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영(글로벌미디어·18) 총학생회장

  지난해 11월 24일(금), 제64대 총학생회(이하 총학) ‘함께 모여 빛나는 숭실 US:SUM’ 선거운동본부가 투표율 54.45%, 득표율 91.32%로 당선됐다. 지난해 12월에 임기가 시작된 총학 ‘US:SUM’(이하 어썸)의 임기는 곧 3개월 차에 다다른다. 올해는 ‘총장 후보자 선거’ 등 본교에서 중요한 사안이 여럿 예정된 해다. 우선 어썸은 등록금심위위원회에서 학부 등록금 동결과 학생 복지 예산 증액을 이뤄냈다. 이에 본지는 개강을 맞이해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윤재영(글로벌미디어·18) 총학생회장을 만났다. 김서연(건축·21) 부총학생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빛나는 학교, 빛나는 학생사회를 만들겠다는 어썸의 본격적인 시작은 어떤 모습일까.|

  먼저 당선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린다.
  아마 역대 최고 득표율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당선되고 나서 많은 축하를 받았다. 지금은 당선된 기쁨보다도 학생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점에서 행복하다. 당선됐을 때보다 떠날 때 훨씬 더 축하받는 총학생회가 되고자 한다.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올해는 본교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해다. 등록금이 인상될 것이란 학내 이슈도 있었고 또 제일 중요한 총장 선임이 예정돼 있다. 학교를 떠나기 전에 본교 학생들을 위해서 1년 동안 봉사해 본교를 정말 최고의 학교로 만들고 싶다는 마음에 출마를 결심했다.

  총학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합리적인 판단이라 생각한다. 합리적인 판단이 있기 위해선 합리적으로 서로가 이야기할 수 있는 회의나 토의의 장도 활성화돼야 하고 구성원을 올바른 방향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학생 복지 예산이 있더라도 어떻게 쓸지는 총학생회의 역량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면 지난해 제주 기행에 교비가 몇천만 원이 쓰인 것으로 안다. 근데 해당 제주 기행에는 학생 50명과 스태프 20명 정도가 참여했다. 소수 인원으로 몇천만 원이 쓰인 거라 생각한다. 그게 설령 의미가 있다 할지라도 해당 금액이면 천 원의 김밥을 더 좋은 퀄리티로, 더 많은 학생이 지원 받을 수 있었다고 본다. 사업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지만, 돈을 집행하는 것이다 보니 어떤 게 학생들을 가장 위하는 것인지, 학생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야 한다. 이런 합리적인 판단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총학의 합리적인 판단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씀 부탁드린다.
  지난해에 했던 사업일지라도 그 사업이 합당한 사업인지 다시 판단할 필요가 있다. 물론 몇 년간 문제 없이 이행됐을지라도 그 사업이 합리적으로 맞는 사업인지 되물어 봐야 한다. 맞지 않다면 과감히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이같은 생각으로 현재 특별기구를 개편 중이다. 특별기구는 명백히 총학생회 산하 기구고 또 학생들을 위해 일하는 기구여야 한다. 하지만, 몇 년간 총학생회와 특별기구는 거의 다른 집단이었고, 총학생회에서 특별기구를 잘 통솔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특별기구 구성부터 장학금 조율까지 계속  방치되고 있는 문제점을 고치려고 한다.

  또 중앙감사위원회(이하 중감위)랑 감사 시행 세칙 개정도 진행 중에 있다. 그동안 중감위와 학생회 사이에서 소통이 안 되고 계속 대립 관계를 이뤘던 것으로 안다. 두 단체의 목적성을 생각했을 때 모두 학생들을 위한 단체다. 전혀 날 세우거나 벽을 세울 게 없다. 현재 감사 시행 세칙 개정을 준비하는 것부터 여러 자료를 준비하는 것까지 중감위와 학생회가 정말 소통을 잘하고 있다. 이 또한 합리적인 판단에 포함되지 않을까.

