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분당선은 수원과 인천을 이어주는 노선인 수인선과 분당과 서울 강남권과 왕십리를 이어주는 분당선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생긴 노선이다. 분당선 구간은 성남의 분당신도시와 서울 강남권 지역을 직결로 이어주는 광역철도의 목적으로 설계된 노선이었다. 다만, 분당선이 건설된 후 분당선의 목적이 무색하게 서울 운행 구간인 왕십리-선릉 구간의 수요가 가장 많다. 분당에서 서울로 가려는 수요는 분당선이 아닌 신분당선이나 광역버스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신분당선처럼 분당과 서울을 거의 일자로 연결해 주는 노선의 형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분당선 노선도를 보면 수서역과 개포동을 돌아서 서울로 향하는 형태로 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강남구 개포동에만 구룡역, 개포동역, 대모산입구역 총 3개의 역이 있다. 이 3개의 역 간 거리는 600~800m로 짧다. 출발과 정차를 반복하기에 운행 소요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건설하기 전 당시 분당선 계획을 보면 강남구 개포동에는 대모산입구역만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와 개포동 주민들이 역 추가 신설을 요구함에 따라 개포 1동과 개포 2동에 각 구룡역과 개포동역을 신설했다. 개통 이후에는 인근에 위치한 3호선으로 인해 수요가 분산되고 역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해당 역의 일평균 이용객은 3천 명대에 그쳤다. 서울에 위치한 역 중 수요가 가장 낮은 역으로 전락하게 된다.

  용인시와 수원시로 이어지는 오리역과 수원역 간 구간에서도 노선 경유에 대한 갈등이 개통 직전까지 지속됐다. 용인시는 영통지구를 경유하는 대신 민속촌과 경희대 부근을 경유하는 것을 희망했다. 이에 수원시는 영통지구를 반드시 경유해야 한다고 주장해 서로 대립한 것이다. 갈등이 지속되자 경기도가 중재에 나섰다. 이에 분당선은 현재와 같은 선형이 되었다. 갈등으로 인해 기흥역은 원래 건설될 위치보다 동쪽으로 밀려나면서, 민속촌 근처를 돌아가게 돼 운행 소요 시간이 늘어났다. 또한 역 간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인근 주민들의 요구에 의해 보정역과 신갈역이 신설되었지만 하루 평균 이용객은 각 4천, 8천 명대에 그쳤다.

  역 신설 요구가 수인분당선에만 있던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수인분당선을 이기주의가 만든 노선이라 표현한 이유는 제대로 된 수요조사나 역 위치 선정에 대한 사전 조사 없이 지어진 역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구룡역과 보정역 등을 많은 공사비를 들여 만들었지만, 수요가 낮은 경우가 많았다. 무분별한 역 신설이 운행 소요 시간을 증가하게 만들었다. 광역철도의 의미가 퇴색된 것이다.

  앞으로 신설될 노선들은 이런 핌피현상을 겪지 않았으면 한다. 본래 노선의 목적을 잊지 않고, 정확한 수요조사를 통해 노선 경로와 역 위치를 선정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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