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년을 맞아 국내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우수인재를 적극 받아들이겠다며 지원의 뜻을 밝혔다. 정부차원에서 해외인력을 사들여 국내 곳곳에 글로벌 동력을 심겠다는 취지다. 이미 다민족연합체를 이룬 미국의 월가나, 세계 각국의 싱크탱크를 흡입하고 있는 중국의 베이징을 보면 거부할 수 없는 추세임은 분명하다. 전 세계가 전례 없는 규모의 거대한 인력시장으로 변모해 가고 있는 셈이다.

  이 새로운 세계화의 물결은 이미 바늘구멍이 돼 버린 국내 취업문을 더욱 옥죄고 있다. 실업률이 연일 상한가인 상황에서 글로벌 인재마저 국내 취업시장으로 쏟아질 예정이니, 졸업을 앞둔 88만원 세대들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글로벌을 어젠다로 줄곧 외쳐온 국내 대학들이 이러한 현실에 대응할 여력을 갖추고 있는지가 의문이다. 현 대학들의 취업지원정책들은 대부분이 국내 대기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마저 해외인력채용을 특화시키며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기존의 방식은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숭실의 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개탄스럽기만 하다. 해외취업을 위한 지원책은 전무하며 향후 계획도 가시화된 것이 없는 상황이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역발상이 묘책이다. 이제 대학은 해외취업 지원에 앞장서 일자리 영토 넓히기에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한 특화된 부설기관의 설치가 뒤따라야 하며 재학생들의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캠페인이 필요하다. 또 해외취업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를 파악하여, 어학능력과 실무경험을 비롯한 필수 자질들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

  아울러, 취업준비생들은 그간의 ‘대기업바라기’와 같은 행태를 접고 시야를 넓혀야 한다. 쏟아지는 해외인재들 틈에서 자신을 지켜줄 ‘방패’만을 찾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날카로운 ‘창’이 돼야 한다. 이미 홍콩과 대만의 대학생들은 황금알을 낳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로 발품을 팔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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