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그날: 故 유윤상, 故 최영화 학생을 기억하며
SALC 동아리 MT 사망 사고 5주기 故 유윤상 아버지 유승만 씨 인터뷰

  올해는 지난 2019년 7월 본교 ‘Soongsil AFKN Listening Club(이하 SALC)’ 동아리 회원 故 유윤상, 故 최영화 학생이 강원도 삼척시 덕산해수욕장에서 익사 사고로 사망한 지 5년이 되는 해다. 지난 5년 동안 유족들은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가슴이 아린 나날을 보냈다. 본지는 故 유윤상 학생 아버지 유승만 씨를 만나 지난 5년 동안 이뤄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관해 물었다. 

故 유윤상 학생 아버지 유승만 씨가 본지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주다영 기자 dayeong@soongsil.ac.kr
故 유윤상 학생 아버지 유승만 씨가 본지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주다영 기자 dayeong@soongsil.ac.kr

  올해는 SALC 동아리 사망 사고 5주기를 맞는 해다. 지난 5년이란 세월은 어떤 시간으로 다가왔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부모들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故 유윤상과 故 최영화가 사망한 지 벌써 5년이란 시간을 앞두고 있다. 우리 가족만 본다면 우리 가족의 삶은 윤상이의 생전과 사후로 나눠지는 것 같다. 청천벽력과 같은 윤상이의 사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온몸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고통을 가져왔다. 

  깨어 있는 시간에는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번 이상,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윤상이 생각이 난다. 또한 윤상이에 대한 연민과 윤상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사로잡혀 있다. 그 영향으로 가족 간에 전화 연결이 되지 않으면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고통을 겪고 있다. 5년이란 시간이 지났어도 이런 부분에서 상당히 힘들다.

  그리고 지금까지 사건에 책임이 있는 자와 기관은 사과 한마디 안 했다. 책임자들이 사고를 은폐·조작·축소하고 역으로 모든 책임을 윤상이와 영화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유족을 우롱하기까지 했다. 이런 작태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고 정말 사람이 할 짓인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고 이후 진상 규명과 관련자 처벌 촉구에 나서셨고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가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5년이라는 세월 속에 진상 규명과 관련자 처벌 촉구를 어떻게 이어가셨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사고가 발생한 덕산해수욕장의 운영 및 안전 관리 주체는 △삼척시 △덕산해수욕장 운영협의회(이하 운영협의회) △강원대 해양관광레저스포츠센터(이하 강원대 센터)가 있다. 삼척시는 덕산해수욕장을 관리하고 책임지는 기관이다. 삼척시는 덕산해수욕장 운영협의회라는 마을 단체에 해수욕장 운영 전반을 위탁했고 운영협의회는 다시 안전 관리 부분을 강원대 센터에 위탁한 상태였다.

  강원대 센터가 덕산해수욕장의 안전 관리를 맡게 된 계기는 덕산해수욕장 근처에 강원대 센터 건물이 들어서면서다. 강원대 센터가 들어선 이후 해당 마을에 일정 장학금을 기부하고 해수욕장 개장 기간 동안에는 안전 관리 활동을 무료로 진행해 주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강원대 센터에 안전 관리 요원 자격증이 있는 강원대 학생들이 덕산해수욕장의 안전 관리를 진행한 것이다. 해수욕장을 개장할 때 자격증을 갖춘 사람이 있어야 개장할 수 있는데, 강원대 학생들로 등록했다고 한다. 운영협의회에서도 형식적으로는 안전 관리 요원 2명이 있었다. 안전 관리자 박 씨와 안전 관리 요원 이 씨다. 그러나 이들은 안전 관리 요원 자격증이 없었고 실질적으로 안전 관리 활동을 하지 않았다.

