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수), 본교 사회대에서는 유창선 시사평론가와 교수들이 참석하는 포럼회를 개최했다. 이번 자리에서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4·11 총선에 대한 쟁점을 말했고, 이에 대해 교수들이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선에서 올해 있을 대선까지 총 7가지의 쟁점을 중심으로 짚어 봤다. 포럼회에서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편집자

 

 

 

1. 현재까지의 총선 과정 성적표는 어떠한가?

 

새누리당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선전하고 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야당의 일방적인 압승을 예상했다.민주통합당이 단독 과반으로 제1야당이 가능하고, 통합진보당과 의회 좌석을 절대 다수로 확보하는 상황이 오지 않겠는가 하는 관측이 매우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불과 한 달이 지나서,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이 전
면에서‘공천 물갈이’단행을 진두지휘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판정승을 거뒀다고 평가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박근혜 효과’를 거뒀다고도 할수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대표 한명숙이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며‘침몰 리더십’이라 일컬어질 만큼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쇄신 경쟁력 면에서 공천 경쟁력 면에
서나 여당에게 뒤지는 결과를 보여 줬다. 그러다 보니 야권 지지층들의 결속력이 이월되는 현상을 낳았다. 총선까지 남은 시점, 이들이 다시 얼마나 결집을 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하지만 선거철을 맞이하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다. 아직 야권 연대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식 선거철이 되면 그것이 성사될 것이고, 야권이 복원이 되어 새로운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2. ‘박근혜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그래도 박근혜니까 새누리당을 여기까지 끌어 올렸다.”라는 소리가 나올 만큼, ‘박근혜 효과’는 충분히 효력이 있다. 이로 인해, 선거에서 패배를 하더라도 당초 예상했던 참패는 면할 듯 보인다. 박 위원장이 새누리당을 건져 놨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앞으로의‘박근혜 효과’는 지역마다 다르게 작용한다. 영남은 빠르게 퍼질 것이고, 대구·경북은 본래‘박근혜 만들기’에 올인을 했던 지역이라 단단히 결속돼 있다. 그런데 문재인의 출마와 낙동강 개발 사업이 부산에 야당 바람을 불게 했다. 이에 따라 부산·경남은‘박근혜 효과’가 위태롭다. 수도권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총선에 돌입하자마자 박근혜 위원장은
서울 지역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영남·충청 그리고 강원지역은 그 효과가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3.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의 영향은?

 

현재 시점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민간인 불법사찰문제는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가 판단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 사건이 지금까지의 여론조사에 반영이 되지 않아, 정당 및 후보 지지율에 변화가 있다고 읽혀지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이 터진 당일, ‘이것은 선거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다.’‘메가톤급 사건이다.’
라고 예상했는데, 청와대에서 맞불작전을 펼쳐 일방적 공격을 차단했다. 그들은 “이 사찰은 우리만 한 것이 아니다. 지난노정부 때도 있던것”이라며 국민에게 인식을 심었다. 사실 이것이 노 정부 때와는 완전히 성격이 다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은 두 사건을 비교해 무엇이 불법이고, 무엇이 합법적인지 자세히 뜯어 보지 못했다. 때문에 청와대는 일방적인 공세를 면했다. 그런데 이것은 선거 구도상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면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얼굴이 보이지 않은 그동안은 박근혜 대 야당의 구도로 전개가 됐는데, 청와대가 나서면서 이 대통령이 등장하게 됐다. 박 위원장이 뒤로 물러나며 선거구도는 이대통령 대 야당으로 변화했다. 이것은 실제로 여당에게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청와대의 개입으로 공방전이 벌어지게 되며, 그 과정에서‘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은 여론조사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고 있다고 앞서 설명했다. 이 힘은 아직 숨어 있다고 본다. 이번 선거에 이 사건은 틀림없이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건이 터진뒤부동층의 지지가 상당히 줄었다. 일단, 지지층은 여·야당 모두 결집이 된 상황이며, 부동층을 상대로 누가 더 확장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불법사찰 사건의 변수가 상당한 영향을 미쳐, 지금 상황으로는 야당이 표의 확장성 면에서 유리하다고 본다.

 

4. 2040세대의 반란은 재현될 것인가?

