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화) 본교 한경직기념관 대예배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의 강연이 진행됐다. 이에 ‘이준석의 학내 초청 강연을 강력규탄하는 숭실대학생연합(이하 규탄연합)’은 “이 전 대표가 혐오 발언을 일삼는 혐오 정치인”이라며 “이 전 대표를 초청한 정치외교학과 학생회를 규탄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학생은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혼자 화내고 악쓴다’, ‘이준석 이름값에 탑승해서 인지도 높이려고 하는 것 아니냐’ 등 규탄연합을 향해 비판을 제기했다. 이는 올바른 대화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헌법으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다. 일정 단체의 발언이 본인의 사상과 다를지언정 그들의 생각과 주장은 존중받아야 한다. 익명성에 기대 명확한 근거 없이 누군가의 발언 기회를 제약하고 발언의 진의를 왜곡하는 것이야말로 ‘혐오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개개인은 분야를 막론하고 자신의 성향과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 있다. 그러나 최근 사회에는 △젠더 갈등 △지역 갈등 △세대 갈등 등 자신과 의견이나 조건이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본인의 의견을 관철하려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이분법적인 사고는 사회 양극화를 이끌어 낸다. 양극화는 결국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지 못하고 개개인의 갈등에 머무르게 할 것이다.

  양극화된 우리 사회는 진정한 의사소통을 이끌 수 없다. 의사소통의 사전적 정의는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뜻이 서로 통함’으로 의견과 감정 교환을 통해 공통 이해를 도모하는 행위다. 그러나 현재의 의사소통은 서로를 비난하기에 급급한 형세다. 진정한 사회 통합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타인의 의견에도 귀 기울이는 성숙한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본인이 반대하는 인사의 강연을 방해하기 위해 포스터를 찢는 등의 과격 행위도 지양해야 할 것이다.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기득권 세력의 유명 명사로 강연을 오는 누군가는 자신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해당 발언자를 조롱의 대상으로 만들고 자신의 지지자에게 제물로 바쳤다. 강연을 진정한 토론의 장으로 만들고 싶었다면 자신을 비판하는 세력이라도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성숙한 정치인으로서 공평하고 제대로 된 발언의 기회를 마련했어야 할 것이다.

  대학 사회는 다양한 의견이 존중되고 건강한 토론을 나눌 때 그 가치가 발한다. 사회가 지나치게 갈라져 본인과 의견이 다른 사람에게 명확한 근거 없이 비난한다면 대학 사회의 본질이 퇴색할 것이다. ‘혐오 발언’을 자신의 원동력으로 삼는 행위는 참된 지성인과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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