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23년도 8월경 육군사관학교의 독립유공자 흉상 철거에 관한 논란이 있었다. 논란의 철거 대상이 된 흉상은 박승환, 이회영, 홍범도, 김좌진, 지청천 5인이다. 이 5명의 독립운동가는 모두가 잘 알다시피 일제에 맞서 조선의 독립을 위해 노력한 위인이다.

  박승환 참령은 대한 제국 시위대 대대장으로서 대한 제국 군대가 해산되자 자결하여 남대문전투와 정미의병의 시발점이 됐다. 이회영 선생께서는 신민회의 결성에 참여하셨으며, 경술국치 이후 조선에 있는 전 재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넘어가 신흥무관학교를 세우셨다. 홍범도 장군께서는 대한독립군의 총사령관으로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에 참여하셨고, 김좌진 장군께서는 북로군정서를 만들고 청산리전투를 지휘하셨다. 이외에도 대전자령 전투와 쌍성보 전투를 이끌고 한국광복군의 총사령관인 지청천 장군도 있다.

  이렇듯 5명의 위인의 이력을 한 문장으로만 나열해도 정미의병, 신민회, 신흥무관학교, 봉오동전투, 청산리전투, 대전자령 전투 등 우리가 어렸을 때 역사를 배우면서 한 번 씩은 들어 봤던 항일 투쟁이며 후손들이 길이길이 기억해야 할 큰 업적을 남기신 위인이다.

  이 흉상 철거에 대해 육군사관학교는 과거 국정 감사 중 “홍범도는 자유시 참변에서 독립군의 씨가 마르는 데 주역이었다. 소련군이 된 이분을 왜 굳이 흉상을 세우고 육사에 만들고 한지 모르겠다.”라는 취지의 지적을 들었고 이 지적을 들은 육군사관학교는 홍범도 장군을 포함한 다른 독립운동가들의 흉상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이 발언과 이를 지적사항으로 육군사관학교가 흉상 철거 결정을 내린 이후로 논란은 대한민국 사회에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자유시 참변은 우리 모두가 역사에서 배웠듯이 홍범도 장군이 주도한 것도 아니며 홍범도 장군은 자유시 참변 당시에 그 현장에 있지도 않았다. 물론 자유시 참변이 독립운동사에서 매우 안타까운 비극은 맞을지 몰라도 역사를 왜곡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자유시 참변이 냉정하게 놓고 보면 공산주의 계열을 띤 독립운동 세력과 민족주의 계열의 독립운동 세력이 부딪치고 소련 적군이 그 원인을 제공한 것은 맞다. 서로 간의 의견이 맞고 타협만 잘 됐더라면 무장 해제를 하라는 소련 사회주의 세력의 요청에 대항을 하거나 소련과 협정을 하여 이런 참변은 없었을 수도 있다. 이후, 홍범도 장군은 독립운동에 회의감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하지는 못했고,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해 현 카자흐스탄에서 쓸쓸하게 생애를 마감한다.

  현재 홍범도 장군의 흉상에 대해서는 논란이 아직도 진행 중이고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이전할지 말지에 대해서는 잠정적 결정만 있을 뿐 실행된 것은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국정 감사에서 홍범도 장군의 업적과 생애에 대해서 있지도 않은 사실을 왜곡하고 그 역사적 의의를 훼손하는 등 그릇된 역사 의식을 가지고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고 역사적으로 큰 업적을 남긴 사람들에게는 그에 맞는 대우를 하는 정치인이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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