  사고 발생 이후 유족들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유족이 확보한 CCTV 영상은 덕산해수욕장의 전반적인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영상에는 강원대 센터에서 일하는 강원대 학생 안전 관리 요원 4명이 있어야 했는데, 없었던 장면이 담겨 있었다. 사고를 수사하는 동해해양경찰서(이하 동해 해경)에서 추궁이 들어갔다. 그렇게 되니까 처음에 CCTV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곳에서 대기하며 안전 관리와 관련된 활동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덕산해수욕장의 모습 일부분만이 담긴 영상이 아니었음에도 안전 관리 요원들이 해수욕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다고 말한 것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유족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강원대 센터에서 일한 안전 관리 요원의 연락처는 개인 정보라 알 수 없어 직접 물어볼 수도 없었다.

  유족들은 덕산해수욕장 관리청인 삼척시에 사고 진상과 관련한 면담을 요청했다. 덕산해수욕장에서 안전 관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안전 시설이나 구조 장비가 실제로 갖춰졌는지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삼척시는 일정을 잡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사고가 지난 2019년 7월13일에 발생했는데 두 달이나 지난 9월 19일에 면담 자리가 성사됐다. 해당 면담에는 관련자들도 물론 다 나와야 했지만, 특히 당시 근무 섰던 안전 관리 요원 4명이 모두 참석해야 했다. 애초에 해당 면담 자리를 삼척시 관계자에게 요청할 때 몇 번에 걸쳐서 “아직 대학생이기 때문에 선처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선처할 테니 꼭 해당 면담 자리에 나와서 진실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당일 면담에 안전 관리 요원은 보이지 않았다. 왜 안 왔냐고 물어보니까 학기 중이라 수업도 있고 다들 일정이 있어서 못 온다고 들었다. 삼척시가 미리 안 온다고 말도 안 해서 면담 장소에 가서 알았다. 심지어 시장 일정에 맞춘 면담인데도 무슨 행사 일정 때문에 시장은 면담 현장에 없었다. 당시 면담 자리에는 유족 부모뿐만 아니라 친인척들도 같이 있었다. 다같이 강하게 항의하니까 40분 정도 지나서야 시장이 왔다. 면담 자리는 부시장 이하 실무진 선에서 적당히 넘어가려고 한 자리였다고 본다. 

  나중에 당시 근무했다고 진술했던 강원대 센터 안전 관리 요원인 학생 4명 모두 만났다. 대학생들이기에 나이가 어렸다. 모두 나이가 20대 초중반이었다. 또 안전 관리 요원으로 활동하면서 사람이 죽었다고 하니까 불안한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이 거주하는 곳 근처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 만난 학생 대부분이 유족들 만나서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심적으로 고백했다. 사고 당시 덕산해수욕장에는 안전 관리 요원 한 명도 근무하지 않았음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강원대 교수 겸 강원대 센터 책임자인 남 씨가 근무했다고 말하라고 강요해 허위로 진술했음을 알았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삼척시로부터 면담 자리에 참석하라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사회 경험이 없는 어린 학생들이 유족을 만나 진실을 이야기할까 봐 고의로 면담 참석을 막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동해 해경은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해야 했음에도 지연 수사와 부실 수사로 인해 책임져야 하는 이들이 은폐·조작·축소할 여지를 줬다. 사고가 지난 2019년 7월 13일에 발생했는데도 덕산해수욕장 담당 공무원을 사고 발생 이후 1개월 이상 지난 8월 23일에 소환 조사했다. 남 씨를 사고 발생 후 4개월 이상 지난 11월 21일에 소환해 조사하는 등 사건에 책임 있는 사람들에게 여지를 줬다. 남 씨는 심지어 최종적으로 금고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한 인물이다. 

  이런 부실 수사를 바탕으로 동해 해경은 지난 2019년 12월 24일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강원대 센터 책임자 남 씨 △덕산해수욕장 안전 관리자 박 씨 △덕산해수욕장 안전 관리 요원 이 씨를 춘전지방검찰 강릉지청(이하 강릉지청)에 입건 취지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때 △남 씨 △박 씨 △이 씨는 단지 참고인 신분에 불과했다. 그러나 담당 검사는 당일 이를 불허하는 취지의 보완 수사를 지시했다. 엄청난 양의 수사 기록과 CCTV 영상을 단 몇 시간 만에 검토하고 불허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유승만 씨가 사고의 발생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다영 기자 dayeong@soongsil.ac.kr

  동해 해경은 특별히 보완 수사를 진행하지도 않은 채 그대로 지난 2020년 1월 22일 강릉지청에 남 씨를 제외하고 박 씨와 이 씨에 대해 입건 취지로 송치했다. 그럼에도 담당 검사는 지난 2020년 1월 28일에 불허했다. 그렇게 동해 해경은 해수욕장 사고에서 업무상 과실치사를 적용(의율)한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내사 종결했다. 

