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W(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2기 인증서를 수여받은 송민정(정통전·08학번) 동문

지난 6일(화) 지식경제부는 창업 지원금과 전문가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SW(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인증서를 10명에게 부여했다. 이들은 1인당 5000만 원의 지원금과 컨설팅을 제공받게 된다. 600여 명의 2기 지원자 중 인증자는 10명뿐이다. 그중 유일한 여성이 있다. 본교 졸업생인 송민정 씨 다. 그는 SNS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Curing’을 개발해 인증자로 선정됐다. 그를 만나 10인의 인증자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 까지의 과정과 경험담을 들어봤다.

 

인증서 수여를 축하드려요. 그런데 이번에 인증받은 SW 마에스트 로는 좀 생소하게 들립니다.
 일단 SW 마에스트로가 이제 2년차에요. 생긴 지 얼마 안 돼서 주변 사 람들도 거의 몰랐어요. 오죽하면 이 과정에 제가 참여한다고 하니까 주 변 사람한테‘마에스트로? 그거 양복점 아냐?’하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어요. 그런데 1기에 우리 학교 선배님들이 꽤 있었어요. 그 중 제가 있었던 학회 선배가 권유해 줬어요.‘이거 진짜 좋다. 지원금도 많이 주고 할 만하다.’조언하길래 알아봤더니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생 활과 접목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연수생에게는 한 달에 최소 100만 원씩 지원해 주더라고요. 거기다가 소프트웨어 업계 전문가의 멘토링에 해외 단기 연수까지……. 이런 기회가 또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았 어요(웃음). 학교에서 하는 프로젝트들은 한 학기에 하나를 하면 시간이 촉박하거든요. 과제 등 병행해야 하는 것이 많아서 기획 단계에만 머물 고, 끝까지 제대로 만들어 상용화시켜 본 적도 없었어요. 그래서 언젠가 장기적으로 프로젝트를 해 보고 상용화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 고 싶었죠. SW 마에스트로는 제 생각이랑 정말 잘 맞았어요. 친구들과 ‘이런 거 만들면 대박날 것 같지 않냐?’말로만 하고 끝났던 것도 여기선 멘토들의 조언까지 들어가며 진짜로 만들 수 있었어요.

경쟁률이 치열했을 텐데 어떻게 인증까지 받게 됐나요?
 지원 당시엔 600명 정도가 지원했어요. 서류 평가, 면접을 거쳐 2기만 100명을 선발했죠. SW 마에스트로 과정을 진행하는 센터에서 합숙을하 며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요. 서바이벌 형식으로 평가를 받고 최종 10인을 뽑았어요. 1년 3개월 동안 총 3단계를 거쳤어요. 100명은 5개월 동안 1단 계 과정을 거쳐요. 이땐 매월 100만 원씩의 장학금에 프로젝트를 수행하 는 데 필요한 지원금이 추가됐어요. 멘토 전문가를 동반해 3~4명의 학생 이 팀을 짜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3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해요. 프로 젝트가 끝날 때마다 심사위원들 앞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그 걸 평가받았어요. 멘토들이 참가자의 평가 점수를 심사에 반영하고, 프 로그램의 컨셉과 기술력·시장성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성까지 평가 해요.
 그 중 50명이 2단계로 올라갔어요. 7개월간 진행된 2단계는 장학금이 50만 원 더 올라요. 멘토·팀원들과 두 번의 프로젝트를 통과하면, 마지 막 3단계에서는 10명만이 남아요. 3개월 동안 각자 200만 원씩의 장학금 도 받는데 이때, 10명 모두가 한 팀이 돼요. 그래서 한 번의 프로젝트로 10명 전원의 인증 여부가 결정되는 거예요. 인증을 받을지 말지,딱 두가 지로요. 제가 인증까지 받게 된 데에는 팀을 잘 만난 영향이 컸어요. 운도 좋았죠.

개발하셨던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인증서를 수여받게 된 3단계의 프로그램인‘Curing’이 있어요. 반응이 가장 좋았죠. 이 프로그램은 페이스북 등에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친 구들이 쓴 글 중 그 키워드와 관련된 것, 또 키워드와 연관된 블로그·뉴 스 기사 등이 띄워지는 거예요. 디자인까지 입혔고 프로그램은 안정화됐 어요. 현재 출시는 보류된 상태지만, 마무리가 되는 대로 출시할 계획입 니다.
 ‘스토리 미’라는 프로그램도 개발했었어요. 요새 스마트폰으로도 사 진을 많이 찍잖아요. 이를 앨범 형태로 소장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은 많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카메라나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앨범 형식으 로 취합해서 인쇄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개발했어요. 사진이랑 글이랑 편집을 하고 인쇄를 하면 앨범 형태로 만들어지는 거죠. 하지만 디자인이 별로라서 상용화시키지는 못했어요.
 현재 이런 프로그램도 개발중이에요. 요새 성폭력 사건이 많잖아요. 성폭력 관련 상담 사례를 잘 분석하고 보관해야 올바른 정책을 만드는 데도 기여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전까지는 이를 전산화시킬 시스템이 없었어요. 그 문제를 알게 돼서 상담 기록과 자료를 전산화시키는 시스템을 현재 개발하고 있어요‘. 한국여성의전화’라는인권단체에서저희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그쪽에서 피드백을 받고 있어요.