  당선된 지 3개월이 지났다. 그 동안 어떤 활동을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우선 등록금심위원회(이하 등심위)가 있다. 학생들이 납부한 등록금이 정말로 학생을 위해 쓰이고 있는지, 또 정당하게 잘 투입되고 있는지 살펴 봤다. 두 번째는 전체 간부 수련회를 진행했다. 학생 대표자들은 본교 구성원인 학생을 대표한다. 국회의원과 같이 엄중한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학생 사회를 위한 토론이나 학생 대표자로서의 인식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에 초점을 뒀다. 그리고 학생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다. 등심위에서 학생들의 만족도를 보여주는 자료로도 쓸 수 있었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활동이기에 단순히 조사에서 그치지 않고 문항을 계속해서 분석해 학교 본부에 전달했다. 또 학위수여식 진행이 있다. 총학 자체적으로 행사 부스도 운영하고, 포토월 디자인도 제작했다. 학교를 떠나는 학생도 축하해 주는 학생도 모두 정말 뜻깊은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대외적인 일 외에 정책적인 일로는 학사팀과 학점 이월제에 관해 논의한 것이 있다. 정보화팀과도 많은 미팅을 이어갔다. 어떤 부분들이 개편돼야 하는지, ‘메타 어드바이저’ 같은 경우도 계속해서 유관 부서와 협의해 나가고 있다. 총학 복지국에서는 제휴 업체를 많이 컨택하고 있다. 학생들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매주 열 몇 개씩 제휴 연락을 돌리고 미팅하면서 협약하고 있다. 기획국에서는 현재 개강 행사를 준비 중이다. 또 홍보국은 어썸 소통 콘텐츠를 제작했다. 1호로 1월 호를 제작해 올렸고, 2월 호도 촬영이 완료된 상태에 있다. 이런 컨텐츠를 통해 학우들이 궁금해 하는 사안을 투명하게 공개하고자 한다. 슈파크 자리에 신축 건물 관련해서도 등심위에서 많은 의견을 나눴다. 그런 사안도 콘텐츠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며 정보를 전달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제63대 총학생회는 마스코트 ‘숭식이’를 지속가능한 마스코트라 소개한 바 있다. 해당 마스코트를 계승할지, 새로운 마스코트를 제작할지 궁금하다.
  살짝 다른 관점에서 보면 총학생회 마스코트는 지속 가능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본교 마스코트 단일화를 위해 노력하기도 했지만, 당장은 힘들 것 같다. 매년 총학생회는 새로운 기조와 방식으로 학생과 소통 하고자 하기에 새로운 마스코트가 제작된다. 다만, 이번에는 총학생회의 마스코트가 아니라 학생들을 투영하고 나타낼 수 있는 마스코트를 준비 중이다. 정작 마스코트를 많이 사용하고 사랑하는 것은 학생들인데 현재 본교의 마스코트들에는 학생들의 선호가 담기지 않았던 것 같다. 이에 학생을 위한 마스코트를 만들자는 게 이번 기조다. 하지만, 마스코트를 제작하면 포토 벌룬 등 돈이 추가로 드는 부분이 있다. 이런 이유로 기존 전대 총학 마스코트인 숭식이를 안 쓸 수는 없을 것이다. 마스코트 세계관을 확장해서 숭식이 친구처럼 제작될 것 같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마스코트로 많이 쓰였으면 좋겠다.

  성적 평가 방식 개선을 공약했다. 제64대 총학생회가 생각하는 평가 방식의 개선 방향이 궁금하다.
  줄 세우기 방식의 교육은 더 이상 힘들지 않을까 싶다. 대학뿐만이 아니라 중·고등학교 때부터 줄 세우기 교육을 받아왔다. 너무 경쟁적인 방식이다. 미국 대학에서는 절대평가가 원칙이다 보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경쟁자가 아니라 동료로 함께한다. 함께 ‘팀플(조별과제)’을 하든 ‘갠플(개인 플레이)’을 하든 서로 협력하는 문화가 있다. 반면, 한국 교육은 경쟁적인 방식 탓에 옆에 있는 사람이 경쟁자로 간주된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또한 토론과 협의를 통해서 더 나은 교육으로 갈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그런 부분을 본질적으로 개선하고 싶다. 본교에서도 마냥 눈가리고 있는 것만은 아니더라. 교수학습혁신센터에서 ‘EL(engaged learning)’을 주관하는데, 학교도 성적 평가 방식을 개선할 의지가 있는 것 같다.

