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미국에서는 다양한 업종에서 상당한 규모의 해고가 발생했다. 경제적 어려움, 구조 조정, 사업 운영의 전략적 전환 등 다양한 이유로 많은 기업이 감원을 발표했다. 메타, 아마존, 구글 등 많은 회사들이 상당한 수의 일자리를 줄였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알렉사 사업부 직원 수백 명을 해고했다. 제너럴 모터스,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그룹과 같은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대규모 해고를 했다. 제너럴 모터스는 지난 2023년 9월에 약 936명을 해고했다. 금융 기관들도 인력 감축을 겪었다. 찰스 슈왑은 2023년 11월에 약 2,00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T-모바일과 AT&T를 포함한 통신 분야의 기업들은 이러한 추세에 속했으며, T-모바일은 2023년 8월에 약 5,000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헬스케어 및 생명공학 분야도 감원했다. 이러한 해고는 경기 침체, 산업별 과제, 기업 구조 조정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 특히 기술 산업은 팬데믹 기간 동안 광범위한 시장 상황과 급속한 성장 이후의 조정을 반영하며 전년 대비 현저한 해고 증가가 이어졌다. 올해 2024년에도 상당한 수의 해고가 예상된다. ‘ResumeBuilder.com’이 미국 전역의 900명 이상의 비즈니스 리더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8%가 2024년에 해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응답자의 22%는 최소 30%가 해고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필자는 1998년의 IMF 외환위기 사태 때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1999년부터 몰아친 대량 해고는 우리나라 기업문화를 송두리째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우리는 대량 해고를 목격한 바 있다. 이제는 경기 침체에 따라 해고를 당할 수도 있고, 이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 여러분이 인생에서 처음으로 경제 침체를 경험하고 있다면, 경고 없이 직장을 잃는다는 것이 무섭게 느껴질 것이다. 우리 정부가 외환위기를 인정한 것은 1997년 11월 셋째 주였다. 필자는 IMF 외환위기 사태가 촉발되기 3개월 전인 1997년 8월 셋째주에 귀국해서 9월부터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일하게 됐는데 첫 업무가 외환은행의 경영혁신 프로젝트였다. 프로젝트가 어느덧 중반으로 들어간 11월 하순에 터진 외환위기 사태는 경영혁신본부를 구조조정본부로 변경시켰고, 졸지에 수천 명의 은행원들이 해고되는 과정을 씁쓸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당시 우리나라는 무지막지한 구조 조정을 했던 것 같다. 구조 조정에는 외국계 컨설팅 업체가 들어와서 진행을 했는데, 지점 폐쇄, 조직 축소 등을 포함하는 구조 조정의 종착점은 결국 해고였다. 그때 내게 든 생각은 대기업과 같이 종업원이 많은 직장에서는 본인의 실력과는 관계없이 쓰나미에 쓸려 나가듯이 해고될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삼성그룹 역시 모든 계열사들이 구조 조정 상태로 돌입했다. 당시 삼성그룹이 취했던 긴급 단기 대책은 ‘3K’로 요약되는데, 바로 경비, 광고비, 교육비(모두 ㄱ자로 시작해서 무성음 K로 표기)의 삭감을 직원들 사이에서 비아냥조로 회자됐던 용어다. 부서 회식은 바로 없어졌고, 출장비를 포함해 회사의 모든 경비가 절감 대상이었다. 모든 기업이 광고비를 삭감하는 바람에 광고사들이 많이 무너졌다. 또한 한창 잘나가던 기업 교육 업체들도 줄도산을 한 것으로 기억된다. 회사에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지 않는 모든 프로그램과 부서는 폐지됐으며, 이로 인해 남는 인원들은 그룹 내 타 회사로 전보발령을 냈다. 연구 보고에나 투입되던 연구원이 그룹 내 경비전문기업으로 전보 발령난 경우도 있었다. 그나마 이 경우는 나은 처지였다. 일이 없어진 대부분의 직원들은 급조한 특별 프로젝트팀에 배정돼 단기간 내 수익을 창출하라고 지시받았다. 그러나 온 나라 경제가 파탄나고 전 세계적으로도 신용이 떨어진 한국에서 단기간 내 수익을 낼 방법은 없었다. 대부분 또 한 번의 부서 폐지로 일자리를 잃어야만 했다. 지난 1998년에 내가 목도한 것은 금융권의 대량 해고를 필두로 전 산업에서 기업체들이 도산하고 수많은 실직자들로 넘쳐나는 광경이었다. 규모는 축소됐지만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쳐 2008년에 금융권에 대량 해고를 가져왔다. 그 여파로 고용불안이 전 산업으로 확산됐던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와 같은 경제 위기는 주기적으로 찾아왔고, 이로 인한 대량 해고는 늘 있어 왔다. 코로나19 펜데믹이 우리 경제에 몰고 온 한파는 아직 풀리질 않았고, 경기 침체로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소상공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현실이다. 따라서 취준생뿐만 아니라 취업한 졸업생들도 항상 안테나를 세우고, 내 일자리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촉각을 세워야 한다. 다음 회에는 경고 없이 불어 닥치는 해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대량 해고를 예고하는 징조를 다루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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