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을 벌기 위해, 혹은 사회 경험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이유로 학생들은 아르바이트(이하 알바)를 한다. 그런데 다양한 이유만큼이나 다양한 알바를 하는 학생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 어떤 이색적인 알바가 있을까? 그들만의 알바 속사정을 들어보자.

편집자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됐나요?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 때까지 싱가포르로 유학을 다녀왔어요. 유학을 마친 후 한국으로 입국해 현재 일하고 있는 학원에서 학생으로 5년 동안 공부를 했어요. 그리고 대학에 입학한 후 학원 선생님을 인사차 뵈러갔
는데, 선생님께서 조교 일을 권유했어요. '스카웃’ 제의를 받은 셈이지요!

어떤 일을 하시나요?
 주로 하는 일은 학원생을 위해 단어시험지를 만들고 채점을 하며 원생을 관리해요. 출결 관리를 하면서 단어 시험에서 부진한 학생들을 격려하고 단어를 외우는 노하우도 가르쳐주기도 하지요.


일에 대한 노하우가 있나요?
 (웃음) 저는 유학생활을 할 때 단어를 외우기가 가장 힘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뜻이 아닌 예문을 중심으로 공부를 했어요. 예를 들어, ‘ apple-사과’가 아닌, ‘ apple-The boy is eating an apple.' 식으로 말이지요. 그래서 원생들에게, 실생활에서 쓰이는 예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유도해요.

특별한 일은 없나요?
 토플·토익 중심 학원이라 고학년이있는데, 저랑 학원에서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이 아직도 다니더라고요. 선생과 제자로 친구들을 만난다는 것이 쑥스럽기도 했지만 오히려 소통하기 편하더라고요. 사실은 그 친구들이 제가 학원 다닐때제가 우등생이 아니었다는걸 알기에 쑥스럽기도 해요.

일에는 어떤 장단점이 있나요?
 일을 하다보면, 제가 기계같이 느껴지기도 해요. 하루에 최소 100장 이상의 단어 시험지를 만들고 동그라미, 엑스로 채점을 하다 보니 딱딱해지는 기분이에요. 물론 장점도 있지요. 우선 알바 하는 곳이 낯설지 않기 때문에 편하고 시급도 타 알바에 비해 높아요.


알바를 하며 무엇을 느꼈나요?
 알바를 통해 어렸을 적, 저도 이 학원에서 단어 시험을 보며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노력했던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저의 모습을 생각해 보면서 원생에게 더 좋게 가르쳐 주고자 노력하며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 영어의 감을 계속 유지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공부가돼서 저는 이 일이 무척 좋습니다.

 

 

 

 

돌잔치 MC는 무슨 일을 하나요?
 혹시 영화〈범죄와의 전쟁〉을 보셨나요? 그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개그맨 박성광 씨가 출현하는데, 제가 하는 일이 바로 그 장면에 나옵니다. 돌잔치 때 식사하는 중간에 아기 돌잡이, 레크레이션 등의 행사를 20분 정
도 진행합니다.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됐죠?
 저는 원래 홍대에 있는 술집에서 주말에 새벽 아르바이트를 했었어요. 하지만 새벽에 일을 하다 보니 학교생활과 병행하기에 체력적으로 무리가 있었죠. 또한 학업에도 지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만두게 됐고,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뒤적거리다가 ‘돌잔치MC’라는 문구가 딱 꽂혔습니다. 그리고 바로 연락을 했고, 면접에 통과하여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행사 진행중이었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아기의 삼촌이 갑자기 앞에 나와서 몸만큼 커다란 색소폰을 들고 연주하는 거예요. 연주는 훌륭했지만, 그 때문에 행사의 순서가 뒤틀려서 당황스러웠어요.

좋은 점, 혹은 나쁜 점은요?
 가장 좋은 점을 꼽자면, 아무래도 시급이 센 것?(웃음) 제가 한번 행사에 들어가면 20분 정도를 진행하는데, 보통 아르바이트 8시간 하는 정도의 보수를 받습니다. 다른 알바와 비교해 봐도 시간을 많이 뺏기지 않고 체력적으로 부담도 덜 되죠. 반면 사람들을 즐겁게 해줘야 하는 일이다보니 진짜 잘하지 못하면 객석에서 불만이 터져나옵니다. 그때마다 싫은 소리를 많이 듣게 돼서 심적으로 부담이 많이 됩니다.

알바를 통해 얻게 된 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말을 하거나 발표 하는 것이 두렵고 떨려서 잘 못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이 일은 본래 제 성격 가지고 절대 못하는 일입니다. 이 일은 남들 앞에서 말을 해야만 하고 남들을 웃겨야 하는 직업이니까요. 제가 돌잔치 MC를 시작하면서 자신감도 많이 붙었고 성격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예전만큼 두렵지 않습니다. 내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만 사람들이 즐거워하는지 배울 수 있어서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어떤 일을 하시나요?
 작은 공연이나 연주회를 촬영하고 그 영상들을 알맞은 규격, 형식에 맞게 편집을 합니다. 이 특별한 알바는 선배의 부탁을 받은 친구가 저에게 같이 하자고 권유를 해서 친구와 함께 이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무슨 일을 하나요?
 먼저 영상 촬영 부탁을 받은 공연이나 연주회를 촬영합니다. 하나의 카메라로는 전체 샷을 찍고, 또 다른 카메라로는 공연자들의 모습을 좀 더 가깝게 찍습니다. 촬영을 마치고 난 후부터가 일의 시작입니다. 알맞은 형식에 맞게 촬영한 영상들을 편집합니다. 다각도에서 찍은 영상을 어색하지 않게끔 합쳐서 완성합니다.