재현될 것이라 본다. 우리의 투표는 계층·계급투표가 아닌 세대 투표의 형태로 몇 년 전부터 강하게 나타났다. 이것은 이제 굳어져 가고 있다. 예를 들어, 이 현상은 지난해 재보선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2040세대가 나옴으로써 야당에 유리한 결과가 계속해서 나왔는데, 이 현상은 변동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 그동안 2040세대는 위축됐었고, 가라앉아 있었다. 야당의 지지부진한 모습, 공천 과정에서의 불신·불만으로 인해 야권 지지층의 2040세대는 이완이 됐었다. 이 흐름이 끝까지 이어진다면,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제1당이 될 수 있을 거라 장담할 수 없다. 세대 투표로의 변화, SNS환경, 2040세대가 가진 연대적 개인주의 성격이 유지가 되면서 일종의‘숨어 있는 표’가 발휘되며 2040세대들이 투표장으로 대거 이동할 것이다. 또한 이번 불법사찰 파문의 변수가 이들을‘심판’의 정서로써 투표장으로 이끌 것이다.

 

5. 여·야당 예상 의석 수는?

제1당은 민주통합당이 될 것이라 예상을 한다. 의회의 300개 의석 중 민주당은 플러스 마이너스 140 석, 새누리당은 약 130석, 통합진보당은 아슬아슬하게 20석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통합진보당에 이렇게 의석 수를 많이 예상하는 이유는 지역구보다는 정당 투표에서 표를 많이 얻을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자유선진당은 맥을 못출 것 같다. 이들은 다섯 석 이상은 힘들 것이다. 새누리당이 제 2당이 되더라도, 제1당과 제2당의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상을 토대로, 이번 국회는 여소야대 형태로 갈 것이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합하면 약 160석이 되는데 ,야권이 큰 승리를 거두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 시나리오로 간다면, 18대 국회와 비교해 봤을 때 획기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많은 바람이 있게 될 것이라 추측되는데, 예를 들어 언론사의 파업이 총선 결과 뒤 정리가 되지 않겠는가 생각된다.

 

6. 안철수는 대선에 뛰어들 것인가?

90퍼센트 확신한다. 지금 안 원장의 동태를 보면 작심을 한 듯 보인다. 다만 최종적으로 대선에 나갈지에 대해서는 총선 결과를 확인하고, ‘정말 내가 뛰어들어가야 하나?’, ‘범야권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가?’의 물음을 정리한 뒤 범야권에서 자신을 요구하면 뛰어들겠다는 정리를 한 듯하다. 즉,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내면
적으로는 기울었다고 본다. 안 원장은‘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확장 싸움을 반대하는 사람이다.’라는 입
장을 밝혔다. 사실 안 원장은 진영 간의 논리를 넘어서려 하는, 제3의 길을 모색하려는 입장이다. 이것은 여·야당과 상충하는 면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자연스레 해결해야할문제다. 이정희·문재인등범야권의 다양한 스펙트럼의 경쟁에서 여론시장의 원리에 따라 누가 더 많은 지지를 받느냐, 그것에 따라 손을
들어주면 되는 문제다. 범야권이라고 한 목소리를 낼 필요는 없다. 어쨌든 안 원장이 대선 뛰어드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7. 18대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인가?

이번 대선은 역동적일 가능성이 크다. 만약 안 원장이 대선에 뛴다면, 문재인 대 안철수다. 또한 통합진보당에서 이정희 대표가 진보의 목소리를 대변해 뛰어들 가능성이 있는데, 둘이 되든 셋이 되든 중요한 것은 이들이 단일 후보를 선출하게 되고, 그 결과 대선까지 함께 손을 잡고 다닐 것이다. 이 과정은 분명‘흥행’하여 대박날 것이고, 야권지지층에서 열광의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위원장은 과연 이런 과정에서 선출된 야권의 단일후보를 당해낼 수 있을지 질문해 보면, 박근혜가 아무리 견고한 지지층을 갖고 있더라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야권의 단일화 후보는, 국민 여론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채택될 경우 안원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다른 후보도 훌륭하지만, 대중적 인기를 보았을 때 안 원장을 따라가지 못한다. 비록 그의 정치적 자질과 리더십이 검증되지 않았지만 인기를 바탕으로 우위에 서지 않을까 판단된다. 최종적 대선 구도는 박근혜 대 안철수로 예상한다. 이 대결 구도에서는 안철수가 이길 것이라 전망한다. 이념과 진영을 떠나 박근혜는구정치, 안철수는새정치를 대변하기 때문에, 2040세대는 당연히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