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팅 감독

  사랑스러운 꼬마 곰의 모험을 담은 영화 <패딩턴>(2014)으로 동화 속 캐릭터를 완벽하게 실사화한 폴 팅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며 영화 <웡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2005년 작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팀 버튼 감독과 조니 뎁이 보여준 아름다우면서도 광기어린 초콜릿 공장과 달리 폴 팅 감독과 티모시 살라메가 그리는 초콜릿 공장은 훨씬 더 달콤하다. 성공작의 프리퀄이라는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영화 <웡카>는 가진 것은 꿈뿐이었던 마법사이자 초콜릿 메이커 웡카(티모시 살라메)가 초콜릿 공장을 설립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한 편의 달콤한 판타지 뮤지컬 영화로 탄생시켰다.

  웡카는 꿈에 관한 영화다. 수많은 장애물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웡카와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을 그리며 긍정적이고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동시에 아름다운 미장센과 리듬감 넘치는 뮤지컬 시퀀스를 통해 잠시 꿈을 잊고 살았던 이들도 달콤한 초콜릿을 입안에 넣은 것처럼 기분 좋은 오감을 만끽할 수 있게 도와준다. 꿈과 함께 영화는 사람과의 연대를 중시한다. 꿈이라는 구심점을 가지고 웡카의 주변에 모인 인물들은 웡카와 함께 성장한다. 영화 초반에 웡카는 달콤 백화점에 자신만의 초콜릿 가게를 여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단돈 12 소버린(극중 화폐 단위)이 그의 재산 전부다. 게다가 낡은 여인숙에서 스크러빗 부인(올리비아 콜맨)과 블리처(톰 데이비스)의 악행으로 갚아야 할 숙박비가 눈 더미처럼 불어난다. 밤마다 초콜릿을 훔쳐 가는 작은 도둑 움파 룸파(휴 그랜트)와 초콜릿을 만드는데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웡카를 견제하는 큰 손까지 등장하지만 그럼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웡카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려움 속에서도 웡카를 돕는 고아 ‘누들’과 여인숙에서 착취 당하고 있는 조력자들의 도움은 행복과 꿈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 준다. 실제 촬영을 위해 수천 개의 디저트가 쓰인 만큼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화려하고 독특한 영상미는 자칫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는 줄거리를 완성해 주는 마법처럼 작용한다.
김은지(문예창작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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