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테무(Temu),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등 중국 저가 이커머스 플랫폼이 인기를 끌며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 유통업계에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모바일 시장 분석 사이트인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월간 순 사용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쇼핑 어플리케이션은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로 각 1, 2위를 차지했다. 이커머스란 전자상거래(electronic commerce)의 약자로 전자 수단으로 이뤄지는 모든 거래를 말한다.

  최근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는 배송 기간을 줄이며 한국인 이용자를 늘리고 있다. 기존 외국 배송의 단점으로 지목됐던  긴 배송 시간을 줄인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에는 전 세계적 배송망 구축을 통해 외국 배송이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는 물류 자회사인 차이냐오(Cainiao)를 통해 중국은 물론 전 세계에 배송망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알리익스프레스는 ‘7일 배송’ 서비스를 강조하며 중국에서 한국까지의 배송기간을 단축했다. 주문 직후 한국으로 물류를 보내고, 한국에서는 CJ대한통운이 전담해 처리하는 방식이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급속도로 영향력을 키우며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 유통업계는 한국 전체 인구의 30%가 중국 이커머스를 사용한다면 중국이 한국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남서울대학교 유통마케팅학과 최재섭 교수는 “중국에서 생산, 도소매가 이뤄지고 소비만 한국에서 이뤄진다면 생산과 유통의 전 과정 공급망이 전부 중국에 귀속될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해외 직구(직접 구매) 이용객 현황은 지난 2019년 1,378만 명에서 지난해 2,544만 명으로 5년 사이에 2배가량 증가했다. 

  반면 △패션 △잡화 △가전 △공산품 등을 팔고 있는 국내 지역 소상공인들은 고물가 및 고금리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중국 물품을 도매하던 소상공인들에게도 비상등이 커졌다. 소비자는 국내  플랫폼에서 사던 물건을 테무나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중국 플렛폼에서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물건을 가져와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하던 구매대행 업체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기존 매출이 10%에서 20% 정도 하락했다고 전했다. 경희대 국제학과 주효연 교수는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국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며 “알리의 늦은 배송에 대한 보상 정책 시행, 한국 물류센터 건설로 인한 긴 배송 프로세스의 단축, 한국 판매자의 수수료 감면 등 한국에 대한 투자는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은 시장 점유율을 포기하고 수익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수익성 강화를 위해 각종 서비스를 유료화하고 수수료를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자 이탈 현상이 불거질 수 있다”며 “이는 네이버 커머스 사업의 경쟁력을 낮추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7일(목)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해외직구 관련 대응을 점검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이용자 급증세 속 소비자 이슈 대응을 위해 ‘해외직구 종합대책 TF’를 구성했다. 또한 해외직구 물품의 안전관리 상황과 소비자 피해 상황 등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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