  이후 유족들이 앞서 참고인 3명을 직접 고소해 다시 수사가 재개됐다. 공소가 제기돼 장기간의 재판 결과 남 씨는 금고 1년, 박 씨는 금고 1년과 집행유예 2년, 이 씨는 금고 10월과 집행유예 2년이 선고돼 확정됐다. 특히 남 씨는 항소 및 상고했지만, 모두 기각돼 1년을 복역했다.

  그러나 사실 위에서 언급한 사람들 못지않게 덕산해수욕장의 관리청인 삼척시 공무원의 책임이 작지 않기에 추가로 삼척시 공무원 등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죄. 허위공문서작성죄 및 동행사죄로 고소했고 현재 강릉지청에서 수사하고 있다. 

  사실 좀 더 쉽게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삼척시 공무원들을 비롯한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안전 관리 요원으로 활동한 강원대 학생 4명을 고소해야 한다고 주변에서 강하게 권유했다. 수사 초기에 이 사건에 책임 있는 자들의 강요로 학생들이 허위로 진술했고 일부 학생은 법정에서도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나중에 그 학생들을 선처하더라도 먼저 고소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하는 분들이 있었으나 앞길이 구만리고 윤상이와 영화 또래의 학생들을 차마 고소할 수는 없었다. 그 결과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에 지난한 과정이 있었으나 이와 같은 결정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5년이란 세월이 지났기에 일부 독자들은 해당 사고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왜 진상 규명을 이어가고 계시는지 모를 것 같다. 

  숭실대 영어 동아리 ‘SALC’ 회원 30여 명이 지난 2019년 7월 11일부터 7월 14일까지 3박 4일로 강원도 삼척시 덕산면에 위치한 덕산해수욕장으로 MT를 갔다. 이 끔찍한 사고는 지난 2019년 7월 13일 오후 5시 40분쯤에 발생했다. 윤상이와 영화를 비롯해 일반인 다수가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이안류(역파도)로 인해 3명이 파도에 휩쓸려 나간 것이다. 1명은 구조되고 윤상이와 영화는 구조되지 못해 사망했다. 당시 덕산해수욕장은 삼척시의 해수욕장 개장 고시에 의해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해수욕장이었다. 해수욕장 이용 가능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수영 가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해당 시간은 삼척시 해수욕장 개장 고시에 명확히 명시됐다. 7월 12일에 개장했지만, 개장 당일 날씨가 매우 좋지 않아 안전 관리 인원들이 물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날에는 들어가지 않았고 그다음 날인 7월 13일에 들어갈 수 있었다.

삼척 덕산해수욕장 사고 당시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다. 출처: 유승만 씨

  덕산해수욕장은 해수욕장 관련 법령 등에 의해 유영가능구역부표(수영한계선), 안전선, 안전부표, 감시탑 등 안전 시설과 인명 구조선, 구명 보트, 수상 오토바이 등 구조 장비를 갖춰야 했다. 그러나 사고 당시에는 그런 시설이나 장비가 전혀 없었고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을 구조해야 하는 안전 관리 요원조차 없었다. 유영가능구역부표는 사고 당일 설치돼 있었지 않았다. 덕산해수욕장 관계자에 의하면 사고가 난 지점에 급경사가 있어 엄청 위험한 지역이라고 한다. 나중에 동해 해경 형사 말에 의하면 위험한 지역에 유영가능구역부표와 안전선 등이 설치가 됐으면 몸이 걸리기 때문에 물에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삼척시가 사고 다음 날 관할하는 모든 해수욕장에 긴급 공문을 보냈다. 본인이 정보 공개를 청구해서 확보했는데, 보니까 유영가능구역부표와 방송 시설이 없는 해수욕장은 즉시 설치하라는 내용이었다. 

