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준(정통전·3) 군

  “어떻게 아셨어요?”이 군을 만나 가장 많이 물어본 질문일 정도로, 그는 정보에 능했다. 캐나다로 가게 된 이유도, 국비로 일본연수를 가게 된 것도 모두 다 빠른‘정보’덕이니, 그는‘운’보다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호기심’과 그에 걸맞는 철저한‘준비’가 바로 그 비결이라면 비결이었다. 많은 대학생들이‘취업’에 골몰하며 스트레스 받는 지금, 그래서 그는 도서관으로 향하는 여느 대학생들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이었다.

  국립국제교육원을 통해 국비로 일본 연수를 가신다고 들었어요. 저희학교에서는 이 군이 대표로 선발돼 간다고 하던데, 어떻게 지원하시게 됐나요?

  - 제 성격상 하고 싶은 일이나 궁금한 일은 모두 찾아보고 지원해보는 걸 좋아해요. 이번 일도 그런 일 중 하나였어요. 어느날 우리학교 홈페이지에 국립국제교류원에서 전국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국비로 일본연수를 보내준다는 공지를 봤어요. 어릴 적 아버지 사업으로 3년 정도 일본에서 생활했기에 일본이라는 나라는 저에게 낯설지 않았죠.

  지원 당시, 특별한 절차는 많이 거치지 않았어요. 그래도 자기소개서가 중요했죠. 많은 인원을 뽑는 게 아니여서 걱정했지만, 운이 좋게도 좋은 계기로 가게 돼 지원하길 잘했다 싶었죠. 더욱이 한·일간의 젊은이들이 각 나라를 교류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양국의 우호협력을 다질 수 있다는 의미 있는 교류라 사실상 준비해야 될 것도 많아요. 올해는 총 분기별로 나뉘어 총 8개의 단이 선발됐고,각단마다 20여명의 학생들이 함께 떠나요. 저는 올해의 마지막 단원인 8단으로 참여하게 됐어요.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시는만큼 이전의 대학생활이 궁금합니다.

  - 사실, 제가 다양한 곳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군대를 다녀온 이후였어요.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당시에는 많이 방황했던 게 사실이에요. 학업이나 학교생활에 많은 관심을 가진것도 아니였죠. 그러나 군대에 다녀온 이후, 부모님의 권유로 어학연수를 생각해보다가 이왕 가는 거 영어실력도 쌓고, 경제적인 부담도 덜면서 유익한 경험을 많이 쌓자는 생각으로 준비하게 됐어요. 하지만 캐나다 대사관 주최로 선발되는 프로그램이라 경쟁률도 높았고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될 게 많았어요. 각종 서류와 자기소개서, 여행계획서, 간단한 면접준비까지 몇 개월간 준비하는 기간만으로도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죠. 또 준비기간중에는 코엑스에서 일을 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떠난 워킹홀리데이를 첫 발판삼아 다양한 활동을 직접찾게 되는데익숙해졌죠.

  캐나다에서 있었던 일들 좀 이야기해 주세요.

  - 영어를 배우기 위한 목적이 가장 컸지만, 워낙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색다른 경험을 하는 걸 좋아하던 터라 정말 많은 일들을 해본 것 같아요. 3개월 정도는 어느정도의 어학수준을 채우기 위해 어학공부를 했고, 이후에는 일과 활동을 병행했죠. 현지에 가서 배운 영어라 유창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없어서 우선 작은 샌드위치 가게에서 일을 하면서 그곳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지냈어요. 물론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으로 오는 에피소드도 많았지만, 직접 몸으로 부딪쳤던 경험들이 더 기억에 남아요.

  특히 캐나다는 자원봉사활동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재밌는 활동들이 많아 단기, 장기로 활동하면서 현지인들과 많이 어울렸던 것 같아요. 그곳의 축제기간 동안에는 행사보조 자원 봉사를 지원하기도 했고, 불꽃축제, 유학원 자원봉사, 불우이웃돕기 자원봉사를 통해 캐나다라는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에 익숙해질 수 있었죠. 또 우연히 캐나다 총 영사관에서도 자원봉사를 했는데, 알고보니 그곳 영사관님이 우리학교 선배님이셔서 더욱 반가웠죠. 일도 하면서 친구들과 캐나다 전역을 돌며 여행했던 기억도 잊을 수 없죠. 캐나다에서의 8개월 남짓의 시간은 제가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자신감과 더 많은 열정을 주게된 계기였던 것 같아요.