알바중에 생긴 특별한 사건이 있었나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경험이 부족해서 모든 일이 많이 서툴렀습니다. 공연자의 모습을 클로즈업해야 했는
데, 저희는 클로즈업은 커녕 뒷모습만 찍고 있던 거예요. 나중에 친구와 영상을 편집할 때 그 실수를 발견하고 서로 한참 웃었던 것이기억에 납니다.

장시간 촬영이 힘들진 않나요?
 이 일은 하면 할수록 피로가 쌓입니다. 장시간의 촬영, 많은 양의 편집은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또한 요구받은 대로 편집을 해야하기 때문에 항상 신경 쓰면서 작업을 해야만 해요. 그래서 체력적으로, 심적으로 많이 부담이 갑니다. 하지만 영상·방송 분야를 꿈꾸고 있는 저에게 이런 일은 굉장히 좋은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계속 잡고 있기 때문에, 카메라를 작동하는 법을 익히고, 구도에 대해 공부해 볼 기회도 얻습니다.

무엇을 배우게 됐나요?
 알바를 하면서 돈에 대한 관념이 생겼습니다. 돈은 쉽게 쓰지만, 벌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관심 분야의 일을 하며,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과 공부가됐기에 이 알바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학교 내 소모임과 학회 활동에서 영상을 만들 때에는 주로 편집만 해왔는데, 이번 알바는 촬영까지 하기 때문에 카메라와 좀 더 가까워졌고, 편집 실력 또한 향상됐기에 이것이 취미로나 과에서 배우는 내용으로나 저에게 딱 맞는 일이라고 느껴집니다.
 요즘, 행복합니다!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해 주세요.
 예식장에서 본 결혼식, 케이크 컷팅, 폐백 등 결혼식날의 모든 풍경을 비디오에 담는 일을 하고 있어요. 촬영뿐만 아니라 예식 전 신부 대기실을 관리하고 하객을 맞이하기도 해요. 저희 엄마 아는 분께서 촬영 기사로 일하고 있는데, 비디오 한 명이 더 필요하다고 해서 제가 들어가게 됐어요.

재밌는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정말 많아요. 저희는 식사 때 하객들과 같이 앉아서 연회장 음식을 먹어요. 한참 먹고 있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저를 보고서 “이 아이는 누구 딸이더라?” 하셨는데 제가 대꾸도 하기 전에 옆에 앉아 계신 다른 할아버지께서 “아, 그 영득이네 첫째잖여!”저는 졸지에 누군지 모르는 영득이 아저씨의 첫째 딸이 되어서 그분의 일가친척들과 식사를 했어요(웃음). 한 가지가 더 있어요. 이번에도 식사 때 인데, 할아버지와 손자처럼 보이는 두 분이 앉아 있었어요. 손자 분이 저랑 나이대가 비슷해 보였어요. 그런데 갑자기 할아버지께서 제가 마음에 든다고 즉석에서 손자 분이랑 소개팅을 주선해 주시는 거예요. 저희는 엄청 당황했는데, 전 남자친구가 있어서 거절을 했어요.


아직까지 여자 촬영기사가 많지 않아, 저희를 하객으로 착각하세요. 재밌는 점만큼 좋은 점도 많을 것 같아요.
 그 맛있다고 소문난 연회장 음식을 지겹게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해요! 또한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좋은 점이
많아요. 주말에 짧게 하는 알바라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는데, 그에 비해 고소득이라 하루 이틀 번 돈으로 일주일을 먹고 살 만해요. 그리고 신랑신부가 없으면 예쁜 폐백옷을 입어 볼 수 있어서 즐거워요. 가끔은 축가나 사회 때문에 연예인이 오곤하는데 눈이 즐겁지요!


하지만 그만큼 힘들겠지요?
 NG라는 개념이 없어서 중요한 장면을 놓치거나 잘못 찍으면 큰일 나요. 이것 때문에‘실수’에 대한 압박감이 엄청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또한 토요일 아침에 출근하기 때문에 불타는 금요일을 즐기지 못하지요. 촬영 일을 하는 사람 중에는 여자가 거의 없어서, 종종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하며 촬영에 협조를 안 해줄때도 있어요. 그리고 결혼 성수기엔 일이 미친 듯이 많지만 비수기엔 한 건도 없어 백수 신세가 돼요.

알바의 이로운 점은 무엇인가요?
 책임감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제가 촬영하다 실수를 하면, 한 번밖에 없는 결혼식의 비디오가 엉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명감을 갖고 해내야 해요. 또한 촬영이 저의 전공과 관련이 있어서 기술적으로 많이 도움이 돼요. 그리고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촬영하니까 기분이 좋아져요. 몇 년 뒤에 누군가 찍어 줄 비디오 카메라에 담길 저의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이 상상되네요(웃음).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