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4일(월) 고려대 서울캠퍼스에 ‘우리는 입장객입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부착됐다. 이는 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장단 및 일반 대학원 총학생회장단(이하 세종캠퍼스 총학)에 의해 작성됐다. 해당 대자보에는 서울캠퍼스로부터 불합리한 차별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대신문에 따르면 고려대 내 갈등은 지난 5월 고려대 응원제인 ‘입실렌티’에서 시작됐다.

  입실렌티는 고려대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대학 축제다. 지난 5월 7일(일) 행사 준비 과정에서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세종캠퍼스 학생들을 ‘학우’가 아닌 ‘입장객’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행사 자리 배치에 있어서 세종캠퍼스 총학에게 통보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 밝혔다. 규탄 대자보에 따르면 세종캠퍼스 총학은 “공식적인 회의 자리에서 세종캠퍼스 학우들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차별은 지난 8월 13일(일) 고연전 좌석 배정을 위한 회의에서 발생했다. 당일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올라온 세종캠퍼스 대표자들에게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의결권을 인정해 주지 않았던 것이다. 세종캠퍼스 총학은 규탄 대자보에 “입실렌티부터 고연전까지 그럴듯한 이유와 길고 긴 토의로 포장해도 ‘세종은 서울 다음’이라는 보이지 않은 담합을 숨길 수 없었다”고 작성했다.

  이어 지난 9월 고연전이 진행됨에 따라 각 분교 캠퍼스를 향한 비하와 멸시의 발언이 오갔다. 지난 9월 6일(수) 연세대 신촌캠퍼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원세대, 조려대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너네도 같은 학교 아닌 거 알잖아”, “재수, 삼수 반수 해서 오는 애들은 호구냐”라고 비난했다. ‘원세대’와 ‘조려대’라는 표현은 각 연세대와 고려대의 분교를 부르는 멸칭으로, 강원도 원주시에 있는 연세대 미래캠퍼스와 세종시 조치원읍에 있는 고려대 세종캠퍼스를 뜻한다. 

  한편, 학사제도를 통한 캠퍼스 간의 교류도 갈등으로 이어졌다. 분교에서는 소속 변경과 복수전공 신청을 통해 본교에서 수업을 듣고 본교 졸업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본교 학생들은 입학 성적이 다른 대학과 같은 수업 및 졸업장을 받는 것이 정당하냐는 의견이다. 소속 변경 제도는 분교 캠퍼스에서 높은 학점을 가진 학생이 본교 캠퍼스로 소속을 변경하는 제도다. 분교에서의 학점도 본교로 이전돼 기존 본교 캠퍼스 재학생의 석차가 밀리는 사례가 있다. 본교 학생들이 소속 변경 학생을 반기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 이유다.

  본교 캠퍼스의 소속 변경 등은 분교 캠퍼스의 대표적인 홍보 수단이다. 상대적으로 입학 성적이 낮은 분교 캠퍼스에서 성적이 높으면 본교 캠퍼스로 이전할 수 있고 높은 석차와 함께 본교 캠퍼스 명의의 졸업 증명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학생이 분교를 선택하기도 한다. 연세대 신촌캠퍼스 재학생 A 씨는 “본교와 분교 간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고 또 본교 캠퍼스 학생에게 역차별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친 비하가 아닌 건전한 비판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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