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태양은 하얗게 빛나고 있고 난 아무도 없는 텅 빈 거리에 혼자 있지. 절대 틀릴 수 없는 시계는 자정을 가리키고 있어. 그렇다면 지금은 낮일까? 밤일까?’ 

  그걸 결정하는 게 정보입니다. 그 순간 자고 있는 누군가를 봤다면 지금은 밤이 되겠죠. 바쁘게 일하고 있는 사무실을 발견했다면 낮이라고 믿을 겁니다. 어떤 것을 보았고 어떤 것을 믿는지에 따라 정답이 달라집니다. 

  이번에 진행이 된 2024년 학생회 정기 선거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수많은 정보들이 있었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면 보았던 것들만 여러분들에게는 정답이 됩니다. 나쁜 정보들만 보았다면 나쁜 정보가 사실이 될 거예요. 좋은 정보들만 보았다면 좋은 정보가 사실이 되겠지요. “저 사람은 믿어도 될까? 저게 정말 옳은 일인가? 주변에서 나쁘다고 하는데 그게 맞겠지?” 하는 등 결정의 순간에 있어서 여러분들은 어떤 걸 보고 어떤 판단을 내리셨나요? 

  판단을 하기 위해 보이는 일들에 있어서 어떤 때에는 나에게 피해가 없는 그런 일들, 어떤 때에는 나와 연관되는 일들, 어떤 때에는 내가 책임져야 하는 일들이 생겨납니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일들은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디까지 노력을 했는지 그게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였는지도 중요합니다. 결국 평가자 입장에서 보이는 건 과정이 아니라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나와 연관이 되어 있거나 나에게 피해가 없는 일들은 잘 보이지 않는 모습들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앞에서는 누구나 잘 보이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뒤에서 저 사람이 나에게 험담하고 있는지, 칭찬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왜 저러한 판단을 했는지 알 수 있겠지요. 이는 그 사람과 가까워질수록 이런 모습들을 더 많이 보게 됩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결과만 보고 과정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결과가 좋게 보인다면 과정에서의 생겨난 문제점들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직접 과정을 들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만큼 경험이 있어야 조금이라도 보이기 때문입니다. 

  대학은 학문의 전당입니다.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학과, 동아리, 대회 등등 학업뿐만 아니라 대학교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라면 최대한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경험한 활동들이, 배웠던 것들이 앞으로의 선택과 판단을 조금 더 선명하게 해 줄 것입니다. 

  2023년 선거에서 뽑히기 전에 보았던 사람들이 이제 임기의 끝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게 보이셨나요? 뽑히기 전에 알고 있던 내용들, 기대했던 것들이 지금도 동일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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