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손 감독

  픽사의 27번째 영화 <엘리멘탈>이 600만 관객 수를 돌파하며 영화 <겨울왕국2>(2019) 이후 600만 관객 수를 돌파한 최초의 애니메이션에 등극했다. 불, 물, 공기, 흙 등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4원소를 의인화한 <엘리멘탈>의 배경은 그들이 공존하고 있는 도시 ‘엘리멘트’다. 불 종족 앰버는 도시 외곽에 자리한 부모의 상점을 물려받으려는 사회 소수자 중 하나이다. 불 종족은 물을 증발시키고 나무를 불태울 수 있다는 이유로 사회의 비주류로 자리하고 있다. 또 다른 주인공 물의 종족 웨이드는 상류층 가정에서 자란 시청 공무원이다.

  영화는 한국계 이민 가정 2세대인 피터 손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담고 있기에 여주인공 앰버가 필연적으로 겪어야만 하는 차별과 적대감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그렇기에 폭포수가 쏟아지고 운하가 대중교통인 이 엘리멘트 시티에서 정반대의 두 주인공이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타인을 사랑하는 것이야 말로 그 사람의 본질과 근원을 이해하는 것과 같음을 피력한다. 영화는 서로 다른 개개인의 사랑과 화합을 표현해 내며, 동시에 진정한 가족의 의미 또한 되새기게 만들어 준다. 아버지가 평생을 다해 지켜온 파이어 타운을 이어야 한다는 일방적인 의무감에 시달리는 앰버의 모습은 이민자 2세가 겪어야 할 통과의례처럼 그려진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이 일방적인 화살표는 서로를 향한 사랑의 방식으로 변모한다. 앰버에게 한없이 사랑을 표현만 웨이드의 구애도 결국 앰버의 마음을 두드리고, 사랑이라는 새로운 화학 반응을 이루어낸다.

  또한, 앰버도 아버지에게 본심을 표현하고, 부모님의 꿈이 파이어 타운이 아닌 앰버 자신이었음을 알게 되며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게 된다. 불의 따뜻함과 물의 부드러움은 섞일 수 없는 것이 아닌 공존할 수 있는 다양성이며 부모와 자식 간에도 나와 너를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은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영화 <엘리멘탈>은 서로 다른 존재의 다양성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듬고 있는 작품이다. 이 시선이야 말로 영화 <엘리멘탈>을 성공궤도로 이끌고 있는 원동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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