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인조 빈집털이범들이 경찰에 의해 잡혔다는 짤막한 뉴스가 보도되었다. 이들은 보통의 빈집털이범들과는 달리, 의사의 흔한 진료 도구인 청진기를 문에 대서 집주인이 없는지 확인한 후에 집을 턴 것이다.

 청진기는 다이아프램·벨·연결관·바이누랄·귀꽂이로 이뤄져있다. 다이아프램은 평평한 플라스틱 떨림판이 있는 부분으로, 이곳을 통해 0.1kHz~1kHz의 주파수 범위를 가진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주로 폐나 장이 움직이는 소리를 듣는다. 벨은 움푹 팬 종 모양을 하고 있다. 이곳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주파수 범위0.02kHz~0.2Hz로, 심장 판막이 여닫는 소리나 혈류의 역류 혹은 와류로 인해 발생하는 소리 등을 듣는다. 연결관은 집음(輯音)판에 잡힌 음원을 귀에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구조적으로 높은 주파수 대역을 놓치게 될 수 있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연결관 길이를 줄여 사용하기도 한다. 바이누랄은 두 귀에 걸쳐지는 부분으로 연결관을 통해 올라온 소리를 귀로 전해 준다. 귀꽂이는 귀에 들어가서 마지막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부분이다. 귓구멍에 적당히 잘 맞고 아프지 않아야 오래 착용할 수 있고, 또한 신체에 접촉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한 재료를 사용한다.

 일반적인 진찰시 심장이나 폐 혹은 장에서 나는 작은 소리를 의사가 들을 수 있는 것은 집음 부위를 통해 소리가 모아져 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벨의 경우 작은 소리를 듣는 데 사용되고, 다이아프램의 경우 큰 소리와 광대역의 소리를 듣는 데 사용된다.

 앞으로는 더 큰 집음 능력과 정확도를 가지고 다이아프램이나 벨을 가슴 부위에 세게 누르게 돼 환자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 전자 청진기 같은 것들이 고안돼 나올 것이다.

김수은(물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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