내에 ‘랜덤적으로’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멤버가 9명이면, 앨범 한 개에는 9명의 포토카드 중에 1개, 혹은 2개 정도 들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서는, 무한정으로 앨범을 사야 할 수도 있다.

  심지어, 팬 사인회를 가기 위해서는 수십, 수백 개 이상의 앨범을 구입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국내 최고 인기 그룹인 방탄소년단의 팬 사인회에 가기 위해서는 200장 이상, 500만원을 써도 당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기획사의 상술은, 이미 효과적으로 시장 판매량에 반영되고 있다. 

  물론 요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디지털 앨범 등, 다양한 방식의 앨범이 새로 출현하고 있다. 키트 앨범은 포토카드를 전 멤버 대상으로 증정하고, CD 대신 음원을 QR코드 형식으로 지원한다. 가장 큰 문제는, 디지털 앨범은 앨범 판매량에 집계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현실이다. 특히, 빌보드 차트는 디지털 기반 앨범을 반영해 주지 않고 있다. 한국 가수의 앨범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를 보완할 요소가 필요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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