  구조 장비인 구명 보트와 수상 오토바이는 덕산해수욕장에서 멀리 떨어진 덕산항과 강원대 센터 별관 창고에 각각 있었다. 남 씨가 덕산항에 가서 구명 보트를 직접 운전해서 왔지만, 사고가 일어난 지 30분이 지나 효과가 없었다.

  사실 해수욕장에서는 안전 관리 요원이 무엇을 하냐가 가장 중요하다. 안전 관리 요원은 사고 예방을 계도하고 사고 발생 시 즉각 출동해 인명을 구조해야 한다. 덕산해수욕장에 안전 관리 요원이 4명이 근무해야 한다고 했으나 사고 당시에는 한 명도 없었다.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낮에 사고가 갑자기 발생했으나 안전 시설과 구조 장비가 없었고 인명 구조 요원이 부재해 사망 사고로 이어졌다. 이는 명백한 ‘인재(人災)’다.

  사고가 발생한 날에 강원대 센터는 학교의 수익 사업을 핑계로 안전 관리 요원을 제대로 배치하지 않았다. 당일 안전 관리 요원 대부분이 강원 정선군 의용소방대 교육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수영 가능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사고 발생 이전까지(오후 5시) 단지 2명만이 근무했을 뿐이었다. 당시 근무에 섰던 학생들의 진술을 들어보니 근무 교대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오후 5시쯤에 일방적으로 남 씨의 지시를 받고 철수했다.

  CCTV 영상을 보면 안전 관리자 박 씨가 강원대 센터 안전 관리 요원이 해수욕장에서 철수하는 것과 계속 여러 사람들이 바다에서 해수욕 하는 모습을 보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데도 마을 주민 2명과 해수욕장에서 벗어났다. 박 씨는 26분 뒤에 자전거를 타고 오다가 사고 현장을 목격했으나 아무런 장비가 없어 일반 피서객이 가지고 온 튜브로 바다에 들어갔다. 1명은 구조됐지만, 나머지 2명인 윤상이와 영화를 그냥 지켜보는 상황이 이어졌다. 나중에 이실직고 한 것이지만, 안전 관리 요원 이 씨도 시내로 필요한 물품을 사러 가는 등 해수욕장 현장에 없었다. 결국 해수욕장에 안전 관리 인원이 한 명도 있지 않았다. 

  해수욕장 측은 사고가 발생하자 날씨를 핑계로 해수욕장을 조기 폐장했고 안전 관리 요원들은 정상적으로 근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MT 참가자 16명 모두 폐장 방송을 못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근무했다고 진술한 강원대 학생의 양심 선언으로 거짓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5년간 진상 규명을 이어갔다. 진상 규명을 통해 맺게 된 결실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글쎄. 아들이 사망했는데, 결실이라는 표현이 조금 어색하다. 아무튼 해수욕장 사망 사건으로는 형사로 금고형 처벌을 받은 첫 사례라고 한다. 이후 이 사건이 전국의 해수욕장 관련 기관과 단체들에게 해당 사례가 알려져 그동안 미진한 해수욕장 안전 관리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또한 검찰에서 이 사건 관련한 형사 판례가 교육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사고 이후 삼척 덕산해수욕장에 위험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출처: 유승만 씨
사고 이후 삼척 덕산해수욕장에 위험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출처: 유승만 씨

  작년에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취재한 모 방송국 기자가 이번 여름 삼척의 해수욕장을 여러 번 가 봤는데 안전 관리가 전보다 강화된 것을 느꼈다고 본인에게 카톡을 보냈다. 

