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탄연합 “혐오 발화의 기회를 주는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비판”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혐오를 용인한다는 지적은 단편적 비판”

  지난 5일(목)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본교 한경직기념관 대예배실에서 ‘대한민국 정치와 미래세대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 전 대표의 강연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학생은 이 전 대표를 초청한 정치외교학과 학생회를 규탄하며 학내에 대자보를 부착하고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5일(목) 본교 백마상 앞에서 열린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강연 초청 규탄 시위에 참가한 한 참가자가 발언하고 있다.
지난 5일(목) 본교 백마상 앞에서 열린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강연 초청 규탄 시위에 참가한 한 참가자가 발언하고 있다.

  이 전 대표 반대 행동에 나선 ‘이준석의 학내 초청 강연을 강력규탄하는 숭실대학생연합(이하 규탄연합)’은 “이준석은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등 소수자 비난을 일삼고 혐오 정치를 이용하는 정치인”이라며 “혐오 발화의 기회를 주는 정치외교학과 학생회를 비판한다”고 밝혔다. 규탄연합은 이 전 대표가 지난해 본교 토크콘서트에서 ‘여성가족부에서 슬로건화되는 것들이 굉장히 (여성들이 겪는) 그 범죄를 극단화시켜서… 여성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그런 쪽으로 많이 흘러가게 된다’는 혐오성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본교 정치외교학과 임선우(정치외교·22) 학생회장은 규탄연합의 비판에 유감을 표했다. 임 학생회장은 “혐오 정치에 편승하지 않는다”며 “초청 강연을 주최한다는 이유로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및 본교 학생 사회가 혐오 정치를 용인한다는 것은 단편적인 비판”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목) 본교 한경직기념관 대예배실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지난 5일(목) 본교 한경직기념관 대예배실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임 학생회장은 이 전 대표를 초청한 이유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소속이 아닌 국회의원을 초청하려고 했으나 지난 9월부터 국회 정기회 일정 등으로 어려웠다”며 “결국 요청에 응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초청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규탄연합에게 강연에 참가해 토론할 것을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공회대 인권위원회>라는 곳과 <숭실대 여성주의 활동팀 적토마>라는 곳이 강연에 오시면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이준석을 혼내줄 기회를 마련해 놓겠다’는 글과 함께 ‘초대장’을 직접 그려 게시했다.

  그러나 규탄연합은 강연에 참석하지 않았다. 규탄연합은 “주최 측에서 정식 패널로 섭외한 것이 아니며 사전에 고지받은 것도 없었기 때문에 공식적인 토론 제안보단 조롱과 비방을 위한 초대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이 전 대표가 마이크를 쥐고 있고, 그를 보려고 참여한 학생으로 이뤄진 편향된 공간에서의 토론은 평등한 토론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미 이 전 대표의 페이스북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좌표’를 찍고 악성 댓글을 남기는 세력도 있었기에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혐오 세력에 노출되는 것은 구성원의 안전을 담보로 진행하게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규탄연합은 “이 전 대표를 초청한 정치외교학과 학생회가 규탄 대상이지 이 전 대표 개인과 토론하고자 규탄 행동을 준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굳이 받아들일 필요성을 못 느꼈다”며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본교 학생뿐만 아니라 타 학교의 단체에서도 규탄 행동이 이어졌다. △성공회대 인권위원회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 동아리 △중앙대 여성주의 교지편집위원회 △서울지역대학 인권 연합 동아리 등 여러 인권 관련 단체가 연대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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