  워킹홀리데이만으로 그렇게 많은 걸 경험하다니 놀랍네요. 한국으로 돌아와서의 이후의 생활은 어떤가요?

  - 지금은 세계 대학 경제 동아리 SIFE(Students In Free Enterprise), 우리학교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국내에는 우리학교를 포함한 22여개의 대학에서 참여하고 있으며, 주로 시장경제, 기업가정신, 금융지식, 기업 윤리, 성공기술, 지속가능한 환경 등을 주체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일을 하고 있었요. 지난 학기에는 타이거우즈 재단의 후원금을 받아 프로젝트를 시행하기도 했고, 얼마 전에는 학교에서 재생지를 사용하자는 캠페인을 학우들을 상대로 벌인 적이 있었죠. 조만간 동아리 넥스터즈와 국민대 사회적기업 동아리와 함께‘착한소비’캠페인과활동을 벌일예정이에요.

  지난 여름방학 때는 국토해양부에서 주관한 U-city사업단 대학생 교육과정을 6주간 수강했어요. 80여 명의 각 대학 학생들이 모인 곳에서 전공을 보다 넓은시각으로, 또 세부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계기였죠. 향후 U-city는 관련산업 범위도 넓고 고용창출 효과도 높은 미래형 전략사업으로 우리 학과 전공과도 관련 있는 분야예요. 좀더 제 분야에 대해 심도 있게 배워보고 싶었던 찰나에 좋은 계기였죠. 그리고 캐나다에서의 활동이 한국에 와서도 습관처럼 이어지고 있네요. 단기 지만 다양한 자원봉사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오히려 제가 그들에게 더 많은 걸 얻고 배우는 것 같아요. 아쉽게도 캐나다 같은 나라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복지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부족한 것 같아요.

  정보망이 빠르신데, 모든 걸 혼자 찾아서 다양한 경험을하려는 노력이 대단하네요. 향후의 계획이 있다면 어떤건가요.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이야기해주세요.

  - 대학생이라서 누릴 수밖에 없고, 또 누려야 할 모든 것에 지원해보고 참여해보자는게 제 목표예요. 물론 그런 다양한 경험 안에서도 전공과 관련된 나만의 구체적인 관심과 방향이 필요해요. 지금은 RFID기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쉽게 말해 바코드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이 기술은 바코드 시스템과 다르게 빛을 이용해 판독하는 대신 전파를 이용하죠. 그래서 바코드 판독기처럼 짧은 거리에서만 작동하지 않고 먼 거리에서도 태그를 읽을 수 있고, 심지어 사이에 있는 물체를 통과해서도 정보를 수신할 수도 있어요. 바코드처럼 물건의 종류만 식별하는 대신 개개의 물건마다 일련번호를 부여 할 수 있어 이런 기능들은 물건의 재고를 관리하고 절도를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이 돼요. 향후 많은 분야와 다양한 장소에서 쓰일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쪽 분야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연관된 일을 해볼 생각이에요. 물론 제가 추구하는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말이죠.

  요즘 1, 2학년들은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입학과 동시에 학점에 연연할 수밖에 없는 상황, 혹은 공무원 준비를 한다는 후배들을 보면 말이죠. 너무 저학년 때부터 취업걱정을 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 역시도 불안해 하고 초조했더 와중에, 캐나다에서 생활하면서 모든 일상을 여유롭게 생활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었죠. 다양한 경험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힘을 발휘할지 몰라요. 그러니 대학생으로서 누릴수있는 특권을 가지고 다양한일들과 부딪치다보면 자연스럽게 남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의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도 저는 하고 싶고 지원하고 싶은 건 다 경험해보자란 마음으로 남은 대학생활을 누구보다 바쁘게 지내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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