  학기 중 도서관 24시간 개방을 공약했다. 해당 공약의 이행 계획이 궁금하다.
  해당 공약은 준비할 때부터 힘들었던 공약이다. 제63대 총학생회도 주장한 바 있는 내용이지만, 도서관 측에서 완강하게 안 된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를 본질적으로 파 보니, 63대가 주장했던 것은 지상층 24시 개방이더라. 물론 지상층이 24시 개방되면 좋겠지만, 현재 중앙도서관 냉난방 시스템이 지상층 1층부터 6층까지 가동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예산과 관리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다. 

  이에 총학에서는 지하층을 개선해 사용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다. 지하 1층 같은 경우에는 출입문도 지상층이랑 분리돼 있다. 그런 측면에서 지상층은 시험 기간에만 24시간 열어 달라고 하고, 최소한 학생이 안전하게 교내에서 24시간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지하 공간이라도 보장해 줘야 한다는 느낌으로 설득할 것 같다.

  와이파이 환경 개선을 공약했다. 장기적으로 이어진 공약인데, 현재 본교 와이파이의 문제가 무엇이라고 보는지, 개선 방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교내 와이파이는 속도도 문제지만, 자주 끊기는 것이 문제다. 건물 이동시 와이파이를 다시 연결해야 하는 점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장 확 바꿀 수는 없다. 예산적‧시기적 문제로 학기 중에 다 공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방학 때 이뤄진 와이파이 공사로 인해 와이파이 끊김 문제와 로그인 시 계속 인증해야 하는 문제 등이 해결된 것으로 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단계적으로 해결해가고자 한다.

제64대 총학생회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한 단어로 말하기보다는 냉철한 판단과 뜨거운 열정이라 말하고 싶다. 선거 운동 당시 열정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단순히 열정만으로 되는 건 없다. 분명히 논리적인 설득이 필요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필요한 순간이 많다. 또 단순히 판단만 냉철해서는 안 된다. 총학 국장단 인원들과 여러 행사를 준비하면서 정말 총학생회실을 집처럼, 항상 거의 밤새면서 일을 한다. 국장단과 국원을 비롯해 총학에 있는 모든 구성원의 열정은 어느 총학생회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임무에 대한 다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린다.
인간 윤재영으로서의 명예를 걸만큼 총학생회장직은 인생의 큰 축에 속해 있다. 총학생회장 임기를 잘 헤쳐 나가지 못하면 앞으로의 더 큰 목표를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해 나갈 것이다.

  현재 중점적으로 이행에 나서고 있는 공약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선 찾아가는 총학생회가 있다. 총학생회는 학우분들께 가까이 느껴지기 쉽지 않은 단체라고 본다. 총학과 학우들이 알고 있는 정보의 차이도 크다. 그동안 학교생활 하면서 얻었던 정보보다 총학을 한 달 하면서 얻은 정보가 더 많더라. 이 때문에 학우들과의 정보 격차를 줄이고 학생 사회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는 앞으로 학생 사회를 위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학생들이 의견을 내고 학생들이 낸 의견을 총학생회가 힘을 써서 이행을 해주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어차피 말해도 안 바뀐다’가 아니라 ‘내가 이렇게 참여하고 내가 말하니까 바뀐다’라는 경험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러한 일환으로 만족도 조사부터 소통 콘텐츠도 계속해 진행 중에 있다. 신박한 콘텐츠나 디자인을 통해 학생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공지사항도 더 잘 확인하게 하는 것도 목표로 삼았다. 가만히 있으면서 관심을 필요로 하는 총학이 아니라 직접 뛰면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총학이 되고자 한다.

  또 학점이월제는 공약으로 몇 년 동안 등장했음에도 이행되지 않았다. 학점을 더 듣겠다도 아니고 똑같은 38학점을 1년 동안 듣는데 본인 마음대로 좀 탄력적으로 듣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자기주도적으로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19학점 제한 때문에 능동적인 강의 수강이 제한되는 상황이 많다. 본질적으로 해결해 보고 싶은 부분이다.

  그다음 중점 이행 공약은 학생 복지 멤버십이다. 밥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학생들이 밥을 부담없이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조식 사업도 이런 측면에서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분야에 학생자치활동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숭대시보 독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린다.
  언론이 가지는 힘이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학생자치기구부터 각종 학내 사안까지 구성원에게 투명성을 제공하면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중요한 기관이다. 하지만, 언론이 힘이 있으려면 여러분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봐줘야 한다. 앞으로 정말 열심히 하는 숭대시보, 총학 등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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