  그냥 묻힐 뻔한 사건이 유족뿐만 아니라 △일부 검사와 일부 경찰 수사관 △언론 △숭실대 구성원을 비롯한 여러 분야 구성원들의 관심과 엄벌 촉구가 있었기에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의 형사 판결이 ‘leading case(선도 판례)’가 돼 앞으로는 해수욕장 관련 사고의 처벌을 엄하게 하고 다시는 해수욕장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진상 규명이 안 된 사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사고가 발생한 덕산해수욕장의 관리청인 삼척시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삼척시는 해수욕장의 업무를 운영협의회에 위탁을 했다는 이유로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참고로 이 사고의 민사 재판에서는 법원이 삼척시가 60%의 책임이 있음을 인정한 바 있다. 삼척시는 관련 법령에 따라 개장하기 전에 안전 시설과 구조 장비가 배치돼 있는지 확인하게 돼 있는데, 너무 촉박하니까 운영협의회에 설치하라고 말 한 마디만 던지고 간 것이다. 엄격하게 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그리고 이 사고를 엄정하게 수사해야 할 동해 해경은 삼척시 공무원 등에 대한 수사 의지가 없다. 삼척시 공무원들의 책임이 없다고 판단하고 수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 만약 한 대기업이 위험 업무에 대해 외주를 주고 관리·감독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면 대기업의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더구나 공공기관은 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삼척시는 민사 책임 이외에 소속 공무원 등의 형사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유족들은 삼척시 공무원 등 11명에 대해 고소해 현재 강릉지청에서 수사 중이다.

  앞으로 진상 규명을 어떻게 이어가실 계획인지 궁금하다.

  아까 말했듯 3명의 책임이 확정됐다. 일단 추가로 고소한 삼척시 공무원 등 11명에 대해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볼 것이다. 특히 관련 형사 사건 재판의 증인으로 채택된 삼척시 공무원인 김 씨는 증언 과정에서 재판장으로부터 해수욕장의 안전 관리에 대해 강한 질책을 받았다. 그 당시 방청한 많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기자들도 재판장의 질책을 삼척시 공무원들도 형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강력한 암시로 받아들였다. 

  법원의 판단이 있었음에도 삼척시를 비롯해 이 사건에 책임이 있는 자와 기관에서는  한 마디의 진심 어린 사과가 없었다. 유족의 강력한 요구에 의한 간담회에서는 시장이 형식적으로 어쨌든 관내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해 유감이라는 말이 전부였다. 

  5년간 진상 규명을 이어가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안전 관리자 박 씨가 故 최영화 학생의 어머니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다. 출처: 유승만 씨

  이 사건에 책임이 있는 자들이 사건을 은폐‧조작‧축소하고 유족을 우롱한 것이다. 도저히 인간으로서 할 행동이 아닌데도 그렇게 했다. 자신들의 책임을 면하려 다수의 힘으로 인간의 탈을 쓴 늑대의 모습으로 보였다. 윤상이와 영화의 가족들은 상당 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특히 영화 부모께서는 모두 개명까지 했다.  안전 관리자 박 씨가 영화 어머니께 추석에 카톡 메시지를 보냈는데, 꿈에 아들이 고맙다고 5만 원을 주고 갔다는 그런 얼토당토 않는 내용이었다. 이것 말고도 다른 이상한 메시지도 보냈다고 한다. 또한 이 사건과 관련한 언론 기사 댓글을 보면 유족이나 망자를 비하하는 것도 있었다. 이 역시 마음의 상처가 됐다.

  숭실 구성원이 앞으로 어떻게 기억했으면 좋을지 말씀 부탁드린다.

지난 2019년 9월 17일(화) 본교 학생회관 앞에서 추모 행사가 진행됐다. 출처: 숭대시보
지난 2019년 9월 17일(화) 본교 학생회관 앞에서 추모 행사가 진행됐다. 출처: 숭대시보

  윤상이와 영화는 모교인 숭실대를 무척이나 사랑했고 자부심을 가졌다. 숭실대 구성원들도 윤상이와 영화를 좋은 △친구 △교우 △제자 △동문으로 기억하면 좋겠다. 많은 곳에서 윤상이와 영화를 추모했고 형사 재판 방청을 위해 먼 거리인 강릉까지 와서 재판에 참석했다. 또 각종 SNS를 통해 이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도 했다. 유족을 대표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진행될 형사 사건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

한편 본 인터뷰에 임한 유승만 씨는 본인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seung927)를 통해 사건과 관계된 여러 사실들을 알리고 있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