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Sunny! This is our university. Isn't it beautiful?”미국 오클라호 마 대학(OU)'에서 만난 오스트리아 친 구 Michaela가 Skype로 자신의 모교를 보여 주고, 2시간 뒤엔 영국 친구 Rachael이 보내 준‘엽서’를 받았다. 그리고 밤 10시. 미국 아빠에게 미국 엄마의 임신 소식을 전해 들었다. 불과 몇 개월 안에 바뀐 나의 놀라운 생활. 이 소중한 인연들이 내가‘클릭’하지 않았더라면 만날 수 없었을 사람들이 라 생각하니 아찔했다.
 2011년 2월, 독일에서 인턴십을 마 치고 난 뒤 일주일 정도 귀국을 앞두고 있었다. 귀국하자마자 1년을 다닌 뒤 바로 취직하는 것이 원래 목표였지만, 독일에서 만난 친구로부터 듣게 된 ‘교환학생 생활 에피소드’가 나를 유 혹했다.“빨리 졸업한 후 취직을 하는 것이 좋다.”고 주변 사람들이 만류했 지만 교환학생은 대학생밖에 할 수 없 는 경험이지 않은가? 4학년 1학기가 마지막 파견학기이기 때문에 나에게 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다. 그래서 무 작정 U-saint에 접속해 휴학 신청 버튼 을‘클릭’해 버렸다. 가족과 상의도 하 지 않은 채. 그리고 귀국 후 토플 공부 와, 미국 교환학교에 대한 정보를 수집 하며‘미국 오클라호마 대학’을 1순위 로 정해 교환학생을 신청했다. 경쟁률 이 높았지만 내겐 마지막 남은 기회였 기에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했다. 그리 고 나의 기도가 통했는지, 결과는 합격 이었다.
 2012년 1월 7일(토). 기대하고 기다리던 OU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의 파 란만장한 생활이 시작됐다. 분명 난 3 년 동안 대학 생활을 했는데, 마치 신 입생이 된 것처럼 너무나 떨렸다. 미국 에서는 공부보다는 더 많은 경험을 쌓 자는 생각에‘연기’,‘댄스 스포츠’, ‘성악’,‘기타 연주’등의 교양과목과 영어, 전공 1과목씩 총 6과목을 수강했 다.‘연극 연습’을 통해 함께 교류하고 ‘차차차, 왈츠’등의 춤을 배우며 많은 친구를 만났다.‘성악’시간에는 친구 들과 함께‘뱃심 기르기 운동’등을 하 며 호흡했고,‘기타 연주’를 통해서는 합주를 하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 어갔다. 또한 많은 친구와 전공 공부를 하며 서로의 지식을 공유했다.  수업 외에도 학교에서 실시하는 이 벤트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려 노력했 다. 특히 1년에 한 번,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Korean night'라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교환학생으로는 특별히 밴드에서 연주할 수 있는 기회 를 얻어 임시 ’K-POP‘ 전도사가 되 기도 했다. OU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OU Family'였다. 연고지 가 없는 교환학생들을 위해 학교 주변 에 사는 이웃들과 가족을 맺어 주는 프 로그램이었는데, 나는 한 신혼부부에 게 선택을 받아 그들의 딸이 됐다. 그 들과 함께 영화도 보고, 맛있는 식사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때론 언니 오빠처럼, 때론 엄마아빠처럼 너무나 잘 보살펴 주던 그들의 고마움을 잊지 못해 지금도 서로 선물을 주고받으며 교류하고 있다.
 하루하루 꿈 같은 생활을 보내다 보 니 어느덧 1학기가 훌쩍 지나 버렸다. 그리고 귀국을 하기 전, 미국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과 마지막으로 자가용 을 렌트해서 서부 지역을 여행하며 정 말 잊지 못할 추억을 많이 쌓았다. 그 랜드 캐니언을 가는 중간에 차에 기름 이 없어 목적지까지 밀면서 가기도 하 고,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의 한 음 식점에선‘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음 식’을 먹고 하루를 다 같이 끙끙 앓은 적도 있다. 귀국을 하기 전, 눈물이 찔 끔했지만 그들이 내년 여름 한국을 방 문하기로 약속했고, 우리는‘다음’을 기약하며 작별했다.
 만약 내가 독일 친구에게‘교환학 생’얘기를 듣지 않았으면, 들었어도 그냥 학교를 다녔었다면,‘내가 지금 이렇게 귀한 인연들과 다양한 경험들 을 쌓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 다. 지금 이 글을 보는 우리 학교 학생 들 중에‘대학생 때 가장 알찬 경험을 해보고 싶다.’라든가,‘대학생 때만 해 볼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 는 학생들이 있다면, 나는 주저하지 말 고 지금 당장‘교환학생’을 준비하라 고 얘기해 주고 싶다.‘대학생, 젊음’ 이라는 시간은 한정돼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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