서바이벌 형식으로 진행되는 연수 과정이 흥미로운데요, 합숙생활은 어땠나요?
 합숙을 하니까 집에 안 들어가도 되잖아요. 그래서 다들 집에‘나 여기 서 살면 된다.’고 통보해요. 대부분이 처음으로 집 밖에 나와서 독립한 거죠. 그래서 신 났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일은 해야 되지만, 가끔 잘 안 풀린다 싶으면 새벽 한두 시라도 나가서 놀아요. 센터가 강남에 있는데 아시다시피 거기에 놀 거 많잖아요(웃음).
 사무실 내부도 잘 꾸며져 있고 운동기구도 설치돼 있어요. 영화에서 수학 천재들이 유리 벽에 여러 수식을 적으면서 고민하는 장면을 재현할 수 있어요. 공책에 써도 되는데 굳이 유리 벽에 수식을 쓰고(웃음). 재밌 었어요.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도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이 있었나요?
 학창시절 때에서 기억나는 게있다면 초등학교 6학년 쯤했었던‘세이 클럽’이란 사이트의 카페를 꾸미던 거예요. 친구들이랑 같이 카페를 만 들고 꾸미고 하던 거였어요. 카페에서 제가 일종의 주인장 역할을 맡았 는데 홈페이지를 좀 더 예쁘게 꾸미고 싶었어요. HTML같은 웹 프로그 래밍 언어도 인터넷 이곳저곳을 뒤지면서 배웠어요. 당시에 유명했던 ‘장미네 태그빌’이라는 유명한 카페에서 프로그래밍 관련 정보를 배우 기도 했죠. 그땐 더 깊이 공부하지 않았고 무엇인지도 정확히 몰랐지만 대학 와서 그런 것들이 웹 프로그래밍인 걸 알게 됐어요.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개발한 프로그램이 있다면요?
 사실 전공 시간에 하는 프로젝트는 단기적이어서 큰 프로젝트는 해보 지 못했어요. 그래도 기억에 남는 건, 학과 과제로 만들었던‘주식 변동 예측 차트’에요. 과거에 축적된 주식 정보를 바탕으로 미래의 값을 예측 해서 오늘 주식이 전일과 비교했을 때 오를까 내릴까 하는 걸 판단해 주 는 거였어요. 다 만들고 나서 아무 날짜나 고르면 그 전날의 자료들을 바 탕으로 그 날짜의 주식이 올랐는지 내렸는지를 판단했죠. 교수님이 10번 을 무작위로 날짜를 골라서 수행했는데 8번을 맞췄어요.
 또 NHN소프트웨어 멤버십을 하면서 이때는‘대국민 제보 시스템’이란 걸 개발했어요. 그 당시 한창 스마트폰 붐이 일어나던 때였어요. 누구 라도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발견하고 빠르게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시 기가 온 셈이죠.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컴퓨터로도 사용할 수 있는 제보 시스템을 만들어서 자유롭고 손쉽게 무언가를 알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어 보자고 마음먹었어요. 하지만 이것도 상용화되지는 못했어요. 과제로 서 만들었던 것들이 대부분 상용화시킬 만큼 완성도가 높은 게 아니라서 개발 단계에서 그쳤었죠. SW 마에스트로 과정을 시작하면서부터 이렇 다 할 수 있는 정도의 일을 했던 것 같아요.

따르는 롤모델로는 누가 있나요?
 여기서 만났던 멘토님들을 롤모델로 삼고 싶어요. 기술적인 것뿐만 아 니라 인생 선배로서 멘토들의 조언을 들었어요. 개발자·경영자로서 갖 춰야 할 중요한 가치들, 예를 들면‘사람이 중요하다’는 것들을 가르쳐 주셨죠. 그 분들의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어요. 저는 그중 에서도 장선진 멘토를 제 롤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기술적인 것 말 고도 경영 마인드, 직원을 대하는 자세 등에서 존경할 만한 분이에요. 직 원이 예전에 무엇을 했느냐보다는 앞으로의 잠재성을 더 중시해요. 직원 들이 그 회사에서만 근무할 건 아니기 때문에 회사가 나아갈 방향과 별 개로 직원 방향을 하나하나 지도해 주시기도 해요. 시작도 늦었고 경험 도 적은 저는 부족한 게 많아요. 그래도 격려를 많이 해 주셨어요. 잘 한 면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칭찬해 주고, 보충이 필요한 점에 대해서는 이 러이러한 것을 더 해보라고 조언도 해 주죠. 필요하다면 밤늦도록 몇 시 간씩 조언을 해 주는 열정적인 모습도 기억에 남네요.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요?
 정말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거예요. 많은 사람이 쓰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싶어요. 이미 만들었던 것들을 상용화해본다거나 회사에 들어가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도 경험해 보고 싶어요. 그런 경험들을 바탕으 로 최종적으로는 제 회사를 차리고 싶어요.
 SW 마에스트로 과정을 마쳤다고 국가에서 일자리를 보장해 주지는 않아요. 그 이후는 온전히 제가 풀어가야 해요. 창업을 해도 되고 취업을 해도 되고. 여기서 자기 역량을 키워서 어디로든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 으니까 어떤 면에서는 부담이 없어요. 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공부했으 니까 나라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겠죠?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주세요.
 제가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건, 내가 갖춘 스펙을 따져 보느라 고민 하지 않고 그냥 도전했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다른 사람들과 현재의 자 신을 비교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따지지 않고 해보는 거예요.
 제가 참여했던 SW 마에스트로 과정은 숨은 보석 같은 거였어요. 이처 럼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유망한 사업이나 직종 등에 꾸준히 관심을 갖 고 살펴보는 것도 중요해요. 졸업하고 취직해서 바로 일자리를 얻는 것 이 다는 아니잖아요. 1, 2년 빨리 시작한다고 크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 지 않아요. 모두가 가는 길 말고도 자신이 끌리는 곳이 있다면 그곳으로 가보세요. 그런 마음으로 다이나믹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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